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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자국 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이를 피하려고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받아들였다. 반면 유럽연합(EU)와 일본, 영국은 고율관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상황이 바뀐 것은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 후다. 철강 부족이라는 미국 내 상황과 맞물려 바이든정부는 EU와 일본, 영국과는 재협상을 통해 일정한 물량의 관세를 철폐하되 이를 넘어선 물량에는 관세를 매기는 저율할당관세(TRQ) 방식의 합의를 도출했다. 변화하는 국제시장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볼멘 소리밖에 할 수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이 처한 상황이 더욱 녹록치않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예측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로 인해 하늘길이 끊기고 유가가 한때 130달러선을 넘기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또 누가 예상했을까.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코로나 이전 시대의 회귀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치 않을 것이다.
중장기적 시점에서 한국의 통상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최근 외교통상부 부활과 산업통상부 존치를 둘러싼 논쟁에서 선제돼야 할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