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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투자·지배구조 새 틀…JY '승어부 경영' 첫발 뗀다

[포스트 이건희 1년]①
엄중한 대내외 환경…李부회장, 경영전면 나설 듯
내달 美 제2파운드리 부지 선정 위해 미국行 관측
지배구조 새 틀·노사관계 정립…李부회장의 '숙제'
뉴삼성의 향방,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에 달렸다
  • 등록 2021-10-24 오후 7:19:22

    수정 2021-10-24 오후 9:28:37

‘삼성 부당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재계 고위 관계자)

25일부로 ‘포스트 이건희 시대’ 1년을 맞는 삼성이 본격적인 ‘뉴삼성’ 실현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 올해 8월 가석방 이후 말 그대로 ‘잠행 모드’로 일관해왔던 이재용 부회장이 대내외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게 재계 전반의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 최후진술에서 언급했던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는 게 진정한 의미의 효도) 경영의 시동을 걸 때라는 얘기다.

녹록잖은 대내외 환경…JY 경영 전면 나서나

작년 10월 고(故) 이건희 회장 작고 이후 이 부회장은 제대로 된 경영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1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사업장을 찾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며 ‘뉴삼성’ 혁신을 강조했지만, 이후 단 2주 만에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207일간 영어의 몸이 됐다. 올 8월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취업제한 논란 속에 경영전면에 나서길 꺼렸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적극 추진 중인 ‘청년희망ON’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유일한 대외 일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건이 바뀌었다.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야 하는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삼성 안팎에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탈(脫) 탄소·반도체 대전 등 글로벌 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지난 8월 말 내놓은 시스템 반도체·바이오·5G 차세대 통신·인공지능(AI)·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골자로 한 미래 투자에 대한 큰 그림을 구체화해 실행에 옮겨야 하는 처지다. 비록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미국의 인텔·대만의 TSMC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에 나선 상태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선 건 2017년 9조원을 들인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다. 올 5월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약속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증설 부지 선정도 이 부회장이 직접 결정해야 할 문제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내달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영국 유력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최첨단 반도체 패권을 노린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 부회장이 잘 나서지 않으려 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지만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자비한(ruthless)’ 면모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TSMC와 대적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표기업이 되려면 이 부회장이 빠른 시일 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었다.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지배구조·노사문제 ‘숙제’…연말 인사 ‘가늠자’


지배구조의 새 틀을 짜는 문제도 이 부회장 앞에 놓은 숙제 중 하나다. 현재로선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3개 태스크포스(TF)를 하나로 묶은 새 컨트롤타워를 세우되, 구조조정본부·미래전략실 등 과거 삼성 컨트롤타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안에는 컴플라이언스(준법·compliance) 조직을 두고 밖에선 외부 독립기관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밀착시켜 각종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부침을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지원 TF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외부용역을 맡긴 상태이며, 이 용역은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 지주사 설립 등도 검토 대상이다. 이 작업은 김지형 위원장 체제인 1기 삼성 준법위가 큰 그림을 그리고 내년 2월 출범하는 준법위 2기가 구체적 실행에 옮길 것이란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지난해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한 이후 첫 교섭에 돌입한 삼성전자 노사관계 정립도 이 부회장이 정면 돌파해야 하는 사안이다. 노조는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 1인당 107만원 지급 △코로나19 격려금 1인당 350만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매년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삼성의 얼개는 올 연말께 나올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사업에 더 많은 인재를 투입하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의중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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