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실망시킨 美파월…FOMC 앞두고 모종의 '계획' 염두에 뒀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안정책에 침묵
실망한 금융시장…금리 폭등-증시 패닉
일각, 열흘 앞둔 FOMC서 파월 주시해야
안정책 언급 등 적극 대응 위한 판깔기?
  • 등록 2021-03-05 오후 4:00:25

    수정 2021-03-05 오후 4:00:25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오는 16~1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롬 파월(사진)이 직접 나설 수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국채금리 안정책을 기대했던 시장의 바람을 사실상 못 본척한 배경에 모종의 ‘계획’을 염두에 둔 일종의 제스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커지는 인플레이션 부담 속에 반전을 도모할 안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약 열흘 뒤 진행하는 3월 FOMC 무대에서 액션을 취할 공산이 적잖다는 얘기다.

기존 입장만 되풀이 한 파월

시장이 기대했던 안정책은 최소한 2012년 유럽 재정위기를 끝으로 거둬들였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장기 채권을 매입) 수준이다. 채권수익률통제(YCC·목표 금리를 초과 상승하는 장기 국채의 무제한 매입)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 수준의 언급은 괜찮을 것으로 월가(街)는 내다봤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시장의 바람을 알면서도 모르는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개최한 잡 서밋 화상 콘퍼런스에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만큼(transitory increases in inflation) 연준은 인내할 것”이라며 마치 국채금리 상단을 열어놓는 듯한 뉘앙스까지 풍겼다. 당연히 장기국채를 중심으로 금리는 폭등했고,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물론 지난주 기록했던 연 1.614% 수준엔 미치지 못했으나 전날(3일) 연 1.47%로 마감했던 미 국채 10년 물 금리는 파월의 발언 직후 1.555%까지 급등했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긴축 발작)에 빗대 ‘테크 텐트럼’(Tech Tantrum·기술주 발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지수를 비롯한 3대 뉴욕증시 지수는 무너졌다.

대신 파월 의장은 작금의 부양 노선은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즉 ‘완전 고용’(3.5%~4.0%의 실업률)과 ‘2% 이상의 인플레’를 달성할 때까진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란 의미다. 실제로 인플레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 미국의 실업률(6%대)을 고려할 때 완전 고용은 아직 먼 얘기다. ‘인플레 파이터’에서 ‘고용 파이터’로 탈바꿈한 연준의 현 스탠스를 내비친 셈이기도 하다.

사진=AFP
◇FOMC서 액션 취할 가능성


따라서 시장은 FOMC 전까지 요동칠 수밖에 없다. FOMC를 일주일 앞두고 연준 주요인사들이 공개발언을 할 수 없는 이른바 ‘블랙아웃’에 들어가는 만큼, 연준발(發) 시장 달래기도 기대할 수 없다.

파월 의장은 이 블랙아웃 동안 시장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채금리가 치솟을지, 구두개입에 나서야 할 정도로 주가가 폭락할지 등을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종국적으로 월가는 파월 의장이 FOMC에서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만약 시장이 연준이 통제력을 잃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 자체로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디렉터)가 될 수밖에 없기 탓이다. 실제로 연준이 금리 통제력을 잃게 되면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다시 말해 3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에 대한 파월 의장의 언급은 나올 수 있다는 거다. 파월 의장이 제아무리 연준의 수장이라고 해도, 이는 FOMC 멤버들과 머리를 맞대 최종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날 말을 아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번 FOMC를 주시하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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