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4명 실종..."불과 몇 초 사이 맨홀에 빠져"

  • 등록 2022-08-10 오전 9:42:04

    수정 2022-08-10 오전 9:42:0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폭우가 쏟아진 그제 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1시간 20분 만에 4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2명은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진 뒤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남매로 알려진 성인 남녀가 지난 8일 밤 서초구의 한 건물 밖을 나서자마자 이내 사라졌다.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두 사람이 걸어가다 불과 몇 초 사이 맨홀에 빠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시간당 12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던 상황으로, 실종자들은 뚜껑이 열린 맨홀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 관계자는 “반포천까지 물길이 이어져 있어 순찰과 수색을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밤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을 나서는 실종 남매의 모습 (사진=KBS1 뉴스 캡처)
맨홀 뚜껑은 폭우에 의해 내부 압력을 이기지 못해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곳곳에선 맨홀 뚜껑이 열려 배수관이 역류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면 40kg의 철제 맨홀 뚜껑이 순식간에 튀어 오른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맨홀 사고는 비가 그쳤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집중호우 때 열린 맨홀 뚜껑이 그대로 방치돼 있을 수 있어, 보행자나 차량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또 서초구 서초동 내 빌딩 지하 주차장에선 자신의 차량이 침수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던 차주가 지하에 들이닥친 급류에 휩쓸려 사라졌다.

이를 본 동료가 신고했으나,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소방서는 전날 오전 2시부터 현장에 수중펌프를 동원해 지하 6층, 면적 1만2000㎡ 규모의 주차장 물을 빼내면서 진입과 수색을 시도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폭우와 장비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또 다른 지하 주차장에서도 실종된 1명에 대해서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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