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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대표는 경영을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인데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가도 돈을 잘 벌 수 있나요? KT가 아무나 CEO로 와도 잘할 수 있는 기업인가요?”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국민연금은 KT CEO 선임에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연금수익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고 했다.
고물가로 올해 지급액이 5.1% 인상되면서 국민연금 재정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KT 지분 10%를 가진 국민연금의 개입으로 KT 지배구조 위험성이 부각하면서 줄곧 3만 7,000원대를 달리던 KT 주가는 3만 4,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그가 갑자기 ‘관점’을 꺼낸 건 아니다. 30년 동안 IT 산업에 종사하면서 느낀 게 ‘관점을 통해 생각의 방향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게 됐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관점 디자이너’로도 불린다.
“국민연금, 될성 부른 스타트업에 네·카와 함께 투자 검토했으면”
경기 침체로 자본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네이버·카카오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이를테면, 카카오나 네이버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기업) 다섯 개씩 생기도록 지원하라고 한다면, 한국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규제 논리에 얽매어 있다”고 아쉬워했다.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커지니까, 영향력이 크니까, 앞으로 이런 행동을 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거야”라는 말도 안 되는 지레짐작을 하면서 서둘러 규제하려고 할 게 아니라 국민의 삶이 좋아져? 세계에서도 통해? 이런 거라면 나라가 나서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들이 정치인 인맥도 보면서 사업구상 안 하게 국회가 노력해야”
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기업을 옥죄서 힘을 보여줄 게 아니라 ‘무엇을 도와드릴까요’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에 ‘똑바로 안 해!’라고 윽박지를 게 아니라, ‘메이 아이 헬프 유?(May I help you?)’가 돼야 한다”면서 “자꾸 기업들을 못살게 굴면 기업가들은 다른 창의적인 생각을 못한다. 뇌의 80% 이상을 규제 방어에 쓰게 되기 때문”이라고 걱정했다. “대통령께서도 공무원이 기업을 괴롭히면 전화하라고 하시지 않는가? 기업이 잘되는 것이 정부가 잘되는 길이고 잘되면 업어주시겠다고 하지 않는가? 정치가 행정이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대한민국 특유의 정치환경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예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은 지구본을 보면서 사업구상을 하는데 국내기업은 국회의원 인맥도를 보면서 사업구상을 해야 한다고. 제발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국회의원들, 그리고 정부의 높은 분들도 노력해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