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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실 "구조적 전환, 복합위기 韓경제…개혁 미루다 더 큰 위기 자초"[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이인실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은 “한국경제는 미증유의 복합위기와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직면했다”며 “제때 개혁을 못하면 외환위기 때처럼 빠르게 위기의 터널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송길호 논설위원 겸 에디터] 한국경제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융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실물부문으로 침체가 전이되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고 파고 속에 스태그플레이션의 늪 속으로 점차 빠져들며 본격적인 침체의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불안,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재편 등 경제 외적 요인으로 경제생태계도 근본적인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과 구조개혁이라는 난제에 직면한 한국경제. 정부는 어떤 리더십으로 대응해야 할까. 개혁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지금, 개혁과제는 어떻게 드라이브를걸어야 할까. 이인실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으로부터 해법을 들었다. 그는 최근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상황과 관련, “위기는 항상 다른 얼굴을 하고 온다는 말처럼 지금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복합위기와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직면했다”며 “대통령이 주도하는 비상대응시스템을 구축, 현안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시적인 부문까지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정확히 알려 불안을 불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때 개혁을 못하면 대외신인도가 크게 떨어진다”며 “위기를 동력 삼아 경제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한 개혁작업을 과단성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있는 경제컨트롤타워의 구축, 이를 통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대응,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투명한 소통, 구조적 전환기 개혁과제의 해결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일이 위기극복을 넘어 경제시스템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첩경이라는 얘기다.◇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잠재성장률 ▶거시경제 환경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때 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미국 등 세계 경제 상황이 좋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중국의 성장세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가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전 세계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며 저성장기조로 가고 있어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계속 경기 부양한다면서 돈을 풀어 인플레이션이 왔잖아요. 코로나 오면서 또 더 풀었고…. 위기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어요. 외환위기 때처럼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기업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있어요.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으니. 외환위기 땐 그래도 기업 부채는 높았지만 재정은 튼튼했고 가계부채도 낮았는데 지금은 정부 기업 가계 모두 부채비율이 높아요. ‘위기는 항상 다른 얼굴을 하고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이 그런 상황이에요. 다만 모두 위기라고 하니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ing prophecy)이 이뤄지지 않도록 오히려 ‘괜찮다’는 말을 하려고 해요” ▶펀더멘털은 괜찮다는 얘기가 데자뷔처럼 흘러나오고 있군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죠. 일단 대외채권국이에요. 대외충격을 완화하는데 충분한 수준이에요. 단기외채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비율은 아니에요. 외환위기 때는 장단기 미스매칭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무엇보다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투명해졌어요. 모르는 게 갑자기 튀어나올 건 없어요. 옛날엔 도대체 부채가 얼마고 외환보유고가 얼마인지 시장에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심화시켰어요. 이런 요인들이 그나마 3대 신용평가사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근거가 될거예요. 최근 피치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고 무디스와 S&P도 기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해져요. 전 세계 시장이 흔들리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국가가 20여개국이나 된다는데 이런 점에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사실상 오른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대외 균형을 우선시해야 할 우리나라 입장에선 환율의 변동성이 초미의 관심입니다. “대내균형은 다양한 미시 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개방 국가는 대외 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아요. 대외변수는 우리가 관리할 수 없잖아요. 특히 환율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론적으로 환율은 그 나라의 펀더멘털과 수급에 영향을 받아요.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가치는 지금보다 높게 평가받아야 되요. 