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아있었다면…" 71년만에 가족품 안긴 6·25 영웅들

유가족 유전자 시료로 유해발굴 후 신원확인
아버지 유해 확인 위해 직접 유전자 시료 채취한 아들 지난해 고인돼
귀환행사 진행 후 현충원에 안장 예정
  • 등록 2021-10-25 오후 1:30:05

    수정 2021-10-26 오후 3:52:13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6·25 전사자들이 71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5일 강원지역과 경북 칠곡지역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들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들에게 유해와 유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전사자는 고(故) 송달선 상병(당시 하사)과 김시태·정창수·임석호 일병이다.

고(故) 송달선 상병의 유해와 유품.
고 송달선 상병은 1925년 5월 7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태어났다. 고인은 입대 전 배우자를 만났고 당시 5살이었던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참전했다. 2011년 사지골, 대퇴부를 포함한 유해와 전투화, 가죽끈 등의 유품이 발굴됐으나 그간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인의 아들이 2019년 제주보건소에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채취에 참여하면서 신원이 확인된 것이다. 아버지를 평생동안 그리워하던 아들은 지난해 3월 사망해 이 소식을 미처 듣지 못했다.

고인의 며느리 양금자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아버님의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면서도 “아버님을 잘 모실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고 김시태 일병은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했다. 다부동 전투는 6·25 전쟁 초기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한 결정적 전투다. 영화 ‘태극기 휘달리며’의 모티브가 된 고 최승갑 하사(2000년, 유해발굴사업 시작 후 첫 번째 신원확인)도 이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다.

입대 당시 스무살이었던 고 김시태 일병은 참전 두 달도 되지 않아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은 발견되지 않은 채, 이번에 발굴된 것은 정강이뼈 부위 유해였다. 고인의 조카 김형택 씨는 “기적을 만난 것 같다”며 빨리 삼촌을 국립현충원에 모시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故) 정창수 일병의 유해와 유품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떠난 18세 청년도 70세가 된 동생과 만났다. 고 정창수 일병은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춘천-화천 진격전(1950년 10월 4~8일)에서 전사했다. 2010년 두개골, 대퇴골, 정강이뼈를 포함한 부분 유해와 전투화 밑창, 단추 등 유품이 발견됐다.

고(故) 임석호 일병의 유해와 유품
고 임석호 일병은 21세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한 후 6개월 만에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1951년 8월 18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개된 백석산 전투는 6·25전쟁 중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고지전 중 하나다. 89세가 된 고인의 남동생 임동호 씨는 “형님의 유해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준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특히 내가 있는 곳까지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준 박성은 탐문관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179명이 됐다. 국유단은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하고 이후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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