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거리두기…"숨통 트일 것" vs "4차 대유행" 반응 엇갈려

'영업제한 완화' 서울형 '상생 방역' 이번주 내 발표
유흥주점·단란주점 등 영업시간 자정까지 완화 방침
"그간 규제 형평성 X"…유흥업계, 새 거리두기 '환영'
일부 자영업자 "유흥주점 규제완화 위험…확산 우려"
  • 등록 2021-04-12 오후 4:52:59

    수정 2021-04-12 오후 10:15:52

[이데일리 공지유 이용성 조민정 기자] 서울시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상생 방역’을 추진하자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흥업주들은 그동안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친 반면, 일각에서는 4차 대유행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이라며 우려한다.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수도권과 부산 등 거리두기 2단계 지역의 유흥시설 집합을 금지한 가운데 11일 서울 홍대클럽거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영업제한 완화’ 방침에 유흥업계 “숨통 트일 것” 반색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 규제 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 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업종별 협회 등과 논의해 ‘서울형 매뉴얼’을 이번주 내로 만들어 방역당국과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는 각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 등의 영업시간은 자정까지, 홀덤펍과 주점은 오후 11시까지, 콜라텍은 일반 음식점과 카페처럼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간 위주 영업을 하는 유흥주점·노래방 업주들은 이같은 반색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성환(62)씨는 “현재 방역수칙으로는 오후 9시 전에 온 손님만 받을 수 있어 문 열자마자 1~2시간밖에 영업을 못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된다면 그냥 나아지는 정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지금은 너무 빨리 문을 닫아야 해서 전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한 시간만이라도 연장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A씨도 “업종별로 피크타임이 다르니 일괄적으로 시간을 제한하면 영업에 지장이 있다”며 “큰 틀에선 완화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목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적정선이 어디까지인지 세세하게 검토해 구체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양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60대 김충진씨도 “몇 달 동안 업종별 특성에 맞는 영업시간 제한을 요구했는데 밤 12시까지만 영업을 하게 돼도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경기도도 12일부터 3주간 집합금지 조치라 영업을 할 수 없지만 서울에서 먼저 완화한다면 우리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흥주점 확진자 쏟아지는데”…‘4차 대유행’ 우려 목소리도

하지만 신규 확진자수가 연이어 600명대를 오르내리며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클럽 등 유흥업소 규제 완화는 섣부른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히려 거리두기 연장 조치를 질질 끄는 사이 확산세도 못 잡고, 자영업자·소상공인만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송모씨는 “식당이나 유흥주점의 저녁장사를 허용하는 건 당연히 위험하다”며 “스포츠 시설은 마스크를 다 착용하니 밤 12시까지 영업해도 위험하지 않지만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은 서로 마스크를 벗고 먹고 떠들기 때문에 확산이 쉽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동구에서 3년 동안 노래방을 운영해온 B씨는 “밤 12시까지 영업하면 매출에는 좋지만 방역을 제대로 못 잡아서 중간마다 영업정지되는 것보다는 10시 제한을 두고 확산세를 막는 게 맞다고 본다”며 “오히려 시간을 완화하는 것보다 불법 영업하는 곳들을 잡고 방역에 집중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낫다”고 주장했다.

큰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방역 조치를 단시간에 강행해 확산세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마포구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일주일 정도 ‘셧 다운’ 같은 강력 조치를 했으면, 지금 상황은 달라졌을 거라 생각한다”며 “코로나가 끝나기만 한다면 가게 문 닫는 건 참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서 복권판매점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도 “이젠 코로나 경계심이 만성이 돼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활동하기 때문에 강력 조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 식당으로 분류된 술집의 영업시간은 그대로 두고 유흥주점만 완화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동구 식당 주인 C씨는 “같은 주류를 파는데 식당은 그대로 오후 10시로 유지하고 유흥주점만 늘리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술 파는 곳은 저녁에 힘든 건 다 마찬가진데 유흥업소만 완화해주면 음식점 업주들 모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서울시의 상생 방역 추진과 관련해 향후 협의를 통해 방역 조처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2일 “각 지자체에서 특별한 거리두기 관련 조치를 할 경우 중대본을 통해 협의하며 발표해왔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도 그런 절차를 준용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서울시 거리두기 매뉴얼 최종안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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