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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팬들은 지금 가슴이 벅차다. 지금 당장은 최하위지만 문동주(19)-김서현(18·서울고)이라는 미래의 최강 원투펀치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한화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문동주를 뽑은 뒤 쾌재를 불렀다, 이어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고교 최대어 투수 김서현을 지명하면서 차세대 에이스를 한 명도 아닌 두 명이나 확보했다.
프로 첫해 부상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문동주는 21일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5이닝 동안 공 76개를 던져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이닝과 투구 수, 탈삼진 모두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1군 선발 데뷔전이었던 6월 9일 잠실 두산베어스전에서 2이닝 1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프로 첫 패전을 기록했던 문동주는 이후 어깨 통증으로 다시 2군에 내려가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그리고 3달여 만에 다시 1군 선발 마운드에 선 문동주는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최고 156km에 이르는 강속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 변화구도 효과적으로 들어갔다. 고민이었던 제구까지 잘 들어가면서 호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어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가다 보니 솔직히 1회에 공이 잘 안 들어가 조금 답답했다”면서 “최대한 페이스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변화구를 던진 게 더 감을 빨리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동주는 “퓨처스에서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지금은 어깨 상태가 굉장히 좋다”며 “오히려 몸을 잘 만들어와서 더 좋은 느낌이다”고 말한 뒤 흐뭇하게 웃었다.
더불어 “2군에 내려가는 당일에는 많이 우울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최대한 빨리 잘 준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야구를 하는 친구나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빨리 야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강조했다.
프로 타자들의 높은 벽도 실감했다. 문동주는 “프로에 오니 타자들이 내가 잘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공은 치지 않고 실투는 놓치지 않더라,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고교 때는 실투가 들어가도 파울이 나거나 빗맞곤 했는데 여기선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문동주는 “다치기 전엔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어제 등판에선 초반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다음 등판에선 그런 아쉬움들을 잘 없애서 후반까지 길게 잘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동주는 내년 시즌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 김서현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문동주는 “163km를 던지는 투수한테 제가 무슨 조언을 해요”라며 처음에는 손사래를 쳤다.
문동주는 1년 먼저 프로를 겪은 선배로서 김서현에게 몸으로 깨달은 느낌을 조언했다. 그는 “뭔가 비꾸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것을 더 잘 살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자신감이 있게 하면서 직접 느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