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내달 빅3 뒤집기 한판…‘깜깜이 中 리스크’ 관건

크래프톤, 공모가 밴드 기준 시가총액 최소 23조원
디즈니 비교해 주가수익률 산정…고평가 논란도
텐센트 등 매출원 집중…판호 규제 불똥 우려
배그 인도 출시 등으로 매출원 다변화 추진
  • 등록 2021-06-20 오후 3:54:20

    수정 2021-06-20 오후 9:38:24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불리는 크래프톤이 오는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뒀다. 크래프톤은 생존경쟁(배틀로얄)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배그)’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시장 전면에 등장한 게임 기업이다. 전신은 2007년 설립한 블루홀스튜디오다. 2011년 출시한 ‘테라’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다가 2017년 배틀그라운드로 단숨에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 반열에 올랐다.

이번에 뒤집기 한판을 노린다. 넥슨(도쿄증시)과 넷마블(251270)(코스피), 엔씨소프트(036570)(코스피)를 일컫는 게임 빅3를 시가총액으로 단번에 제칠 수 있어서다. 크래프톤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006만230주. 1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5만8000원~55만7000원이다. 공모가 밴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3조~28조원. 시가총액 10조원대에 머무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훌쩍 넘어서 23조원대인 넥슨과 최소 동률을 이룰 수 있다. 신(新) 빅4 체제가 예상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실적은 빅3 수준…시선은 디즈니


올해 1분기 크래프톤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4610억원, 영업이익 2272억원, 당기순이익 1940억원이다. 매출은 빅3에 뒤처지나, 영업이익은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가뿐히 앞질렀다. 1분기 전체 매출의 약 94%가 국외 실적인 점도 눈에 띈다.

크래프톤은 지난 19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로 희망시가총액 35조원을 제시했다. 근거가 된 비교회사는 빅3와 함께 중국 넷이즈, 미국 액티비전블리자드, 일렉트로닉아츠(EA), 테이크투인터랙티브 등 국외 유력 게임사를 꼽았다.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도 포함했다. 이를 통해 산출한 평균 주가수익비율(P/E) 거래배수는 45.2x로 자사 기업가치를 35조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평균 P/E인 45.2x는 EA(133.4x)와 넥슨(12.0x)의 양 극단값을 제외한 수치다.

비교회사 가운데 P/E가 가장 높은 회사는 88.8x인 월드디즈니다. 때문에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있다. 매출 구성이 미디어엔터 63.5%, 테마파크 36.5%로 크래프톤과 판이한 월트디즈니를 비교군에 넣었다는 이유에서다. 월드디즈니를 제외하면 나머지 회사의 평균 P/E는 37.9x로 낮아진다. 여기에서 P/E가 가장 낮은 테이크투인터랙터티브(23.6x)를 함께 제외하면 평균 P/E는 40.78x다. 이에 기반을 둔 크래프톤 기업가치는 31.6조원대다. 이리해도 게임 빅3 시가총액을 넘어선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표 이미지


◇‘예측불가’ 차이나 리스크


크래프톤의 시가총액 고평가 논란을 떠나 이전부터 회사가 마주한 최대 고민은 ‘차이나 리스크’다. 이번에 텐센트가 개발 서비스 중인 ‘화평정영’을 배틀그라운드(배그) 라이선스 게임으로 인정하면서 중국 판호 규제 이슈가 재차 불거졌다.

중국에선 게임을 유료 서비스하려면 정부에서 유통허가권인 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한국 게임은 판호 발급이 무기한 정지돼 왔다.

여파로 배그 모바일의 중국 유료 서비스가 막혔고, 이후 텐센트 화평정영이 출시돼 인기를 끈다. 화평정영은 배그 모바일을 빼닮은 데다 계정을 이관받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별개 게임으로 선을 그었으나 업계는 모종의 계약을 짐작했었다. 그러던 중 크래프톤이 로열티 수수료를 받는다고 인정한 것이다.

당시 크래프톤 처지에선 중국 매출을 전면 포기할 것이냐, 수수료 수익이라도 확보할 것이냐 기로에서 선택을 한 것이다.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에 A사로 표기한 주요 매출처는 텐센트로 파악된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 1조6704억원의 68.1%가 A사로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 규제는 예측 불가다. 지난해 넥슨은 최대 야심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연기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출시를 하루 앞두고 청소년 보호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중국 정부 규제로 짐작하고 있다. 해를 넘겨서도 출시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화평정영이 결과적으로 판호를 우회했는데, 중국 정부가 엄격하게 볼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중국이 사회주의 가치관을 보는 등의 판호 발급 기준을 새로 도입하면서 현재 산 넘어 산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도 뚜렷한 해법을 내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박청희 사무관은 판호 현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얘기할 부분은 없다. 외교 행사가 있을 때 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기존과 다를 바 없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분위기 좋다’ 인도 서비스 재개

크래프톤은 매출원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신작 ‘배그: 뉴스테이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얼마 전 사전예약자 규모가 1700만명을 돌파했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 지역을 제외한 수치다.

배그 모바일의 인도 시장 재진입도 앞뒀다. 출시 전 사전예약자는 2000만명을 넘겼다. 인도는 텐센트와 무관하게 크래프톤이 이익 전반을 가져갈 수 있는 지역이다.

배그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를 담은 단편영화도 곧 공개한다. 배그 지식재산(IP) 기반 첫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영화는 배우 마동석이 악명 높은 죄수로 출연하는 ‘그라운드 제로’다. 오는 26일부터 배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 시청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펍지 유니버스 기반의 게임 외 콘텐츠 제작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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