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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추산한 2021년 말 기준 일본의 ‘반강제적’ 저축액은 약 50조엔(약 493조 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 약 20조엔에서 1년 만에 2.5배 증가한 것이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저축액이 55조엔(약 542조 4500억원)까지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강제적 저축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동제한 등으로 가처분소득 중 어쩔 수 없이 저축으로 돌린 금액을 뜻한다.
임금 인상 속도가 더딘 것도 소비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닛케이는 부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 내 소지바 물가 상승률은 연내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올 봄 노사 협상을 통한 평균 임금 상승률은 2.1%에 그친다. 물가가 임금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소비로 이어지지 못한 과잉저축이 2조 4000억달러(약 3063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일본과 달리 적극적인 소비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에도 불구, 올해 1분기 미국의 실질 개인소비는 전기대비 연 2.7% 증가했다. 신용카드 이용잔고도 8410억달러(약 1073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710억달러(약 90조 6100억원) 늘었다.
다만 만연방지 중점조치가 해제된 이후 개인 소비가 늘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경제정보 제공업체 나우캐스트와 JCB가 신용카드 이용정보를 바탕으로 산출한 4월 소비지출은 2016~2018년과 비교해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개인 소비가 경제성장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