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부업체, 은행돈 고작 5% 빌렸다…서민 돈줄 마르는데

작년말 우수대부업자 13개사 1839억원 은행 차입
우수대부업자 총 차입금 4조원의 4.6% 수준
금리 6.02%...저축은행·캐피탈 조달금리 9%중반보다 저렴
  • 등록 2023-01-26 오후 5:25:10

    수정 2023-01-26 오후 5:25:1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마지막 제도권 금융인 대부업권이 지난해 은행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가 총 차입금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최고금리 인하와 시장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높아진 대부업권의 서민 대출 유지를 위해 저리 조달 창구인 은행 차입을 허용했지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단위=억원(좌), %(우)
26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서민 금융 우수 대부업자’ 13곳이 은행에서 1839억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수 대부업자가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을 통해 조달한 총 차입금 4조원 가운데 4.6%에 불과하다.

‘우수 대부업자’는 저신용자 신용대출 실적이 70% 이상인 경우 등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금융위원회 등록 대부업체로 일반 대부업체가 할 수 없는 은행 차입이 가능하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리드코프, 태강대부, 에이원대부캐피탈, 바로크레디트대부 등 대형 대부업체가 대부분이다.

금융당국은 2021년 9월부터 최고금리 인하(연 24%→20%)에 따른 저신용자 대출 취급 위축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우수 대부업자를 선정해 은행 조달 허용이라는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대부업자는 수신 기능이 없어 대부분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에서 돈을 빌려 이를 재원으로 대출을 해준다.

지난해 한 해를 봐도 우수 대부업자의 은행 차입금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1월말 우수 대부업자 11곳이 1819억을 빌렸는데, 은행 차입이 허용된 곳은 2곳, 은행 차입금은 잔액 기준으로 2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대부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은행에서 자금을 조금 빌려오다가 하반기에는 거의 못 빌려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우수 대부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자금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연 6.02%로 같은 해 1월 연 3.94%에 비해 2.08%포인트(p)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수 대부업자가 은행에 내는 6.02% 금리는 일반적으로 대부업자가 가장 많이 돈을 조달해오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에 지불하는 금리 9% 중반대에 견주면 3%포인트 정도 낮다. 대부업자가 은행 차입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다.

대부업자 기대와 달리 은행권의 대부업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은 것은 은행이 대부업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평판 리스크’ 때문 등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나은행이 2021년 후반기에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아프로파이낸셜대부에 500억원을 대출해주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이데일리 2021년 10월8일 ‘하나은행, 러시앤캐시에 첫 대출’) 당시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 대출 절벽’과 맞물려 은행이 가계대출을 끊고 대부업자에 대출을 해주냐는 비난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부업자에 대한 대출은 기업대출로, 가계대출과는 관련이 없다.

문제는 대부업 은행 차입 현황이 미비할수록 최고금리 인하와 금리 인상기에 대부업자의 마진 압박이 완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말 개인대출 잔액 상위 10개 대부업권의 전월 대비 대출액은 10월 240억원, 11월 630억원, 12월 421억원이 각각 줄었다. 대부업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이 전체 조달의 50% 정도는 돼야 자금조달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의 취지를 고려할 때 제도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며 “최근 우수 대부업자의 은행권 차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은행권의 협조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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