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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난수표' 바이오 사업모델...누굴 위한 것인가

바이오 대중화 가로막는 '난해한 사업모델' 집착증
어려운 전문용어가 기업 전문성 증거로 착각
난해한 용어사용은 일반인 바이오 접근성 떨어뜨려
‘먹튀성’ 바이오기업,투자자 현혹위해 전문용어 남발
알기쉬운 사업모델 정착이 바이오 대중화 전제조건
  • 등록 2021-06-04 오전 8:05:21

    수정 2021-06-04 오전 8:05:21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당신이 이해할수 없는 비즈니스에는 결코 투자하지 마라(Never invest in a business you cannot understand).” 금세기 최고의 투자대가로 첫손에 꼽히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대표적 투자비법이다.

‘월가의 전설, 피터린치’는 “당신이 크레파스로 그려낼수 없는 (사업) 아이디어에는 절대 투자하지 마라(Never invest in an idea you can’t illustrate with a crayon)”는 유명한 투자원칙을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이들 투자대가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투자철칙은 “누구나 이해할수 있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에만 투자를 집중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굳이 투자대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수긍할만한 당연한 조언이다. 어떤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도 제대로 알수없는 기업에 선뜻 뭉칫돈을 투자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들 투자대가의 투자원칙이 실제 투자세계에서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체들에 대한 이른바 ‘묻지마’ 투자광풍이다.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있는 바이오업체들 가운데 앞서 두 투자대가가 제시한 투자원칙을 만족시키는 경우를 찾아보기란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하는’ 수준이어서다. 그럼에도 전체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의 무려 40% 안팎이 바이오기업들에 쏠려있을 정도로 바이오투자가 최절정이다.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두 투자대가의 원칙을 결과적으로 무시하게 된 배경에는 그들만이 이해할수 있는 ‘난해한 전문용어의 남용’에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바이오업체들이 외부에 소개하고 있는 각사의 사업모델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극소수의 전문가들만이 겨우 이해할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전문용어로 채워져있다. 이런 현실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바이오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바이오기업 투자는 ‘모 아니면 도’라는 세간의 풍자가 나돌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상당수 ‘먹튀성’ 바이오벤처들은 고의적으로 사업모델을 어려운 전문용어로 포장해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면서 바이오투자판을 오염시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잠재력을 갖춘 제대로 된 사업모델을 갖춘 바이오기업들도 ‘전문용어’ 집착증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여전히 사업모델을 소개할때 어려운 전문용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최첨단 바이오기업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착각을 품고있는 바이오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얼마전 인터뷰를 진행한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사업모델을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사업모델이 어려운 전문용어로 돼있어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그대로 싣는 게 회사의 전문성이 더 돋보인다”면서 완곡하게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바이오산업이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산업으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하는 형국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개인투자자 규모도 4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사다.

하지만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의 투자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국내 바이오업계는 불합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분야 전문가들만이 이해할수 있는 ‘그들만의 난해한 전문용어’로 구성된 비즈니스 모델은 투자자들의 오해와 불신을 양산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문화가 바이오업계에 조속히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이 바이오업체들의 사업모델을 제대로 이해할수 있어야만 지속적인 대중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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