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백신주권',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포스트코로나 시대, '백신주권'이 국격 상징할 것
전염병 창궐시대,백신주권은 국민 생존의 필수조건
코로나 이후 대비 백신산업 역량 제고 절실
K방역 성공으로 백신산업 진흥 소홀해선 안돼
  • 등록 2020-12-14 오전 5:00:00

    수정 2020-12-14 오전 5:00:00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마침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코로나19를 박멸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접종의 서막이 올랐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마다 코로나19 백신 물량확보 및 접종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영국은 이미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접종을 시작했고 미국, 일본 등은 빠르면 올해가 가기 전에 개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우리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사상 최대규모인 1000명을 돌파하면서 정부가 자랑해온 ‘K방역’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정부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국민을 상대로 장담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최종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물량이 1000만명 분에 불과해 백신접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내년 연말까지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 및 접종과 관련한 진척상황을 보면 예상했던 대로 국제사회에서의 ‘힘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모양새다. 특히 백신개발에 있어 주도권을 쥔 ‘백신 강국’인 미국과 영국이 선두그룹으로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에 성공하거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영국), 화이자(미국), 모더나(미국)가 이들 국가에 속해있다.

세계백신연합(GAVI)·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세계보건기구(WHO) 등을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어느 국가에나 평등하게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유토피아적인 발상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백신주권을 확보한 나라들도 예외 없이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수많은 국민이 날마다 목숨을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국가가 자국민을 외면하고 다른 국가에 백신을 양보하는 아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함을 넘어서는 ‘무지’ 그 자체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충분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정부는 표면적으로 아직 안전성 검증이 안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런 상황판단이 결국 충분한 백신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방역에 성공했기에 백신접종을 다른 국가들처럼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자만심이 엿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선진국과 비선진국을 구분하는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로 ‘백신 주권’이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전염병이 발발했을 때 백신을 스스로 만들어 낼 역량을 갖춘 국가와 그렇지 않은 나라 간 ‘국격’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지부를 찍더라도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은 갈수록 빈발하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식이 됐다. 전염병과 벌이는 ‘세계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백신 주권의 확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