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메이커된 ‘블라인드’…회사에서 함부로 못지워요

철저한 익명앱 블라인드, 성과급과 수신료, LH 논란 주도
허점도 존재..유서 쓴 자살 우려자 못찾아
퇴사해도 계속 글 쓰기 가능(고객정보 서버에 없어)
회사로선 명예훼손 글이 올라와도 삭제 불가능
  • 등록 2021-03-07 오후 4:26:55

    수정 2021-03-07 오후 4:26:5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블라인드 앱


“블라인드 때문에 못살겠어요.” 한 대기업 홍보팀 직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성과급이나 노조 문제 등이 그대로 외부로 생중계된다고 하소연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로,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대한민국 직장인 300만 명, 미국 직장인 100만 명이 쓴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사용이 많고, 언론사 블라인드도 나름 활성화돼 있다.

LH 블라인드 글


블라인드가 이슈를 주도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 직원들의 성과급 불만 글 △카카오의 인사평가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 △수신료 인상에 대한 KBS 직원의 ‘KBS에 불만갖지 말고 능력 되면 입사하라’는 취지의 글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직원의 ‘LH직원은 부동산 투자도 못 하나’ 글 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때론 공감을, 때론 분통을 느끼게 했다.

블라인드는 ‘지나치게 솔직하다’는 평가와, ‘일부 사람의 의견이 전체인 양 평가받는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그런데 블라인드는 철저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자유로운 공간인 반면, 허점도 존재한다.

자살 우려자 못찾고 퇴사해도 글쓰기 가능

바로 ①유서 등을 쓴 자살 우려자를 찾을 수 없고(글쓴이 확인 불가)②퇴사해도 계속 글을 쓸 수 있고(처음 메일 인증이후 고객 정보를 서버에 남기지 않음)③회사 입장에서는 명예훼손 글이 올라와도 삭제가 불가능하다.회사의 조직적 삭제를 막기 위한 기술적 대책이 있기 때문이다.

블라인드를 서비스하는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블라인드는 회사별로 가입하는데 회사 이메일을 쓰느냐 여부만 인증하고 가입이 이뤄진다”며 “이 이메일도 평문 형태로 블라인드 서버에 저장되는 게 아니라 가입하고 나면 사라지고 블라인드 서버에는 계정 1,2,3 등의 형태로 저장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블라인드의 익명성은 카카오톡 같은 SNS에 ‘유서’를 쓰면 자살예방법(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경찰 등이 자살 의사나 계획을 표현한 사람의 정보 제공을 요청하면 카카오에서 그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는 것과 다르다. 개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또, 가입 당시 이메일 인증만 이뤄지고 이후에는 블라인드 계정 1,2,3 등으로 저장되기에 퇴사자들도 원한다면 이전 회사 커뮤니티에 남을 수 있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경쟁사로 이직한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블라인드 측은 이런 우려에도 익명성 추구 전략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블라인드의 근간은 이용자 개개인인데 우리가(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완벽한 보안이 이뤄지기 어렵다.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익명성 전략을)계속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감지시스템으로 회사 차원의 조직적 글 신고 안 통해

같은 맥락에서 블라인드는 플랫폼에서 글을 삭제하는 일도 못하게 만들었다.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블라인드 글은 작성자 본인만 가능하고 저희 권한이 아니다”라면서 “대신 숨김처리 기능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숨김처리 기능이 있다고 해서 회사 측의 조직적인 숨김 시도가 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특정인의 이름을 겨냥한 비하 글 등에 대해 게시물 단위로 신고를 받는데 순수한 것으로 판단돼야 자동으로 숨김처리된다”며 “그렇지 않고 동일기기로 여러 번 신고가 들어오거나 회사 측에서 조직적으로 팀을 짜서 신고하는 행위 등은 걸러낼 수 있도록 감지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