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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한국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한국씨티은행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방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방향은 나오지 않았으나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자산관리 시장의 강자인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어 소매금융 사업의 매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에서는 1금융권 진출을 노리는 오케이금융이나 수도권 진출을 노리는 DGB금융지주를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오케이금융 역시 시너지를 생각해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케이금융 입장에서 1금융권 라이센스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도 유력 후보로 분류됐다. 지방금융지주 중 유일한 원뱅크(지주 산하 은행이 1개) 구조인데다 수도권 진출에 대한 염원이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인수를 검토할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선을 그었다. 내부적으로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 비용과 인수 후 인건비 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국내 금융지주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WM 부문에서 강자라고 해도 신한이나 KB 등이 그에 못지 않은 규모로 WM 사업분야를 키워놓았다”면서 “점포 축소를 해야 하는 와중에 이를 인수해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사업부를 매각하려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연봉이 높은 고참 직원이 많아 인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미은행 시절부터 강력한 호봉제를 유지했고, 2014년 이후부터는 신입행원도 잘 뽑지 않아 고령화 돼 있다”면서 “이 부분이 조정된다면 인수자들의 관심을 받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씨티은행 측도 후속 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금융감독당국과 상의를 거쳐 공개하고 관련 당사자들과 협의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