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시간에 ‘총알구멍’ 세는 초등학생들..러시아 ‘애국교육’ 강화

러시아, 학생들 대상으로 '애국 교육' 강화..매주 월요일 국기 게양식
"에이(A)는 군대(Army)"..알파벳도 바꿔 배우고 수학시간엔 '저격수' 등장
  • 등록 2023-06-05 오후 4:22:55

    수정 2023-06-05 오후 4:22:55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애국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한 초등학교의 수학 시간. (사진=러시아 SNS 프콘탁테)
NYT는 최근 한 달 동안 러시아 사회학자, 교육자, 학부모, 학생들을 인터뷰하고 러시아 각 지역학교가 온라인에 게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 4만여 개 공립학교 전체에 ‘애국 콘텐츠’를 강화하는 정부의 노력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중요한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과정에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포석을 놓았다고 한다.

러시아 교육 당국이 추진한 ‘중요한 대화’에 따라, 각 학교는 매주 월요일 오전 8시에 러시아 국가에 맞춰 국기를 달아야 한다. 또 교실에서는 러시아 역사의 주요 사건을 주제로 1시간 동안 수업을 해야 한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용감함의 교훈’, ‘우리 안의 영웅들’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러시아 군인을 찬양하는 내용의 시를 쓰도록 권장됐다.

러시아 SNS인 프콘탁테(VKontakte)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수업에 총알구멍을 연상시키는 과녁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수업의 이름은 ‘저격수’로, 칠판에 그려진 표적에 별 스티커를 총알구멍처럼 붙이며 진행됐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기념비 앞에서 모형 자동소총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에이(A)는 군대(Army), 비(B)는 형제애(Brotherhood)’로 알파벳을 가르친다고 한다.

이 밖에 학교의 이름을 전사한 군인의 이름으로 바꾸거나 군인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강연을 다니는 등 사례도 있다.

이러한 애국 교육은 러시아 사회를 군사화하고 군대를 존경하도록 미래 세대를 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제를 강화하려는 시도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역풍을 우려해 애국 교육 프로그램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중요한 대화’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은 지역 교육자들에게 맡기고 애국 교육을 꺼리는 학부모들은 수업을 빠질 수 있게 해주는 등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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