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노마스크 시대도 준비가 필요하다

  • 등록 2022-04-03 오후 7:28:33

    수정 2022-04-05 오전 7:14:34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했다는 소식이 한달여 전부터 연이어 전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정점을 한국보다 일찍 지난 이들 국가에서는 이제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등교를 하고, 공원에서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산책하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때도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응원한다. 한국은 아직 오미크론이 무섭게 확산하던 시기여서 매일 아침 노마스크 소식을 외신을 통해 접할 때면 우리는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부러울 따름이었다.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하루 신규 확진자 30만명대에서 20만명대로 줄어들자 정부는 앞으로 2주간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달렸지만 벌써 설렌다. 2주 후면 아직 봄꽃이 완연할 때다. 벚꽃 절정은 지날 수 있어도 다른 꽃들이 연이어 핀다. 2년간 마스크로 가리고 있었던 코와 입이 자유로워진다면 봄내음이라는 것을 다시 맡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한편으론 이번엔 진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앞서 두 차례나 정부는 실외 노마스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가 4차 대유행으로 며칠만에 철회됐고, 11월엔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으로 연말에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확진자 폭증으로 없던 일이 됐다.

이미 양치기 소년이 된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이번 만큼은 기대를 가져볼만한 것은 앞선 해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코로나 대유행에 대한 경각심보다 K방역에 대한 자화자찬이 급선무였던 때도 아니고, 백신 접종을 유도하기 위한 섣부른 인센티브 차원도 아니다. 오미크론이 휩쓸고 지나간 이후 팬데믹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으로 전환하는 조짐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확진자 수 감소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엔데믹으로의 전환에 따른 결과가 노마스크 시대다. 우선은 실외로 제한되긴 하지만 노마스크 시대는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 지금도 실외에선 2m 거리가 유지되면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다. 2020년 11월 마스크착용 의무화 이후 쭉 그랬다. 도심 길거리나 공공장소 등에서 2m의 거리두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실내나 실외나 마스크를 쓰고 다녔던 것이다.

현행 기준으로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면 당장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이들과 여전히 수십만명의 확진자 발생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이 이 2m의 거리를 두고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또 실외에서 마스크 벗기를 허용하면 자연스럽게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지침을 지키는 것도 느슨해질 수 있다. 이는 이미 미국 등 먼저 마스크를 벗은 국가에서도 일어난 일이다. 실외 마스크 벗기를 허용했지만 우버 택시 안이나 상가 안에서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 사이의 마찰이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나 오미크론의 폭증으로 코로나 완치자가 급격히 늘어난 지금 이들은 항체가 생겼다며 마스크를 벗고 싶어하고,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불안한 시기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던 당시 마스크를 안쓴다고 혹은 쓰라고 했다며 심심찮게 일어났던 폭력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애매한 기준을 그대로 둔 채 알아서 해라 식의 노마스크 정책은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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