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수 "찰나의 아름다움 품은 물방울 캔버스에 맺혀"

선화랑서 16일부터 개인전
"햇빛에 반사된 물방울 순수하게 세상 품어"
낙엽·은행잎 작품 새롭게 선봬
"낙엽처럼 봄에 새로운 희망으로 다시 태어나길"
  • 등록 2021-06-18 오전 6:00:00

    수정 2021-06-18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자연속에 맺힌 물방울은 청초하면서도 영롱하다. 순수한 물방울을 닮고 싶다는 마음으로 화폭에 담아왔다.”

이영수 작가가 서울 종로구 선화랑 개인전에 걸린 자신의 작품 ‘자연의 이미지’(natural image)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나무 잎사위에 맺힌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이영수가 꾸준히 물방울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여년간 이 작가는 물방울 연작을 통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자연 속 물방울의 찰나를 사실적으로 담아왔다. 이 작가는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선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물방울 연작을 비롯한 신작 33점을 선보인다. 전시 개최 하루 전 갤러리에서 만난 이 작가는 물방울을 닮고 싶다는 바람처럼 소녀같이 맑은 미소를 머금고 인터뷰를 했다.

이 작가가 물방울 작품을 그리기 시작한 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남아서다. 당시 이 작가는 마당이 넓은 집에 살았는데, 아버지가 매일 퇴근 후에 마당에 물을 주면 옆에 앉아 구경을 하곤 했다. 이때 이 작가의 눈에 들어온 건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이었다. 햇빛에 반사된 물방울은 거울처럼 온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이 작가는 “세상을 품고 반짝반짝 빛나던 물방울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며 “물방울의 영롱한 빛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최적의 소재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물방울은 지난 2018년 선보인 물방울보다 더욱 선명하고 영롱해졌다. 물방울 뒤의 풀잎 배경을 서툰 듯한 붓질로 윤곽선을 흐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는 “배경에서 보이던 사진과 같은 느낌을 제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물방울 묘사는 더욱 사실적이고 치밀해졌다. 작은 물방울 속 반사된 주변 풍경까지도 생생하게 그렸다. 이 작가는 “사람의 눈을 닮기도, 볼록 거울 같기도 한 물방울을 보며 그림을 보는 순간만이라도 관람객들이 정화되고,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방울만 그리는 건 아니다. 그는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의 순간을 포착해 화폭에 담는다. 화려하면서도 풍요로움이 가득한 양귀비꽃 풍경도 물방울과 함께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다. 사진을 찍은 듯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물방울과 달리 양귀비는 흐릿하게 표현해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구체적인 형태보다는 색채의 풍성한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감을 얇게 바르고 말리기를 반복해 완성한 작품은 마치 수채화 같은 느낌을 주며 물방울 연작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낙엽·은행잎 등 새로운 소재를 그린 작품이 등장한다. 이 작가는 “낙엽을 흔히 인생의 중년 혹은 황혼기에 비유하지 않나”라며 “지금껏 낙엽이 예쁘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몇년 전부터 낙엽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다. 나이가 들었나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생의 마감을 뜻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낙엽은 봄에 새로운 희망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며 “삶의 순환을 뜻하기도 하는 낙엽의 색다른 모습을 작품에서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7월 6일까지.

이영수 ‘자연의 이미지’(natural image·2020), 캔버스에 오일, 180x90cm (사진=선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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