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어디까지 갈까
5일 한국거래소는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가 6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청약경쟁률 181.1대 1을 기록하며 청약증거금만 58조원을 모았다.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 80조901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63조6198억원), 카카오게임즈(293490)(58조5542억원), 하이브(352820)(58조4238억원)에 이어 역대 5위다. 이들 기업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되며 따상 기대감을 키운 기업이다.
카카오뱅크도 무난하게 시초가가 공모가(3만9000원)의 2배에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청약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시초가는 상장일 장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8시30분~9시에 공모가격인 3만9000원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카카오뱅크는 3만5100~7만8000원 사이에 결정된다. 결국 7만8000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하는 것이다.
현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전 거래일보다 1.3%(1000원) 오른 7만80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공모가의 2배에 팔거나 사겠다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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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문가들은 여기서 봐야할 게 있다고 짚었다. 상장 당일 시장분위기와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상장예정주식(4억7510만237주) 중 22.5%에 해당하는 1억712만주다. 이중엔 외국계와 기관들의 보호예수 미확약 물량을 포함해 당장 행사 가능한 구주 물량 7596만주 가량이 포함된다. 만약 하루에 매도량이 쏟아진다면 따상은 커녕 하락할 수도 있다. SKIET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됐지만,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1711만)의 66%에 해당하는 1132만주가 거래되며 결국 26% 하락 마감했다.
여기에는 해외 기관의 확약비중이 변수가 됐다. 기관투자자들은 물량을 많이 배정받는 대신 일정부분 팔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국내 기관은 평균 79.39%가, 해외기관은 27.36%가 확약을 걸었다. SKIET는 카카오뱅크보다 더 많은 국내 기관 확약 96.4%, 해외기관 확약 36.6%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확약을 걸지 않은 해외 기관이 상장 첫날 대규모 물량을 던졌고 불안해하던 개인투자자까지 추격 매도에 나서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해외 기관은 SKIET의 고평가 논란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카카오뱅크도 고평가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공모가 산정을 할 때 비교군을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아닌 스웨덴 디지털플랫폼 노르드넷,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 브라질 결제서비스사 패그세구로 등에서 따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산정 방식이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서로 다른 기업들의 평균 예상실적기준 주가수익률(PBR)을 단순 적용하기 보다, 성장성이 비슷한 선진국가 기업의 PER을 적용하는 것이 더욱 더 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장 당일 분위기도 봐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따상에 성공했지만, 상장 이튿날 글로벌 증시 경색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코스피에 외국인이 돌아왔다는 점이다. 지난 3개월간 ‘팔자’에 열중해온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사자’로 돌아서 최근 나흘간 코스피시장에서 1조5000억원어치를 담았다. 이같은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카카오뱅크의 상장 첫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4 년간 카카오뱅크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