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처참하지만…주식형 펀드, 쌀 때 담아볼까

연초 이후 수익률 -23.87%에 불과하지만
'쌀 때 사자' 4조원 넘게 몰려…인덱스펀드가 97%
펀드매니저 운용 '액티브펀드' 중 배당펀드가 인기
"기준가 800원대로 떨어진 펀드도…저가 매력 부각"
  • 등록 2022-09-25 오후 4:51:45

    수정 2022-10-10 오전 10:10:2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글로벌 증시가 혼돈에 빠지고 있다. 코스피 역시 2300선을 밑돌며 올 들어 23.09% 하락했다. 하지만 증시가 침체하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조금씩 적립식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를 모두 중시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기웃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위기는 기회?…주식형펀드에 돈 넣는 투자자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4조2488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중 97%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인덱스 펀드였고 3%는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국내 주식 종목을 선정하는 액티브 펀드였다.

인덱스 펀드 중엔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주식코스피200’에 연초 이후 8922억원이 순유입됐고 화학이나 반도체, 바이오 등 특정 섹터를 담는 ‘인덱스주식섹터’에 3663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외 코스피나 코스닥의 하락세를 추종하는 인버스 등 ‘인덱스주식기타’로 1조5729억원이 순유입됐다.

그런데 올해 들어 액티브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특히 액티브펀드 중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들을 주로 담는 ‘액티브주식배당’으로 1611억원이 순유입됐다. 실제 올해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 2위는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플러스펀드’, 3위는 ‘베어링고배당펀드’다. 이들 펀드에는 각각 707억원, 408억원의 자금이 올해 들어서만 몰렸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배당을 늘리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가격 결정력이 높아 원가, 비용 상승기에도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배당 증가율이 높은 배당 성장주의 주가수익률이 시장 대비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1.8%에 불과했으나 올해와 내년은 각각 2.6%와 2.7%를 전망한다”며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펀드매니저가 특정 섹터 내 종목들을 선정해 담는 ‘액티브주식섹터’에도 연초 이후 795억원이 순유입됐다. 특히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펀드(866억원)’에 자금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액티브주식섹터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는데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 덕분에 액티브주식섹터 전체가 자금 유입 우위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코어테크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신성장산업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기술 국산화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IT기업에 소재 부품 장비,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수익률은 처참하지만…‘쌀 때 담아라’

물론 주식시장이 침체한 만큼, 수익률은 좋지 않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87%에 달한다. 이 중 펀드매니저가 담는 액티브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39%로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25.43%)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액티브 펀드는 금리인상 이슈가 부각하며 올해 하락세가 가팔랐던 성장주를 빼고 배터리, 자동차 업종이나 음식료 등 방어주를 담으며 수익률의 약세를 줄여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인덱스, 액티브 모두 포함)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인 펀드는 1603개 중 3개(0.19%)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모두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주식펀드였고 펀드매니저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액티브펀드에서 연초 이후 가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퀀트 모델을 활용해 코스닥 중소형주를 담는 ‘현대M멀티-헤지코스닥벤처펀드’(연초 이후 -1.34%)로 나타났다.

액티브펀드 중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1.56%로 나타났고 ‘베어링고배당플러스펀드’와 ‘베어링고배당펀드’의 수익률도 각각 -11.60%, 11.54%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많아졌듯, 지금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주식형펀드들이 기준가 1000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라 할인된 가격으로 수익 증권을 담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수익률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가입시기인 만큼, 가격 매력이 부각된 펀드를 지금 매수해 장기 투자를 한다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기준가 1000원으로 운용을 시작한 펀드 중 일부는 800원대로까지 떨어져 같은 돈이면 보다 많은 수익증권(좌수)을 살 수 있게 됐다. 좌수(수익증권 거래단위)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기준가가 올라갈 경우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실제 ‘베어링고배당플러스펀드’의 기준가는 현재 838.27원 수준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펀드 시장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고 우려한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로 펀드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지 몇 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금융당국이 가치투자 대가로 불리던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나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시장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만한 일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또 그만큼 자정을 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장이 어려울수록 전문성을 갖춘 펀드가 믿을만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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