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캐피털 다 하는데" 대환대출, 보험사만 아직 'NO'인 이유

보험사 빼고 열린 '대환대출 인프라'
"신용대출 취급액 적어···실익 없다 판단"
'11조' 주담대 시장 열리면 "보험사 진입 전망"
  • 등록 2023-06-05 오후 4:27:49

    수정 2023-06-05 오후 4:27:49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털 등 금융권에선 ‘대출 갈아타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보험업계만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취급이 적은 보험사 입장에선 아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시장에 무리하게 진입할 필요가 없어서다.

다만 올 연말 대환대출 서비스에 신용대출에 이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까지 열리면 보험사들도 해당 시장의 플레이어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잔액 기준으로 1000조원을 훌쩍 넘긴 주담대는 ‘시장성’이 큰 데다,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비중도 높아 ‘수익성’에 있어서도 충분한 사업 동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대환대출 고객 잡기 나선 금융권···보험사는 ‘시큰둥’

5일 금융업계는 대환대출 고객 잡기에 한창이다. 플랫폼사들은 제휴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을 출시하거나 신용대출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등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적극적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탈사 등 금융사 53곳에서 받은 기존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번에 갈아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금융사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데다, 기존 대출을 신규 대출로 이동할 때 자동 상환되는 시스템이 있어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현재는 신용대출만 대환이 가능하며, 2금융권 중에선 보험사는 참여사 리스트에서 빠져있다.

대환대출이 금융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시점에서 보험업계만 시큰둥한 까닭은 ‘보험사·소비자 입장에서 모두 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고려하는 주효 포인트가 ‘금리’와 ‘한도’인데, 보험사의 금리가 타 2금융권보다 낮더라도 한도가 적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간 보험사의 신용대출 잔액은 7조~8조원이고 비중으로 따지면 10%로 채 안되서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금리가 낮고 한도가 높은 곳으로 갈아타는 게 대환대출의 핵심인데, 보험사의 신용대출 한도는 은행권에 비해 구조상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험사 대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신용대출이 아닌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가계 보험약관대출금은 66조1423억원으로 3개월 만에 4123억원이 늘었다. 대환대출은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신용대출과 달리 신용위험이 없고 대출채권의 수익률을 높은 반면 리스크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건전성·수익성 이슈도 있다.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시행되면서 보험사들은 무리한 사업 확대는 지양하는 반면 수익성 확대에 전략적 초점을 맞춰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 일반대출채권(신용대출 포함)의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킥스 도입 이후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위험 대비 수익성은 각각 0.3%포인트(p), 0.18%포인트 급감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속내 복잡한 보험업계 “그래도 주담대는···”

하지만 올해 말이 되면 보험업계의 분위기도 적극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시장이 대환대출 인프라로 들어오면서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주담대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해당 시장 내 보험사의 역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주담대 잔액은 101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보험사 주담대 잔액도 꾸준히 늘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5000억원 증가한 5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9조대 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 취급이 적은 보험사들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섣불리 들어가면 오히려 ‘집토끼’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의 경우, 보험사 비중도 상당해 주담대 인프라에는 참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주담대 시장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열리는 연말께 보험사들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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