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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퇴직금은 아빠찬스 아닌 부정부패…화천대유 금수저 입사에 분노

  • 등록 2021-10-19 오전 7:03:20

    수정 2021-10-19 오전 7:03:20

‘선택적 분노’ 강성태 공부의 신 대표는 지난 12일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 50억 퇴직금 관련 ‘25살 6년 근무 퇴직금 50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강 대표는 평생을 인류에 기여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상금이 13억원에 불과한 반면 곽씨는 6년 근무로 50억원을 챙겼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했다.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대학 입시 의혹과, 대학 재학중 1급 청와대 비서관에 특채된 박성민 비서관 임명때는 곧장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으로 박수를 받았던 강 대표가 화천대유 50억 퇴직금에는 침묵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때문이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강 대표가 뒤늦게 억지 춘향격으로 반응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고졸 신입사원의 꿈 (사진=연합뉴스)
“50억 퇴직금은 불공정 아닌 부정부패”

그러나 청년들 사이에서는 강 대표의 ‘선택적 침묵’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안은 조국 사태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표창장 등을 위조해 스펙을 부풀리는 입시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모교인 고려대를 비롯해 서울대, 부산대 등 각지에서 학생회 주도로 대규모 규탄 집회가 열렸다. 박성민 비서관 임명 때도 온라인 상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어 청와대가 황급히 해명에 나서야 했다.

청년들은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은 조국, 박상민 때와는 성격이 다른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국 사태와 박상민 비서관 선임건인 ‘불공정’이 문제인 반면 50억 퇴직금은 ‘부정부패’의 문제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입시와 취업에서의 ‘공정’은 삶과 밀접한 반면 ‘부정부패’는 뉴스에서나 접하는 이야기여서 받아들이는데 있어 무게감이 다르다.

대학생 윤민하(26)씨는 “청년들도 분노하고 있다. ‘조국 사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왜 덜 분노하냐’라고 묻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조국 사건은 청년층이 민감한 이슈인 입시, 취업, 진로와 관련돼 있다면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의혹은 ‘화천대유’라는 대선을 앞둔 대규모 게이트의 일부”라고 말했다.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정치학) 교수는 “mz세대가 주장하는 공정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것이다. 곽상도 아들 사건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사안에 가깝다”며 “청년들 역시 이 사건에 분노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관점에서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유력 정치인의 뇌물 수수 사건 정도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공고조차 안낸 회사에 부친 소개로 입사

오히려 청년들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입사한 과정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 출신 유력 정치인인 곽상도 의원과 최순실 비선실세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 자녀라는 배경 덕에 최악 취업난속에서도 손쉽게 직장을 구하고 결과적으로 곽씨는 50억원이나 되는 퇴직금을 챙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취업’이라는 첫단추부터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본인이 SNS를 통해 밝힌 입사 경위를 보면 곽씨는 ‘아버지 소개’로 화천대유에 직접 연락해 채용 절차를 밟았다. 청년들은 아빠찬스를 이용한 ‘금수저 입사’라고 비난했다. 채용과정에서의 절차적 불공정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곽씨는 부동산 개발분야 비전공·무경력자다. 산업디자인 전공자가 돌연 부동산개발업체 총무직에 앉았고, 이를 납득시킬만한 경력도 없다.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이자 현직 국회의원인 아버지의 연줄 덕에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은 회사에 부족한 스펙으로도 입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민지(가명·26)는 “최근 쓴 자기소개서만 몇 백장이다. 보통의 청년들은 관련 분야에서 고스펙·인턴경험으로 무장해도 기업 채용 절차를 넘기 쉽지 않다. 그러는 동안 누군가는 ‘아빠찬스’로 손쉽게 회사에 입사해 수십억을 벌었다. 취업 준비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부질 없다는 생각에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일자리는 사회적 공공재 …입맛대로 채용 시대착오적 발상

청년세대는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업준비자는 8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7000명(11.2%) 증가했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동월기준 역대 최대다. 취업준비자가 늘어난 만큼 일자리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이같은 취업난 탓에 채용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민감도와 관심 역시 함께 높아졌다. 기업들 또한 이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채용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는 단순히 기업의 이익창출의 수단에서 나아가 가치배분의 대상이라는 공공재 성격도 존재하는 만큼 기업이 입맛대로 채용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도 추천으로 입사하는 경우는 있다. 다만 해당 분야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식이지 역량이 미달하는 자녀나 지인을 추천하지는 않는다”며 “화천대유 건도 곽 의원이 자신의 아들이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물이었다는 걸 증명해야 특혜 논란이 수그러들테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대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사익 추구만큼 공공의 이익과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공공부문 처럼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공정한 방식을 통해서 채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각 기업이 각자의 상황에 맞춰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빈 전수한 공예은 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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