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쿠팡에 전문 통번역사 100명이 일하는 이유

언어장벽 없는 근무환경 위해 동시통역 진행
영어보다 문제 해결 능력 중시하는 채용
신사업 늘어나면서 통역 인력 매년 증가
  • 등록 2021-06-10 오전 11:00:10

    수정 2021-06-11 오후 12:56:3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입사 7년차 이정화 매니저의 일과는 회의 일정 확인으로 시작한다. 이 매니저는 쿠팡 POSEIT(POSE(Products, operations, services and engineering) interpreters and translators)팀 소속으로 모바일·PC 백엔드, 머신러닝, 검색, UX(사용자 경험) 등 개발도메인 통번역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많아진 이 매니저는 주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회의 통역을 지원한다. 회의가 없는 시간에는 다음 회의 자료를 살피거나 번역 요청이 온 것을 처리하며 일과를 보낸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이 매니저와 같이 정규직 통번역사로 일하는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 이는 국내 기업과 기관을 통틀어 최대 규모다. 쿠팡이 기존 이커머스 사업외에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통번역사 수요도 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쿠팡 직원은 약 7000명이며, 쿠팡배송·물류 근로자를 포함하면 1분기 기준 쿠팡 직원수는 약 5만 4000명에 달한다.

이 매니저는 “쿠팡의 다이내믹과 빠른 변화 속도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지루할 틈 없이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는 직원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제가 도움이 됐다는 걸 느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쿠팡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100% 동시통역을 한다. 이를 통해 다국적 인재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언어장벽 없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인도의 개발자와 한국의 개발자, 미국의 개발자가 일을 하면 3명의 동시통역가가 들어가는 식이다.

언어의 장벽을 허문 덕분에 쿠팡은 ‘영어를 잘하는 인재’보다는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국적과 관계없이 채용할 수 있다. 통번역사도 개발 부문 외에 로켓배송, 상품 매입, 기획, 결제, 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임원의 해외출장 등을 지원하는 것도 통번역사의 업무다.

이 매니저는 쿠팡에서 일하는 장점으로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쿠팡은 ‘고객이 와우하게 만들자’(Wow the customer)라는 철학을 통해 누구나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책임을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통번역사로 입사를 하면 본인이 속한 분야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고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크로스 프로젝트’까지 맡을 수 있도록 지식을 확장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후 개인 평가와 팀의 기여도 등에 따라 시니어 통번역사로 승진을 할 수도 있다. 본인 선택에 따라 매니저가 아닌 전문 통번역사로 실력을 키우고 도메인 지식의 깊이와 범위를 확장해 갈수도 있다.

이정화 쿠팡 POSEIT팀 매니저가 직무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쿠팡)
이 매니저는 “모든 직원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 통역사들의 역할이 단순한 지원 업무가 아닌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함께 나아가는게 쿠팡 통번역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매니저는 인재 채용 과정에 면접관으로도 참석하고 있다. 이 매니저는 “쿠팡은 내부 조직의 통번역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성장을 함께할 인재를 찾는 일도 통번역팀 매니저에 중요한 숙제”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기본적으로 통번역 외에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기를 바라는 인재를 원한다. 통번역사라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도 따로 없다. 회의가 상호 간에 유연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허용된다. 일반 통번역사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매니저는 “쿠팡 지원자의 면접을 볼 때 오너십과 유연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쿠팡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유통이나 이커머스 관련 경험이 없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입사 후에 도메인 지식 공유세션이나 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회의나 번역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매니저는 “쿠팡에서 일하기 전에 쿠팡앱,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쿠팡의 주요 서비스를 한번 쯤 사용하는 것이 서비스 이해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쿠팡에서 일하려면 ‘통번역사는 이래야 된다’ 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화 쿠팡 POSEIT팀 매니저가 번역 업무를 하고 있다(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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