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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상세한 계획표 공개는 미뤘지만, 내년 중반께 테이퍼링 종료까지 시사했다.
더 관심이 모아지는 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다. 연준은 테이퍼링과 기준금리는 별개라고 선 긋고 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중 절반은 내년에는 올릴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3년에서 내년으로 첫 인상 시점이 앞당겨지는 기류다. FOMC 내 일부에서는 2024년 2% 중후반대까지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연준 “곧 테이퍼링 시작할 수도”
연준은 21~22일(현지시간) 이틀간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0~0.25% 제로 수준으로 동결한 이후 성명을 통해 “(물가와 고용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이어진다면 자산 매입 속도 완화를 곧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테이퍼링을 곧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내 시작’이라고 했던 당초 문구보다 다소 진전된 것으로 읽힌다.
연준은 다만 구체적인 테이퍼링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은 11월 발표 후 12월 개시 쪽으로 기울고 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테이퍼링은 내년 중반께 종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말 시작해 내년 중반에 끝낼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와 얼추 비슷한 속도다.
또 주목할 만한 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이 인상 신호는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점도표상 나타난 위원들의 전망 변화는 예상보다 컸다. 점도표는 18명의 FOMC 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각자 찍은 걸 종합한 표다.
18명 중 내년 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9명으로 집계됐다. 6월 당시 7명에서 2명 늘어났다. 9명 중 6명은 1번 추가 인상(0.25~0.50%)을, 3명은 2번 추가 인상(0.50~0.75%)을 각각 점쳤다. 연준은 그동안 2023년 인상을 시사해 왔다. 그런데 FOMC 내에서 절반이 내년 인상을 예상하면서, 긴축 속도는 다소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의 경우 6명은 지금보다 4번 추가 인상한 1.00~1.2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1.50%~1.75%를 점친 이는 3명이나 됐다. 6월 당시 1.00% 이상을 찍은 위원은 5명에 불과했는데, 3개월 사이 9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2023년까지 최소 4번은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FOMC 내 다수라는 의미다.
FOMC 위원 절반 “내년 금리 인상”
이날 처음 나온 2024년 점도표 역시 관심을 모았다. 2.00~2.25%를 점친 이는 6명이었고, 2.25~2.50%(1명)과 2.50~2.75%(1명) 전망까지 나왔다. 최대 10번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 중반 테이퍼링이 끝난 이후 인상 쪽으로 방향을 잡고 2년여 사이 10번 가까이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연준은 아울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7.0%에서 5.9%로 하향했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는 기존 3.4%에서 4.2%로 올렸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3.0%에서 3.7%로 상향했다. 또 올해 실업률은 4.5%에서 4.8%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중국발(發) 헝다(恒大·Evergrande) 파산설에 대해서는 “중국에 국한된 문제로 본다”며 “미국 주요 은행들의 리스크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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