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라고? 이젠 ‘주류’다”…韓‘서브컬쳐 게임’ 조용한 반란

과거 비주류였던 미소녀 중심 ‘서브컬쳐’ 게임 대세로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2년만에 日시장 매출 1위
日서 TV애니 제작도, 국내서도 ‘에버소울’·‘니케’ 등 성공
주요 장르로 자리매김 과정, 이용자 소통 신경써야
  • 등록 2023-01-25 오후 4:00:12

    수정 2023-01-25 오후 7:31:1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미소녀를 전면에 내세운 국내 ‘서브컬쳐 게임’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오타쿠(オタク·특정 취미에 몰두한 사람) 게임’으로 불리며 비주류로 분류됐던 서브컬쳐 게임이 높은 게임성과 다양한 콘텐츠를 무기로 게임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 지식재산(IP)이 ‘서브컬쳐 강국’ 일본에서 현지 앱마켓 매출 1위를 찍는 등 글로벌 성과도 눈에 띈다.
넥슨게임즈가 지난 24일 ‘블루 아카이브’ 일본 서비스 2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미지. (사진=넥슨게임즈)
넥슨 ‘블루 아카이브’ 日진출 2년만에 매출 1위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쳐 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이날 0시50분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처음으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넥슨게임즈가 2021년 2월 일본 시장에 ‘블루 아카이브’를 론칭한지 약 2년 만이다. ‘블루 아카이브’의 종전 일본내 최고 기록은 매출 2위였는데, 이를 경신한 것.

‘블루 아카이브’는 청춘 학원물에 밀리터리 판타지를 결합한 모바일 미소녀 수집형 게임으로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가 개발했다. 국내서도 대표 서브컬쳐 IP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서브컬쳐 본가’ 일본에서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서브컬쳐 게임 IP의 역량이 일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MX스튜디오는 서브컬쳐 분야에서 조예가 깊은 인력들로 구성됐다. ‘라이트노벨’ 작가 출신인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 그리고 김용하 총괄PD 등은 서브컬쳐 분야에서 ‘덕후’로 유명한 인물들이다.

이처럼 개발 단계에서부터 서브컬쳐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데다, 넥슨이 오랫동안 구축해 온 모바일 게임 운영 노하우까지 더해져 ‘블루 아카이브’만의 게임성이 일본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게임즈는 최근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TV애니메이션 제작 계획도 발표하는 등 현지 IP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총괄 PD는 “올해 ‘블루 아카이브’가 IP로서 꾸준히 자리매김 해나가는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며 “게임 서비스는 물론, 게임 외적인 미디어 전개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넥슨게임즈가 일본에서 선보인 ‘블루 아카이브’ OST 앨범 자켓. (사진=넥슨게임즈)
국내서도 주류로…韓서브컬쳐만의 정체성 필요

국내 시장서도 서브컬쳐 게임은 주류로 이동 중이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293490)가 국내 유통한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일본 사이게임즈 IP)가 시작점이다.

‘우마무스메’는 지난해 출시하자마자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서며 단숨에 ‘리니지’류 게임 일색이던 한국 게임 시장에 큰 존재감을 나타냈다. 이전까지만 해도 서브컬쳐 게임은 일부 이용자들에겐 인기가 많지만 ‘돈 안되는’ 분야였다. 하지만 ‘우마무스메’ 출시 초창기 하루 매출 150억원을 달성하며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견 게임사 시프트업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서브컬쳐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자체 IP)도 큰 영향력을 보였다. ‘우마무스메’의 성공에 뒤 이어 국내 론칭한 ‘니케’는 출시 초기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W’를 밀어내고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올 초엔 일본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성공에 이어 연초 론칭한 ‘에버소울’(자체 IP)도 매출 10위권을 오가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고 중국 호요버스의 ‘원신’, 즈룽게임즈의 ‘아르케랜드’ 등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류 MMORPG만 존재했던 국내 게임 시장에 서브컬쳐라는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은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이제 서브컬쳐 게임은 비주류를 넘어 대중화되는 과정에 서 있다. 단순히 캐릭터성에만 기대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축적된 모바일 게임 서비스 경험, 다양한 외부 협업 콘텐츠 등이 결합돼 한국 서브컬쳐 게임만의 정체성을 구축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캐릭터’ 자체를 육성하고 애정하는 것에 의미 부여를 하는 서브컬쳐 게임 이용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 보다 밀도 있는 이용자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루 아카이브’, ‘니케’ 등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이 본고장인 일본, 한국에서 성과를 거두며 하나의 주요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모으고 육성하며, 게임의 세계관을 즐기는 장르의 특성에 대한 대중적인 저변이 확장돼 앞으로도 하나의 대세 장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우마무스메’의 성공에 이어 올초 론칭한 서브컬쳐 게임 ‘에버소울’ 메인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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