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中사립학교, 줄줄이 학교명 변경…“당국 압박탓”

英명문 해로우, 학교명서 브랜드 삭제
“영국 학교들, 규제 강화에 中투자 재고”
  • 등록 2022-05-16 오후 4:03:16

    수정 2022-05-16 오후 4:03:1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소재 영국계 사립학교들이 중국 정부의 사교육 시장 압박에 학교명에서 본인들의 브랜드를 삭제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국계 명문이라는 점을 앞세워 학생들을 불러 모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에 지금은 오히려 이를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베이징 한 초등학교(사진=AFP)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이징에 위치한 해로우 베이징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향후 학교명이 라이드(Lide) 베이징으로 바뀔 것이라고 알렸다. 해로우 베이징 측은 중국 국적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립학교 명칭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과도한 사교육비가 저출산 등 사회적 문제를 가져온다고 보고, 사교육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 사교육촉진법에 따르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과정을 진행하는 국제학교는 신규 면허를 발급받지 못한다. 중국 의무 교육과정을 함께 가르치는 사립학교의 외국 교과서 사용은 금지된다. 중국 정부는 또한 중국 국적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립학교의 학교 명칭에 ‘국제’, ‘글로벌’과 같은 단어의 사용을 금지했다.

FT는 해로우 베이징처럼 학교명을 바꾸거나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하는 형식으로 영국계 명문 학교들이 중국 정부의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공립학교인 킹스 칼리지 스쿨 윔블던이 합작한 ‘난와이 킹스 칼리지 스쿨’은 ‘우시 디퐁 예술과학교’로 올해 1월 이름을 바꿨다.

FT는 “사교육 시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는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중국 본토에서 활동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던 영국 사립학교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킹 영국 예비학교협회장은 “영국 사립학교들이 중국에서의 프로젝트를 꺼리고 있다”면서 “사교육 시장 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 내 국제학교 운영 환경이 점점 불리해지고 있고, 사립학교 고유의 교육 철학을 실현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계 사립학교인 웨스트민스터 학교가 개교 4년 만에 중국 청두 분교를 문 닫았다. 코로나19 유행과 중국의 교육 정책 변화를 이유로 삼았다.

해로우 스쿨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18세기 낭만파 시인 조지 바이런 등을 배출한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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