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네탸나후 12년 장기집권…좌파부터 극우까지 손잡은 이스라엘

좌파·중도·극우·이슬람 등…건국이래 최초 '무지개 연정'
네타냐후 장기집권 피로감·개인 비리 반감 작용
신임 베네트 총리 "네타냐후보다 더 강력한 우파" 자처
美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장 좋은 친구…안보지원 계속"
  • 등록 2021-06-14 오후 12:56:07

    수정 2021-06-14 오후 12:56:07

이스라엘 극우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 네타냐후 이후 차기 총리를 맡는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12년 장기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그를 몰아내자는 기치 아래 좌파와 극우뿐 아니라 아랍 정당까지 연정(聯政)을 구성, 이를 의회가 승인하면서다. 다만 반(反)네타냐후 이외에는 공통점이 없는 이번 연정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속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13일(현지시간) 특별총회에서 야권 정당들이 참여하는 새 연립정부를 승인했다. 신임투표에서 의원 120명 가운데 60명이 연정을 지지했다. 59명이 반대, 1명 기권으로 연정이 승인되며 네타냐후 실각이 확정됐다.

이스라엘로서는 12년만의 정권교체다. 네타냐후는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맡고 물러난 뒤 2009년부터 현재까지 다시 장기집권했다. 총리 재임 기간만 15년 2개월에 달한다. 연정 출범 배경으로는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뇌물 수수 혐의 등 네타냐후 개인 비리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네타냐후의 뇌물 수수 혐의를 규탄하는 시위대 (사진=AFP)
연정에 참여한 정당 면면만 봐도 이념으로 뭉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좌파 성향의 노동당에서 극우 성향의 야미나, 중도인 예시 아티드와 아랍계 이슬람주의 정당 라암까지 13개 정당 중 8개 정당이 참여했다. 1948년 건국 이후 독립 아랍 정당을 포함한 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 장관도 8명으로 역대 최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는 극우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맡는다. 불과 의석 7석을 가진 소수당 대표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반네타냐후 블록의 부족한 의석을 채우는 대가로 순번제 총리의 첫 주자 자리를 꿰찬 덕이다.

베네트는 강경한 유대교 원리주의자로, 평소 네타냐후보다 더 강력한 우파를 자처해왔다. 팔레스타인을 향한 자극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은 총살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가 되면 이스라엘은 국가적으로 자살하게 된다”는 식이다.

이스라엘 의회가 건국 이후 최초의 무지개 연정을 승인하자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사진=AFP)
하지만 베네트가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무지개 연정’으로 불리는 이번 연정이 건국 이래 최초로 좌파, 중도, 우파, 아랍계까지 모인 만큼 이념이 다양해 독단적으로 정책을 이끌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서다. 일부 정당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등 동성애자 권리를 증진하기를 원하지만 이슬람 정당인 라암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민족종교 정당 야미나는 종교 규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타 정당을 반대하고 있다.

차기 정부의 과제는 이스라엘 경기 부양이 될 전망이다. 베네트는 최근 경제 문제나 코로나19 등 합의할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논란이 되는 문제는 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념을 포기해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일을 연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념적으로 충돌을 빚을 수 있는 문제는 피하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새 정부를 환영했다(사진=AFP)
한편 이스라엘의 강력한 우방 미국은 새 정부를 환영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 내고 “미국민을 대표해 이스라엘의 새 내각 모든 이들을 축하한다”고 했다. 양국 간 긴밀하고 지속적인 관계의 모든 측면을 강화하고자 베네트 총리와 협력하길 고대한다며 “이스라엘은 미국이 가장 좋은 친구”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의 안보 지원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지하는 데 있어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에 이스라엘을 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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