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챔피언' 스롱 피아비 "내 우승이 캄보디아 사람들에 희망 되길"

  • 등록 2021-06-20 오후 4:32:06

    수정 2021-06-20 오후 5:11:09

프로당구 LPBA 챔피언에 등극한 스롱 피아비. 사진=PBA 제공
[경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번 우승이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요”

‘캄보디아 당구여왕’ 스롱 피아비(31·블루원리조트)가 프로당구에서도 당당히 정상에 우뚝 섰다.

피아비는 20일 경상북도 경주시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021~22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김가영(신한금융투자)을 세트스코어 3-1(7-11 11-4 11-10 11-9)로 이겼다.

지난 시즌 후반 PBA 투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피아비는 두 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캄보디아의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난 피아비는 20살이던 2010년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게 됐다. 그전까지 당구공이나 당구큐를 본 적도 없었던 피아비는 남편 따라 우연하게 찾은 동네 당구장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다.

예상치 못한 당구 재능을 발견한 피아비는 남편의 헌신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톱클래스 선수로 발돋움했다. 2019년 아시아 3쿠션 여자선수권대회 우승,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3위 등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었다. 그해 세계여자3쿠션 랭킹 2위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PBA에 진출하며 본격적으로 프로에 데뷔한 피아비는 첫 출전 대회에선 새로운 룰에 적응하지 못하고 32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비시즌 동안 PBA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결과 새 시즌 개막전부터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피아비는 우승 인터뷰에서 “항상 이 순간을 마음 속으로 상상했는데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몸 상태가 좋지 못했고 슬럼프도 겪었지만 당구로 더 성공하고 싶어서 병원에도 안가고 계속 연습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승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이는 역시 남편이다. 남편 김만식씨는 피아비의 ‘당구 코리안드림’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든든한 조력자다. 이번 대회를 위해 경주에 내려온 피아비가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러 전화도 하지 않았다.

피아비는 “남편이 우승소식을 듣고 가장 기뻐한다”며 “남편이 이번에 우승하면 함께 제주도에 놀러가자고 약속했다”고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평소 경기를 앞두고 긴장하지 않는 피아비지만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는 잠을 설쳤다. 상대가 ‘당구 여제’ 김가영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명상을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밤 시간을 보냈다. 아침 일찍부터 당구 테이블에서 혼자 연습을 하기도 했다.

피아비는 “아침부터 계속 ‘괜찮아, 괜찮아’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다”며 “이번에 큰 경험을 한 만큼 다음에는 조금 더 괜찮아질 것 같다.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피아비는 캄보디아에 있는 가족들 얘기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엄청나게 응원을 하고 문자도 많이 받았다”며 “아버지가 유튜브를 통해 경기를 보면서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준다. 어머니는 심장이 떨려서 경기를 못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이 우승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캄보디아의 어려운 사람들을 계속 돕고 싶다”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남들 놀 때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는게 목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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