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긴축 쇼크 피했는데…美 모기지채권·원자재는 못 피했다

美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2.75%→3.25%
테이퍼링 시작하면 MBS부터 줄일거란 우려 탓
유동성 축소 예고→달러 강세→원자재 가격 급락
  • 등록 2021-06-18 오전 11:14:06

    수정 2021-06-18 오전 11:14:06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로나19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처음으로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미국 주택담보대출채권(모기지) 금리가 급등했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증시는 조기 긴축 쇼크를 피했지만 채권, 금 등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3.25%로 뛰었다. 이는 가장 흔한 모기지 금리로, 4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가을 모기지 금리는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올 2월까지만 해도 해당 모기지 금리 평균은 2.75%에 그쳤다.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애초 2023년 이후로 예상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앞당긴 영향이다. 모기지 금리는 연준 기준금리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지만, 연준 정책에 크게 영향받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연동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51%를 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연준의 채권매입 축소가 예고된 만큼 모기지 수요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모기지 금리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전 단계인 테이퍼링에 나설 경우 먼저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모기지 금리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이자를 못 받는 금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사진=골드프라이스)
금값도 떨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4.7% 급락한 1774.8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30일 이후 7주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며, 지난해 11월 5% 떨어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나임 아슬람 에이바트레이드 수석시장분석가는 “금리 인상 점도표의 공식 조정이 금값에 테이퍼 텐트럼을 가져왔다”며 “투자자들로서는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늘면서 금이 덜 매력적인 자산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5% 떨어진 71.04달러에 장을 마쳤다. 7월 인도분 구리는 파운드당 4.7% 내린 4.18달러에 마감했다. 구리는 이번 주 들어서만 8% 넘게 떨어졌다.

연준이 시중 유동성 공급을 줄이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달러 가치는 올랐고,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미 달러화로 가격이 표시되는 원자재 상품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짐 폴슨 리트홀드그룹 회장은 “조기 테이퍼링으로 인해 미 달러화 공급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상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급격히 상승한 원자재 가격이 이번 기회에 조정을 받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산업 수요가 늘었고, 올해 상반기 원자재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릭 로스 에버코어 ISI 기술 애널리스트는 “구리가 2006년 이후 가장 과매수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연준 발표 이후에도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17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 미만 낙폭을 보이는 데 그쳤으며, 코스피 지수와 닛케이 평균주가도 각각 전 거래일보다 0.42%, 0.93%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등 중화권 증시는 오히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내겠다는 연준의 예방접종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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