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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61%)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올해 들어 월간 오름폭을 줄이던 빌라 매매가는 지난 6월 0.22%에서 7월 0.59%로 상승 폭을 키운 뒤 지난달에는 0.82% 오르면서 올해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전국 빌라 매매가격 상승률은 작년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6.47%로, 2008년(7.8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후폭풍”이라며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비싸지고 전셋값마저 오르자 빌라라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가 매매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빌라 거래량 아파트 추월…현금청산 주의
여기에 더해 서울에서는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팔리는 이례적 현상이 약 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등록된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현재까지 1189건으로, 아파트 매매(412건)의 약 3배에 달한다.
빌라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국내 주택 시장 수요자들의 특성상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빌라 매매보다 월간 2∼3배까지도 많은 게 통상적이었다. 그러나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등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내집 마련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매매 쪽으로 몰리면서 올해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전셋값 상승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파트는 물론이거니와 서울 전용면적 60㎡ 이하 빌라 지하층마저 올해 평균 전세 보증금(1억435만원)이 1억원을 넘길 정도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빌라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빠르게 전환했다는 시각에서다.
나아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기조가 이어진 것도 서울 빌라 매매 활성화 및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시는 2015년 도입된 후 정비구역 지정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 온 ‘주거정비지수제’도 최근 폐지하고 23일부터 6대 규제완화책을 적용한 ‘민간재개발 후보지’ 공모에 돌입한다.
다만 매수지역에 따라 현금청산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곳에서 실제 사업이 이뤄질 경우 이곳에서 올해 6월 30일부터 등기한 빌라 등 주택은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정부는 현재까지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56곳을 선정해둔 상황이다. 아울러 공공재개발 등 사업이 시행되는 곳에서도 권리산정기준일 이후 지어진 신축 빌라는 현금청산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