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 이상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는 지난 7월 13일 기온이 섭씨 53도까지 올라 지구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56.7도에 근접하는 기록을 냈고, 6월 평균 최고기온이 24도를 넘지 않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지역 리턴시에서는 6월 말 기온이 섭씨 42도까지 상승하면서 산불이 발생하여 마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문제는 올해와 같은 폭염이 앞으로 천 년 동안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과학자가 없다는 것이다. 반 올덴보르그 교수를 포함한 많은 기상학자들은 기존의 기상모델이 놓친 비선형적인 프로세스로 인해 올해와 같은 폭염이 재발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올여름 이상 폭염으로 과학자들이 기상 예측을 위해 기존에 사용해오던 기상모델이 부정확하다는 것과, 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얼마나 심각한 기상이변이 얼마나 빨리 올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만 확인한 셈이다.
정말로 우려해야 할 일은 지금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극심한 이상기후가 지구 평균기온이 고작 1도 상승한 결과라는 것이다. 우리가 당장 내일부터 더 이상 온실가스를 대기로 배출하지 않는다 해도 204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1.5도 추가로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보이기 전에 지구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적어도 3~4도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비선형적인 프로세스란 문제가 2배 커지면 그 영향이 2배를 훨씬 더 초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기상 변화가 비선형적으로 일어난다면 지구 평균기온이 3~4도 상승할 때 발생할 기상이변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기상이변의 3~4배를 훨씬 더 초월하게 될 것이다.
드론에 레이저까지 동원해서 더위를 식혀보겠다는 노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 평균기온이 3~4도 이상 오른 뒤 우리가 겪게 될 폭염을 생각하면 인공강우로 잠깐 더위를 피하는 것보다 좀 더 근본적인 온난화 대책에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과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코로나로 인한 경제 피해의 5배에 달하는 이상기후 피해가 매년 발생할 것이라는 빌게이츠의 경고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