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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들의 은행 가계 대출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시장금리가 꿈틀거리는데다 규제 역효과까지 맞물리면서다. 반면 은행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조용히 웃는 상황이다.
오르는 시장금리‥신한·농협銀, 주담대 우대금리 축소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를 포함한 4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1등급 기준)는 연 2.4~3.6% 수준이다. 작년 7월과 비교하면 0.5~0.6%포인트 안팎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1월 2.83%로 집계됐다. 5개월 연속 오름세를 탔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6개월 전과 비교해서는 0.21%포인트 올랐는데,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46%로 6개월 전보다 0.54%포인트 뛰었다. 1억원을 빌렸다면 반년전보다 이자부담이 연간 약 50만원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와 연동하는 시장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7월 말 0.76%였던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0.84% 정도다. 약 0.08%포인트 움직인 데 그친 것이다. 지금까지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것 은행이 가산금리나 가감조정금리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과 주식 투자 목적 대출을 줄인다며 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깎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자부담이 커진 것이다.
NH농협은행은 8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연 0.3%포인트 축소키로 했다. 최초 신규 고객에게 금리 연 0.2%포인트를 우대하는 것을 없앤다. 또 단기변동금리를 선택했을 때 적용받는 우대금리를 0.2%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줄인다. 우대금리를 축소해 실질적인 주담대 금리를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우대금리 최대 한도(연 1.2%포인트)는 그대로 유지한다.
장기채 금리 상승‥은행권 수익성 개선
앞으로는 시장금리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5일(현지시간) 장 중 한때 1.626%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려 풀어놓은 돈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미국 영향을 받으며 우리나라 국채 10년물도 연 2%를 넘었다. 2년 만에 처음이다. 물가 상승 기대감, 재정확대에 따른 국채 수급 불안감을 고려하면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국채금리가 뛰면 자연스레 은행채를 포함한 다른 채권의 금리도 오르는 구조다.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에만 100조5000억원이 늘어 1000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은행 가계대출의 약 70%가 변동금리 상품인데, 대출자 3명 중 2명이 금리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상승을 반기고 있다.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은행은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해 혜택을 보는 대표 업종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달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가계대출금리 상승 영향이 나타나면서 올해 은행 순이자이익 개선 폭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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