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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장기화 공포? 지금은 오히려 ‘착한’ 인플레이션”

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나라경제 10월호 기고
“통화정책 정상화·보복소비 감안, 인플레 가능성 낮아”
“저소득층 생활물가 상승은 부담…수급안정 정책 필요”
  • 등록 2021-10-22 오후 5:07:19

    수정 2021-10-22 오후 5:07:19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쌀·달걀 등 밥상물가와 주유비 등 에너지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는 미국의 경고도 심상치 않다. 그렇다면 정말 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일까? 코로나19 위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비·투자 증가에 따른 일시적 물가 상승을 두고 인플레이션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7일 송파구의 한 주유소에 유종별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정책 정보지인 ‘나라경제 10월호’ 기고문을 통해 “보복소비·기저효과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장기 추세로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플레이션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꼽힌다. 유동성이 풀리면서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건 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또 세계 경제 회복으로 에너지, 원자재 등 수요가 늘면서 최종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이유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동성과 수요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김 실장은 “2분기부터 통화정책 정상화가 논의되기 시작했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을 앞둬 유동성이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뒷받침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잠재수요가 폭발해 나타나는 보복적 소비·투자가 장기 증가세인 기조적 수요와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간 이동 제한으로 노동력 부족 등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성격도 있다. 최근 발생하는 반도체 공급난도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 중간재 가격 상승 등 영향이 반영된 측면이다.

김 실장은 “비용 상승 요인도 장기적이라기보다는 국지적으로 발생한 재난·재해거나 코로나19 종식 시 완화될 압력”이라며 인플레이션 장기화 요소에서 제외했다.

또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가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 기저효과가 작용한 만큼 몇 달간 물가 상승률이 높다고 인플레이션 공포와 연결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미지=나라경제 10월호)


오히려 인플레이션보다는 구조적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실장은 “물가상승률은 2000년대 3.5% 수준에서 2010년대 이후 1%대로 내려왔다”며 “전체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도 2019년 1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마이너스였다가 이후 소폭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은 인플레이션은 ‘착한 인플레이션’(benign inflation)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만드는 리플레이션(Reflation)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낮지만 물가 압력이 저소득층에 불균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비는 필요한 상황이다.

김 실장은 “고용 회복이 지연돼 근로소득이 뚜렷하게 증가하기 어렵고 시중 금리 상승으로 이자상환 부담은 가중돼 저소득층에게 생활물가 상승이 상당한 고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겨울 한파, 설 연휴, 가축 전염병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치솟을 수 있어 식료품 수급안정을 위한 정책적 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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