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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 으로 미중간 기술경쟁 격화 전망
김기봉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5일 “딥시크 출현으로 기존 미·중 중심의 AI 경쟁 구조가 더 공고해지고 첨단 기술대립도 한층 더 격화되면서 양자컴퓨터 등 여러 차세대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세 분야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도 기술 경쟁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전날(4일) 이치훈 국금센터 신흥경제부장과 ‘딥시크 출시의 글로벌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딥시크는 지난 20일 자체 AI 모델 ‘딥시크 R1’을 공개했는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성능이 유사한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업계는 물론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줬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AI 부문 평가를 보면 미국의 종합점수가 45점으로 중국(32점)을 앞서고 있지만, 중국 미국의 기술 격차는 2016년 2.3년에서 2022년 0.9년으로 크게 축소됐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번 일로 미국은 더 높은 경계감을 갖고 규제 범위를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 인력, 투자 등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노골화할 것”이라며 “중국도 AI 전용기금을 조성하는 등 지원을 대폭 강화하면서 향후 중국의 AI 표준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중국발 과잉생산도 나올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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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믿지 말고 기술 경쟁력 제고해야
딥시크 출현은 AI 산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중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오픈AI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혜성처럼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경쟁과 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미·중을 중심으로 한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수주의가 심화될 경우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G2 간 기술 국수주의 강화에 따른 자급자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르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고 생산성 위축 등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미·중이 AI 기술 관련 각기 다른 표준을 채택할 공산이 커 G2 간 이원적 표준에 따른 ‘기술 장벽’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렇게 될 경우 두 나라는 물론 양 진영에 속한 국가들도 서로 다른 표준을 채택하게 되고 기술 교류가 어려워질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사태가 유발하는 AI 및 반도체 산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첨단 기술 경쟁력 제고가 G2 사이에서의 전략적 가치 확보뿐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이자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는 점도 기술 경쟁력을 통한 전략적 위치 선점의 필요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