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수·조석봉의 軍은 달라졌을까…이대남이 D.P.에 열광하는 이유

'D.P.' 비롯한 군대 콘텐츠 2030서 인기
여전한 악폐습, 상황에 맞춰 변화도
전문가 "20대는 감정이입도 높아"
  • 등록 2021-09-18 오후 8:00:08

    수정 2021-09-18 오후 8:33:25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오늘 한국의 Top 콘텐츠’ 1위에 등극했다. D.P.는 군 내 부조리와 가혹행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군대 드라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시청후기를 남기기도 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D.P.’의 한 장면


군대의 어두운 면을 다룬 드라마는 D.P.가 처음은 아니다. 육군본부가 감독을 고소했던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300만 유튜버 장삐쭈의 '신병' 등 군대 콘텐츠는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군 내 모습을 생생하게 고증했다는 호평 속에서다.

특히 전역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2030세대에서 반응이 뜨겁다. 앞서 D.P. 시청후기를 남긴 이 지사는 "MZ세대서 야만의 역사 끊어야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D.P를 포함한 군대 콘텐츠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인 부조리·가혹행위는 다소 자극적으로 각색돼 있어, 현재 군대와는 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0대가 공감할 만한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군 내 부조리·가혹행위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된데다 최근엔 일과 이후 휴대폰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전반적인 군 복무환경은 전보다 나아졌다. 그럼에도 왜 '이대남'들은 군대 콘텐츠에 열광할까.

여전한 악폐습에 공감...전문가 "20대, 감정이입도 높다"

"군필자라면 어떤 지점에서든, 한 번은 공감할 수 밖에"

이대남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군대'는 해묵은 병폐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혹행위·부조리를 비롯한 군대생활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설명이다.

작품 내 생생한 군대 모습이 만드는 공감대가 이들이 군대 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유다.

"군필자라면 어떤 지점에서든 " 3년전 전역한 이유찬(24)씨의 말이다.

그는"드라마에 나온 선임 이름 외우기, 간부의 책임 떠넘기기 등 부조리는 여전하다. 병사끼리 '엎드려 뻗쳐'를 시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에서 부조리·가혹행위는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군필자의 고생을 드라마에서나마 공감해줘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문지현(가명·25)씨도 "군에 있을 때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2층에서 뛰어내린 선임이 있었다"며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군대에서 생애 처음으로 겪는 부조리들이 많지 않나. 그런 현실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부조리·가혹행위가 시대에 따라 형태만 달라졌다는 의견도 있다. 변화한 환경에 발맞춰 악폐습도 진화했다는 주장이다.

서승호(가명·25)씨는 "선임에게 한 번 밉보이면 전역 할 때까지 괴롭힘당한다. 매번 주말 당직에 배정되고, 후임들에게 '쟤는 무시하라'고 압박을 주기도 한다. 신체적 가혹행위는 감시가 살벌하니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1년동기제' 사단에서 전역한 유지광(25)씨도 "입대년 기준 모두 '동기'여도 그 안에서 또 부조리가 생긴다. 청소·잡일은 하반기 군번이 도맡아한다. 1월 군번과 9월 군번은 결코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1년동기제란 군번별로 선·후임을 나누지 않고, 같은 해 입대자 모두 동기로 묶는 제도를 말한다. 병사간 서열 최소화를 위해 사단별로 속속 도입돼왔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D.P.에 등장하는 황장수 병장과 조석봉 일병은 또다른 형태로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D.P. 각본을 쓴 김보통 작가는 지난달 SNS를 통해 "'D.P.'는 '이제는 좋아졌다'는 망각의 유령과 싸우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군 사망사고는 감소해왔으나, 그중 자살 비율은 2011년 약 67%에서 2020년 약 76%로 오히려 늘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20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감정이입도가 높다. 같은 콘텐츠를 보더라도 더욱 몰입하고, 강력하게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텐츠에서 표현되는 군대와 자신의 경험 속 군대를 적극적으로 겹쳐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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