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멈춘 일상…거리두기 시행 첫 주말, 거리만 '북적북적'

불 꺼진 가게들…전체 이동량 줄어
18일부터 식당·카페 9시…4인 제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귀갓길 대란
종교시설도 방역패스…수용인원 70%
  • 등록 2021-12-19 오후 4:16:21

    수정 2021-12-19 오후 9:35:30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술집은 문을 다 닫아서… 방 잡거나 차에 가서 마시는 건 어때요?”

일상 회복을 중단하고 다시 고강도 거리두기를 시행한 첫 주말. 이동량은 감소했지만 영업시간 제한으로 특정 시간에 많은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귀가 대란이 일어났다. ‘길거리 헌팅’으로 삼삼오오 모인 젊은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거리를 어슬렁거렸다.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종교시설 또한 이전보다 강화된 거리두기 수칙이 적용돼 현장 예배 인원은 줄었지만 비교적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18일 저녁 9시쯤 서울 마포구 식당가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거리에 불이 꺼지고 사람이 거의 없는 모습이다.(왼쪽) 반면 클럽거리엔 쏟아져 나온 시민들로 거리가 북적거리고 있지만 귀가하지 않는 이들도 대부분이다.(오른쪽)(사진=조민정 기자)
9시 ‘땡’ 거리로…버스 정류장·길거리 ‘인산인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7000명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중지하고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하기로 했다. 18일 자정부터 1월 2일까지 사적모임은 4명,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로 변경되고, 영화관·PC방 등은 오후 10시까지만 문을 연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서울 번화가는 위드 코로나 시행 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데일리가 1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거리를 찾아 둘러본 결과 헌팅술집, 포차, 클럽 등 유흥시설 내부엔 빈 테이블이 눈에 띄었고 대기하는 시민들도 보이지 않았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유흥시설 대부분은 만석으로 외부까지 길게 늘어선 대기줄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했다.

다만 저녁 9시가 되면서 영업이 중단되자 젊은이들이 거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버스정류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고, 지하철 또한 만원 승객을 싣고 달렸다. 친구와 만난 후 신촌 로터리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20대 김모씨는 “택시가 죽어도 안 잡혀서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고 토로했다.

18일 자정 마지막 ‘불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직장인 이모(29)씨 또한 50분간 택시를 잡지 못해 추위에 벌벌 떨었다. 이씨는 “사람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니까 다들 N버스(심야버스)를 타려고 가는데 정류장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라며 “문제는 오는 버스들도 다 만차로 와서 발만 동동 굴렀다”라고 불평했다.

영업시간이 모두 끝난 후 거리는 어두워졌지만 길거리 헌팅을 시도하는 젊은이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이모(26·남)씨는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근처에 방 잡고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며 “우리 탓하면 안 되고 정부를 탓해야지. 술집은 문을 다 닫아서 이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 입구에서 신도들이 백신 접종 여부가 등록된 신도증을 찍고 출입하고 있다.(왼쪽) 내부에는 좌석 띄어앉기를 적용해 신도들이 주말예배를 하고 있다.(오른쪽)(사진=조민정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온라인 예배 캡처)
종교시설도 ‘방역패스’ 적용…수용인원 70%

비교적 느슨한 방역지침으로 비판받은 종교시설도 거리두기가 다소 강화되면서 방역패스 대상 시설이 됐다. 수용 인원의 100%까지 참여 가능했지만 1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만 참여할 경우 70%까지만 모일 수 있다. 백신 미접종자도 함께 참여할 경우 수용 인원의 30% 이내, 최대 299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거리두기 시행 이후 첫 주말인 19일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원칙적으로 백신 접종 완료자만 현장 예배에 참여하도록 했다. 미접종자는 따로 완전히 분리된 곳으로 ‘격리’했다. 백신 접종 여부는 신도증에 등록하도록 안내해 간편하게 신도증을 태그한 후 입장이 가능토록 했다.

다만 대형교회 특성상 여전히 많은 인원이 현장 예배에 참여해 신도들의 꾸준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교회 관계자는 “1만2000명 정원에서 70%면 8400명까지 수용 가능한데, 지금 가장 많이 오는 시간대인 오전 11시 기준 7000명 정도 참석한 걸로 보인다”며 “지난주엔 뒷자리까지 다 차서 1만명 정도가 왔는데 많이 줄어든 숫자”라고 말했다.

3차 접종까지 마치고 현장예배를 온 70대 A씨는 “3차까지 맞았는데 현장 예배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방역수칙이 어떻게 바뀐 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요일이라 예배보러 왔다”라고 말하며 종종걸음으로 교회에 들어갔다. 교회 주변에 나왔다가 온라인 예배를 하러 집으로 돌아가던 50대 B씨는 “아무래도 현장에서 얼굴 보고 하는 예배를 하고 싶긴 한데 방역수칙 강화돼서 아쉽긴 하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심재홍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는 “백신 미접종자나 고령층은 따로 문자를 보내 온라인 예배나 다른 가까운 교회를 이용하라고 문자로 공지했다”며 강화된 방역 지침에 대해선 “지난주보다 현장 예배 인원이 줄어 아쉬운 점이 있다. 교인들이 방역을 철저히 지키면서 지금보다 많은 인원이 현장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교시설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줄곧 제기된 터라 우려 목소리도 크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500명 이상의 인원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만명까지 모일수 있는 종교시설이 존재하는 국내 특성상 확진자를 폭증시킬 수 있는 위험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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