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유金 104톤, 10년째 정체…"달러 유동성 유지, 보다 바람직"

한국은행, 보유금 관리현황 및 금 운용 방향
작년 보유량 104.4톤…2013년 이후 변화 無
금보유 세계순위는 32위→38위로 하락
"금 최후수단이란 인식…시장에 오해 줄 가능성"
  • 등록 2023-06-06 오후 12:00:00

    수정 2023-06-06 오후 7:27:16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금 보유량은 1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금보유 확대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선 미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사진=AFP)
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톤(t)으로 집계됐다. 금괴 개수는 8380개다. 이는 2013년말 기준 보유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한은은 당시 20톤의 금을 매입한 뒤 10년 동안 금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은의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은 1.1%에 불과하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 127개 국가 중 32위에 해당했지만, 지난달 38위로 떨어졌다. 한은이 금 매입을 하지 않는 동안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매입에 나서면서 순위가 떨어진 것이다.

최근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1100~1300달러 내외에서 머물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2020년 9월 2063달러를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던 금 가격은 이후 1800달러 전후에서 등락하다 올해 들어 재차 상승하면서 전고점을 웃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 가격 상승 배경에 대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부문 스트레스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가 커진 것과 고물가 대응, 미 달러화 의존 축소 등을 들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한은은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금은 기타통화들과는 달리 시장전망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운용자산이 아니다”라며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여타통화들 대비 낮은 데다, 만일 시장전망이 바뀌어 매도할 경우 금은 최후수단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장에 예상치 못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금 보유 확대보단 미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외자운용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금보유 확대보단 미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며 “특히 2018년 이후 금 가격이 미 정부채 투자성과와 상당수준 동조화되고 있어, 달러화 유동성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매도하고 금을 매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 가격이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금 매입을 꺼리는 이유로 꼽혔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미 달러화 강세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금보유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가격상승 제약요인”이라고 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 23일 영란은행에 전량 보관된 보유금에 대한 실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보유금의 안전성, 보관상태에 대한 점검뿐만 아니라 다른 중앙은행의 행태, 시장여건 등을 확인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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