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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바닥에 흙먼지가 뿌옇다. 수백수천년은 돼 보이는 건축물이 흩날린 시간의 흔적쯤 되려나. 그런데 첩첩이 쌓인 그 먼지층에 ‘우리동네’가 올라탔다. ‘세월의 착시’가 아니라면 ‘신의 장난’이라 해도 될 이 장면은 작가 박용호의 붓끝이 만들어낸 거다.
작가는 시간이 창조해온 여러 공간을 이질적으로 조합하는 작업을 한다. 여행에서, 또 사진·영화로 한 번은 봤을 고대 건축물 위에 지금 우리가 사는 집·건물을 올리는 식이다.
27일까지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7길 갤러리그라운드시소서 여는 개인전 ‘혼돈의 질서’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16.8×91㎝. 작가 소장. 갤러리그라운드시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