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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충민 한국생명과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7일 “백신 개발은 원래 10년간 10억달러(1조원) 정도 드는 장기간 프로젝트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은 (mRNA 백신 덕에 ) 1년도 안 된 10개월 만에 개발이 끝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부가 mRNA 백신 개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협력에 나서 mRNA 백신 기술에 관심이 높아진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물질 mRNA를 합성한 뒤 일종의 보자기와 같은 ‘지질나노입자’(LNP)에 싸서 인체에 주입하는 백신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이 mRNA 백신이다.
류충민 센터장은 “일반 (유정란) 백신의 경우 항체가 형성되고 항체만을 뽑아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mRNA 백신은 mRNA를 빠르게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다”며 “대량 생산한 mRNA를 보자기와 같은 지질나노입자로 싸면 되는데 2주 정도면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더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가 공개된 후 임상 1상에 필요한 백신을 만드는 데 25일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류 센터장은 향후 mRNA 기술 확보가 제약업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봤다. 그는 “원래 mRNA 백신은 감염병용 백신이 아니라 항암제용으로 많이 개발돼 왔다”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서 항암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mRNA 기술 확보에 전 세계 제약회사가 혈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체인저’ mRNA 백신에도 단점은 있다. 그는 “mRNA를 지질나노입자로 고르게 싸는 기술 자체가 상당히 고난도 기술”이라며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1세대 mRNA 백신이라고 부르는데 보자기를 싸는 기술이 부족해 부작용이 일어나고 -80도(화이자), -20도(모더나)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했다. mRNA 백신에 초저온 냉동의 콜드체인이 필요하고 향후 mRNA 백신의 ‘보자기 기술’이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mRNA 합성 자체는 쉽지만 이를 실험실 단계를 넘어 몇 천만명분의 대규모로 생산하는 기술은 넘어야 할 산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일단 기술 자체를 빨리 확보해야 한다”며 “특허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mRNA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기술과 안정화하는 보자기 싸는 기술 2가지 모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나노 기반기술이 발전돼 있어 정부가 충분히 투자를 많이 한다면 우리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