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입김 우려크다”…‘경찰국 반대’ 삭발 나선 일선 경찰관들

4일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 앞서 삭발 시위 진행
경찰국 대신 국가경찰위 실질화 등 촉구
5일부터 세종시 행안부 앞서 시위
  • 등록 2022-07-04 오전 11:49:08

    수정 2022-07-04 오전 11:49:0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일선 경찰관들이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안에 반대하며 릴레이 삭발 시위에 나섰다. 릴레이 삭발 시위는 4일을 시작으로 세종정부청사 행안부 앞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차기 경찰청장 지명이 임박한 상황에서, 차기 지휘부로서도 내부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민관기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맨 왼쪽) 등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삭발식을 갖고 있다. (사진=황병서 기자)
경찰의 노동조합 격인 전국 경찰직장협의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안부 소속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민관기 충북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을 비롯해 유희열 경기 고양 경찰서 직협회장, 주동희 경남 양산경찰서 직협회장, 한왕귀 전북 군산경찰서 직협회장이 참여했다.

‘29년 경력의 하위직 경찰관’이라 소개한 민관기 직협회장은 삭발에 앞서 “1991년 내무부에서 경찰청 외청으로 독립하면서 우리 경찰은 지난 과거를 속죄하며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지금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안 발표로 인해 민주경찰 역사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신설안에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비롯해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할 수 있는 고위직 인사제청권과 지휘감독권안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경찰은 고위직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로 진출이 가능한 검사와도 처지가 다르기에 인사에 매우 취약하고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경찰은 자연스럽게 정권 눈치를 보게 되고, 개별 수사에도 정권 입김이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직협 측은 성명서를 통해 경찰국 신설 대신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 △자치경찰제 이원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경찰 견제 강화안으로 제시했다. 주동희 경남 양산경찰서 직협회장은 “경찰의 민주적 통제 강화를 위해 행안부 소속 국가경찰위원회를 독자적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실시해 위상을 강화해 달라”면서 “권력의 분산과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서비스 제공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치경찰제를 이원화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이 신뢰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야합을 막아내고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여 수사할 중대범죄 수사청을 신속히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직협 측은 오는 5일부터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전국 단위 경찰서 직협 회장 등이 매일 3명씩 릴레이로 삭발식에 참여하고, 민 회장은 단식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 회장은 간담회 이후 차기 경찰청장을 향해 “내정되면 13만 경찰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행안부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력에 견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 등 통제 강화 구상을 밝혔다. 경찰국의 경우 이달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하고, 8월 말께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민관기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왼쪽부터 여섯번째) 등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회견을 갖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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