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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회사경영 우습게 아는 바이오 창업자들

국내 바이오 창업자 대부분 연구 전문가 출신
경영은 문외한인데 CEO 중책 맡는 것 당연시 문화
회사도약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창업자 자신"
반면 미국 바이오 창업자는 CEO 대신 연구소장 맡아
대규모 자금,장기 사업업종 CEO 전문성이 성패좌우
글로벌 기업도약하려면 전문성 살린 인사...
  • 등록 2021-06-16 오후 2:13:45

    수정 2021-06-16 오후 3:14:07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아무리 뛰어난 신약 연구개발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신약개발과 회사경영은 별개의 문제다. 이 두가지를 구분하지 제대로 못하다보니 신약개발 경력의 바이오벤처 창업자 대부분이 최고 경영자(CEO)로 전면에 나서면서 상당 회사가 중도에서 큰 난관에 부딪히는 것을 피할수 없게 된다.”

최근 만난 국내 대표적 바이오업체 창업자 겸 CEO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창업자들 자신”이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왔으니 당연히 회사경영에서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수 있을 것으로 스스로를 고평가하는 바이오기업 창업자들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도약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물론 회사를 창업한 자가 직접 대표를 맡아 책임지고 그 기업을 키워보겠다고 도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바이오 기업을 창업한 신약전문가들 중에서도 뛰어난 경영능력까지 겸비한 자들도 많다. 하지만 바이오 기업 창업자가 경영자적 자질이 부족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바이오 업종은 특성상 대규모 연구자금과 10여년이라는 장기간의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다보니 어느 업종보다 경영자의 뛰어난 자질과 수완이 요구된다. 그러다보니 그의 평가대로 신약개발 전문가로 바이오기업을 창업, 수준이하의 경영자적 능력에도 CEO로 기업경영을 좌지우지하다가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굳이 회사명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한때 국내 바이오업계의 대명사로 불리다가 지금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여러 바이오기업들도 예외없이 부족한 경영자질을 갖춘 연구개발 경력의 창업자가 CEO를 맡아 회사경영을 전담했다.

이들 몰락하는 기업은 경영이 미숙하고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겪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회사경영을 한 경험이 전혀 없는 연구 전문가가 회사를 창업해 최고경영자로 경영전반을 관장하다보니 불가피하게 벌어지고 있는 결과물이다.

글로벌 제약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시점에서 이제는 바이오기업 창업자=CEO라는 공식은 내던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신약개발 전문가로서 바이오기업을 창업하면 CEO 대신 연구소장이나 최고기술책임자(CTO)등의 중책을 맡아 끝까지 전문성을 살리는 게 회사를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바람직하다. CEO는 다양한 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해본 경력의 소유자를 영입하는게 회사 성장에 유리하다. 그것이 바이오벤처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영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절대강자인 미국의 바이오기업들은 우리와는 달리 철저하게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사전략을 펴면서 회사를 키워내는 것이 일반화되어있다. 특히 연구개발 경력을 갖춘 창업자가 CEO를 맡는 경우는 국내와는 정반대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문성을 중시한다.

연구개발 전문가 출신의 창업자는 회사경영 전면에 나서는 대신 연구개발 총괄직을 수행하며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경영은 검증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전권을 위임하는게 관례가 돼있다. 미국 바이오벤처들이 회사 경영을 예측가능하게 만드는 한편 시행착오도 최소화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수 있는 배경으로 손꼽힌다.

최근 코로나19 백신개발로 글로벌 제약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모더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 2011년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로 외부에서 영입된 스페판 방셀은 경영대학원(MBA) 출신으로 제약연구개발 경험은 전무한 경영인이다.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 영업임원과 다국적 바이오텍 업체인 바이오메리우스 CEO를 거친 인물이다. 바이오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모더나 창업자들은 경영 전면에 전혀 나서지 않는다.

“손에 무언가를 꽉 움켜쥐고 있으면 더 큰 것을 쥘수 없다. 손바닥을 펴고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릴 때 비로소 더 큰 것을 움켜잡을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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