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력탱크 우크라 간다…전쟁 '게임체인저' 되나(종합)

바이든 "M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 지원"
입장 바꾼 미국…전쟁 '게임체인저' 되나
러 반발 "갈등 넘어 새로운 단계의 대립"
  • 등록 2023-01-26 오전 7:30:46

    수정 2023-01-26 오전 8:17:5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독일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핵을 가진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해 탱크 지원에 미온적이었던 태도를 전격적으로 바꾼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화력과 기동성을 동시에 갖춘 탱크를 확보하면서,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까지 수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육군의 주력 탱크인 ‘M1 에이브럼스’. (사진=AFP 제공)


미온적이던 미국, 전격 탱크 지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31대의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할 것”이라며 “(탱크 사용을 위해) 되도록 빨리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탱크대대는 31대로 편성돼 있다. 일단 1개 대대에 맞춘 지원을 실시한 것이다.

미국 육군의 주력 탱크인 M1 에이브럼스는 120㎜ 활강포를 탑재했으며, 7.62㎜ 기관총을 장착했다. 적외선 전방감시장치(FLIR), 레이저 거리측정기, 탄도계산 컴퓨터 등을 장착해 주·야간 전투 모두 가능하고, 화학·생물·방사선 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도 갖췄다. 최대 시속 42마일(약 67㎞)로 주행할 수 있다. 러시아가 주로 사용하는 T-72, T-80, T-90 탱크보다 우위에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전쟁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게임체인저’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왼쪽),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오른쪽)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M1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미국은 그동안 M1 에이브럼스가 70t에 달하고 최고급 연료인 제트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한 차례 완전 급유로 달릴 수 있는 거리도 최대 265마일(약 426㎞)로 그리 길지 않다. 다만 미국의 진짜 속내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핵을 가진 러시아와 확전 양상으로 갈 경우 모두에게 부담이라는 의중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한 뒤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봄 러시아의 공세가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서방 정보당국의 판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탱크까지 지원하는 것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되찾는 것까지 돕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숄츠 총리를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정상들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견고하게 뭉쳐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의 지원이 시간이 지나면 약해지기를 바라고 있겠지만, 그는 틀렸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확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을 그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공격 의도는 없다”며 “러시아군이 러시아에 머문다면 이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땅에 들어오는 러시아군에는 위협을 가하겠지만, 러시아 영토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이날 발표는 독일의 탱크 지원에 뒤이어 나왔다. 독일 정부는 주력 탱크인 ‘레오파드2’를 최소 14대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레오파드2는 다른 탱크에 비해 운용이 쉽고 연비가 효율적이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동부 전장에 즉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은 미국이 M1 에이브럼스를 지원해야 독일 역시 보낼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결국 미국의 탱크 제공까지 이끌어냈다.

러 강력 반발…“새로운 단계의 대립”

우크라이나는 그간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와의 소모전이 길어지는 만큼 탱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강력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승리로 향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자유 진영은 우크라이나 해방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전례 없이 단결돼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방 진영 역시 미국과 독일의 결정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서방에서 가장 먼저 ‘챌린저2’ 탱크를 보내기로 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챌린저2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가속하고 있다”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동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단합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네차예프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극도로 위험하다”며 “갈등을 새로운 단계의 대립으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2차 세계대전 시절 나치 범죄로 인해 독일이 러시아에 지고 있는 역사적인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를 상대로 사전에 계획한 전쟁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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