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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티스트 낸시랭은 이데일리문화재단이 2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갤러리선에서 연 개관전 ‘스트리트 아트’ 전을 관람한 뒤 이렇게 평했다. 갤러리선의 젊은 안목을 극찬한 낸시랭은 “스트리트 아트 자체가 추상적이지 않고 명확한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젊은 층이 열광할 전시”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갤러리선은 예술과 문화의 ‘선’한 영향력을 대중과 함께 나누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태양처럼 빛나는 개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덕분에 자칫 경직돼 보일 수 있는 순수미술보다는 자유분방한 거리예술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갤러리선의 시작을 알린 ‘스트리트 아트’는 거리를 팔레트로, 스프레이를 붓으로, 자유와 저항을 담은 메시지를 담아낸, 미술계에서도 가장 ‘힙’한 장르로 손꼽힌다.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 물신숭배의 정신에 대한 반발 등 사회적 메시지를 마치 ‘낙서’처럼 거리 곳곳에 펼쳐낸다. ‘새기고 긁다’에 어원을 둔, 분무(스프레이) 페인트를 도구로 삼은 ‘그라피티’는 그 한 영역. 그러다보니 이 장르를 힙합의 한 갈래로 보는 시각도 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그룹 세븐틴의 멤버 디에잇은 “처음 힙합 문화에 빠지면서 춤을 배우던 기억이 있다보니 그 한 갈래로 여겨지는 그라피티 아트 역시 자연스레 접한 기억이 있다”며 “그라피티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고 이번 개관전에 흥미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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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거리예술이 액자에 옮겨져 공간 안으로 들어왔다”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스트리트 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며 “사실 거리에서 보는 게 제맛이지만, 거리와는 다르게 작품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극찬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스트리트 아트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금껏 스트리트 아트는 사회저항적이란 인식이 강해서 부담스럽고 기괴하다는 편견이 있었다”며 “갤러리선 개관전에서 만난 스트리트 아트는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술이 주는 가치가 사람들의 삶을 선도한다는 것에 있는데 이번 전시로 스트리트 아트의 발전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설치미술작가 배수영은 “스트리트 아트 작품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낙서 같은 해외작가 작품을 왜 굳이 가져와서 전시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갤러리선이 스트리트 아트란 장르를 널리 알리고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보다 쉽게 알려줬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 스트리트 아트 작가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또 “이번 전시를 통해 길거리 곳곳에 있는 그라피티 작품을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눈여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스트리트 아트의 활성화는 물론 공공미술로서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갤러리선이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낸시랭도 “많은 사람이 갤러리를 찾아 작품을 보고 즐기며 영감을 받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