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닷컴버블 경고인가…쪽박 차는 IPO 대어들[미국은 지금]

미국 IPO 시장 광풍, 올해는 찬바람만
유동성 파티 끝나자, 주가 폭락
코인베이스 73%↓ 로빈후드 42%↓
혁신인가, 거품인가…애타는 투자자들
인플레 공포에 IPO 시장 전망 어두워
  • 등록 2022-05-15 오후 1:48:26

    수정 2022-09-07 오후 9:28:3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비트코인 바람을 타고 지난해 4월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데뷔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다’는 비판에도 코인베이스 주가는 상장 첫날 장중 429.54달러까지 치솟으며 월가를 놀라게 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그런데 1년여 지난 현재 미국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코인베이스의 체면은 말이 아니다. 지난 13일 기준 종가는 주당 67.87달러. 올해 들어 72.97% 폭락했다. 코인베이스 매출의 대부분은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 주가 급락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1억 7000만달러(약 1조 5000억원)에 그친 ‘어닝 쇼크’와 관련이 있다. 월가 예상치(15억 6600만달러)에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공포→시장금리 상승→위험자산 회피→비트코인 폭락의 악순환에 따른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상장 때만 해도 비트코인의 제도권 금융 편입을 주도할 ‘미래’로 불렸다. 그러나 투자자문사 레이먼드 제임스의 패트릭 오쇼네시 분석가는 “(채굴량이 정해진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디지털 금으로 불렸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AFP 제공)


혁신이었나, 거품이었나

역대급 유동성을 등에 업고 시장을 뒤흔들었던 IPO 대어들이 돌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 신생 기술기업들의 주가 폭락은 제2의 닷컴 버블 경고등으로 여겨질 정도다.

IPO 전문조사업체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미국 IPO 시장 규모는 39억달러(약 5조원)를 기록했다. IPO는 기업이 상장 절차 등을 밟기 위해 실시하는 외부 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 공매를 말한다. 지난해 규모는 무려 1424억달러였다. 닷컴 붐 때인 2000년(970억달러)이 1년 기준 최대였는데, 이를 22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기업 상장은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대로라면 최근 10년 내 최소 기록(2016년 188억달러)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이후 매해 IPO 규모는 300억달러→188억달러→355억달러→469억달러→463억달러→782억달러였다.



올해 IPO 건수는 32개 기업에 불과했다. 지난해(397개 기업)에 한참 못 미친다. 뉴욕 증시에 새로운 피들이 수혈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상장 분위기가 확 식어버린 건 금융시장 전반이 얼었기 때문이다. IPO 대어들은 시중에 돈이 많을 때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는데, 돈이 마르자 설익은 애물단지로 격하한 것이다.

코인베이스뿐 아니다. 팬데믹을 등에 업고 미국 개미들의 성지로 군림했던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월가에 반기를 든 밀레니얼 개미들의 지지 속에 로빈후드는 지난해 7월 29일 뉴욕 증시 제도권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주가는 42.03% 폭락했다. 상장 첫날 4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현재 10달러 안팎이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린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낙폭은 더 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상장 직후 한때 종가 172.01달러까지 치솟았는데, 현재 주가는 26.70달러다. 올해 하락 폭이 74.01%에 달한다.

씨가 말라버린 미 IPO 시장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스노우플레이크( -52.30%) △기업용 자동화 소프트웨어업체 유아이패스 (-59.81%) △게임업체 로블록스 (-66.63%) △게임개발 플랫폼업체 유니티소프트웨어 (-71.80) 등 대어들의 올해 주가 성적표 역시 마이너스(-)다. 이에 IPO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르네상스 IPO 지수’는 50.80% 폭락했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이후 파티가 과했다는 지적이 많다.

추후 전망은 밝지 않다. 2분기 미국 IPO 시장에서 눈여겨 볼 스타트업은 인스타카트 정도다. 이 회사는 과일, 야채 등 신선신품을 즉시 배송하는 미국판 마켓컬리다. 팬데믹 봉쇄를 기회 삼아 매출이 급증했고, 최근 비공개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신청했다. 그러나 근래 오프라인 식료품점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갈수록 거세지면서, 인스타카트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차가워졌다. 인스타카트는 지난 3월 기업가치를 390억달러에서 240억달러로 크게 낮췄다.

IPO 대어들의 몰락에 미국 주식에 투자한 한국 개인투자자 ‘서학개미’들도 영향을 받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미국 종목 중 19위가 리비안이다. 로블록스(25위), 쿠팡(27위), 유니티소프트웨어(35위) 등도 상위권에 있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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