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이 넘는 대형 횡령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의 이원덕 행장이 지난달 29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 내용 중 일부다. 은행이 직원 A씨의 횡령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한 지 이틀 만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관리가 허술했던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이 행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경영기획그룹을 이끌며 내부회계관리자 역할을 수행했다. 횡령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이 행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의 내용도 은행의 무너진 신뢰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당시 내부회계관리 책임자로서의 자기반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무너진 신뢰와 저하된 임직원들의 사기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자기반성이 우선이다. 3일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행장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