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사태 추모자 23명 연행…국제사회 비판에 中 '발끈'

톈안먼 사태 추모 행사 4년째 불발
유엔 "표현의 자유 행사한 이들, 석방하라"
中외교부 "홍콩, 일국양제 올바른 길 가고 있어"
  • 등록 2023-06-05 오후 4:40:42

    수정 2023-06-05 오후 4:40:42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홍콩 경찰이 6·4 톈안문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려던 시위대 23명을 연행했다. 홍콩은 2019년까지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톈안먼 사태를 공개적으로 추모할 수 있는 곳이었지만,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매년 홍콩을 뜨겁게 달궜던 추모 열기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유엔은 우려를 표하며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자 중국 외교부는 홍콩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2019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톈안먼 사태 추모 행사(왼쪽)과 2023년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 모습 (사진=AFP)


5일 홍콩 경찰은 전날 홍콩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남성 11명과 여성 12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6·4 톈안먼 사태 34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촛불을 들거나 시위를 벌였다. 홍콩의 유명 활동가인 알렉산드라 웡은 꽃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톈안먼 사태를 보도한 1989년 6월 4일의 신문을 프린팅한 의상을 입은 남성 등도 경찰에 연행됐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이들 전원이 구금된 것은 아니며 일부를 제외하고 석방됐다.

홍콩 경찰은 전날 폭동 진압 및 대테러 요원을 포함한 6000명의 인력을 빅토리아 공원 인근과 주요 관공서 순찰에 투입했다. 톈안먼 사태 이듬해인 1990년부터 2019년까지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던 빅토리아 공원 근처에는 장갑차도 배치됐다.

홍콩은 톈안먼 사태 추모 행사를 불법으로 규정짓지는 않았지만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추모 행사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추모 행사를 금지했다. 올해는 공원 절반이 보수 공사에 들어갔고 나머지 절반에선 친중 단체의 홍콩 중국 반환 기념 행사가 열렸다.

4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이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창문에 촛불을 전시했다. (사진=AFP)


국제사회에선 홍콩 당국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트위터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평회로운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모든 이들을 석방하라”고 홍콩 정부에 촉구했다. 홍콩 주재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총영사관 등 외국 대표단은 사무실 창에 촛불을 전시하거나 톈안먼 34주년을 기념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홍콩은 혼돈에서 안정과 번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일국양제의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외부 세력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홍콩에 쓸모없는 정치적 조작을 가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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