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상징’ 맥도날드 황금아치, 러시아서 완전히 사라진다

맥도날드, 30년만에 러시아 시장서 철수 결정
개전 후 3월 초 영업중단…두달만에 사업매각 착수
“우크라 사태로 예측불가능성↑·가치에도 부합 안해”
  • 등록 2022-05-17 오전 8:06:08

    수정 2022-05-17 오전 8:06:0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에서 더 이상 맥도날드의 상징인 ‘황금아치’를 볼 수 없게 됐다. 미국 대표 패스트푸드체인점인 맥도날드가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진= AFP)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이날 “30년 이상 영업한 러시아 현지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사업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맥도날드는 회계상 손실 처리 비용이 12억~14억달러(1조 5400억~1조8000억원)에 달하고, 상당한 외화환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후 3월 초 러시아 850개 점포의 영업을 일시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KFC, 피자헛, 타코벨 등을 보유한 미국 외식업체 얌 브랜즈와 스타벅스도 함께 러시아 내 영업중단을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 증대로 러시아 내 사업의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을 중단한 모스크바 맥도날드 매장 . (사진= AFP)


맥도날드의 러시아 사업 철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맥도날드는 옛 소련 붕괴 직전인 지난 1990년 모스크바 중심부에 상륙해 32년간 영업을 해왔다. 소련이 무너진 이후 맥도날드는 러시아의 개방과 시장 경제화의 상징이자, 미국 자본주의의 번영을 상징하는 곳으로 여겨져 왔다.

1996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황금 아치의 갈등 예방 이론’을 소개하기도 했다. 맥도날드 매장이 있는 나라 사이에선 절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들간의 전쟁으로, 20세기 들어 모두가 맹신하던 세계화의 허상을 보여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구촌에 대한 헌신을 갖고 있으며 우리의 가치관을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 맥도날드 점포는 현지 기업인에게 매각될 예정이다. 다만 인수자는 맥도날드의 이름과 로고, 브랜드, 메뉴 등을 사용할 수는 없다. 맥도날드는 러시아 전체 점포 중 84%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가맹점이다. 맥도날드는 러시아에서 6만2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왔으며, 하청업체 근로자는 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내 100여개의 맥도날드 매장도 문을 닫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매출은 지난해 맥도날드 매출에서 9%를 차지했다. 가맹점까지 포함한 매출에서는 두 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 수준이었다.

한편, 맥도날드에 앞서 프랑스 기업인 르노(자동차 회사)와 소시에테제네럴(은행), 슈나이더일렉트릭(전기장비 제조업체) 등이 러시아 사업을 현지 기업이나 사업가에게 매각하거나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영국 최대 석유회사 셸도 지난 12일 러시아내 주유소, 윤활유 사업 부문을 루크오일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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