하지만 미국이 계속 돈줄을 죄고 수출이 부진한 지금, 수급차원에서 보면 원화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환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이런 고환율 상태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을 감안하면 심리적 마지노선은 대략 1500원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선을 넘기면 시장이 매우 위축될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통화스왑(통화교환)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궁극적으로 한국이 타격을 받으면 피해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닥치면 미국도 돕지 않을 수 없을거예요”▶IMF도 최근 세계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진단했습니다.“우리나라도 스태그플레이션 초입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요. 물가는 높고 저성장은 계속되고 있죠. 내년 경제상황은 더 어렵구요. 향후 2년간은 침체기조에 빠질 거에요.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선 세계 경기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큰 타격이에요. 중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시진핑 1인 영도체제 이후 통제경제로 복귀하면서 더욱 힘들어질거예요. 길게 보면 지금 우리는 12번째(2020년 5월 이후) 경기사이클에 들어와 있어요. 경기는 올라갈 때는 천천히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빨리 떨어져요. 경기수축기는 빠르게 오고 길게 갑니다. 다만 각 나라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우리로선 내년 성장률은 2%만 넘기면 다행이에요. 잠재성장률 수준만 성장해도 선방하는거예요” IMF는 지난달 11일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치(3.2%)보다 0.5%포인트 하락한 2.7%로 전망했다. 한국경제도 올해 2.6%에서 내년 2.0%로 내리막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요. 경제체력이 약화됐는데요.“잠재성장률은 1% 후반 정도에요. 문재인정부시절 2%이상 성장을 한건 재정으로 엄청 펌프질을 했기 때문이예요. 이전부터 민간 수요는 바닥을 헤맸는데 정부나 국민이나 저성장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중립적인 정책만 썼어도 그렇게 갈 수 없어요. 잠재성장률은 KDI, 한국은행, 예산정책처 등에서 계속 모형을 돌리는데 걱정스러운 건 3∼5년 측정할 때마다 그 하락 속도가 기대치를 뛰어넘는다는 거예요. 경제 시스템이 망가지기 시작하니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는 거죠. 2%든 3%든 잠재성장률 수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예요”▶자본과 노동투입 요소 모두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인구절벽이 초래하는 파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성장을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이 일하든지 동일한 사람이 더 많이 일해 투입노동량을 늘려야 하는데 지금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어요.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노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면 투입노동량은 줄 수밖에 없잖아요. 1980년대 합계출산율이 떨어졌는데도 계속 산아제한정책을 쓴 것처럼 (성장측면에서 보면)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이죠.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인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리고 정년연장을 통해 일을 더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해요. 인구정책도 리셋할 골든타임이 5∼10년이에요”이 명예회장은 최근 저출산 고령화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민간 싱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을 맡았다. 그는 지금 한국은 10년이 지나면 부산시 전체에 해당하는 생산연령인구가 없어지고 2047년이 되면 299개 시군구중 3분의 2에 달하는 199개가 사라진다며 국민들이 인구문제의 실상을 여전히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문제는 교육·노동 등 구조개혁과 연관된다며 사회문화적 인식 개선을 통해 인구절벽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변화에 대응한 재정· 조세 개혁 필요 ▶재정의 책임있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재정학자들이 건전재정법과 재정 준칙 법제화(재정수지 3%)의 필요성을 계속 얘기했어요. 지금 시행령에 규정돼 있는 재정준칙을 법으로 못박아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법이에요. 재정전략위원회든 재정전략기구든 재정을 들여다보는 독립적 기구를 유럽처럼 따로 둬야 해요.중요한 건 거시정책에서 재정 통화정책 외에 국가채무정책 3가지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거예요. 국가 채무 비율이 20∼30% 선이었을때는 국가채무정책이 부각되지 않았아요. 반면 국가채무비율이 30%를 넘으면 빚이 빚을 부르게 되니 재정건전성에 큰 타격을 줍니다. 이자를 갚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그 이자를 갚기 위해 채권을 또 발행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일본이 그랬습니다. 우리도 지금 그럴 타이밍입니다. 후대에 빚더미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잖아요”▶재정포퓰리즘을 극복한다면서도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 등 선심성 정책을 여전히 남발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이죠. 예전에 쓴 논문이 있는데 정권별로 경기조절형(counter cyclical policy) 재정정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분석해보면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확장정책은 모든 정권이 잘 해요. 반면 호황일때는 지출을 잘 줄이지 못해요. 재정 건전성 구현이 쉽지 않다는 얘기예요. 표가 날아가면 모든 게 날아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 정도는 희생시켜도 좋다는건데 정치에서 자유로운 학자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히 그렇게 가면 안되는 거죠. 지금은 긴축으로 가야 해요. 건전재정 꼭 필요합니다. 큰 정치인이라면 그런 부분까지 길게 봐야 해요. 그런 리더가 없으니 국민에게 부담과 고통이 돌아가고 특히 젊은세대에게 부담을 안기게 됩니다. 무책임한거죠. 그러니 건전재정을 위한 마지노선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경제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한 조세 개혁도 필요할텐데요. “시대변화에 대응한 근본적인 세제개혁(Fundamental tax reform)이 필요해요. 김영삼 정부 시절 이후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어요. 지금 저성장시대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자본과 노동을 대량 투입하던 고성장시대의 조세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자본 노동이 부족한 상태에서 계속 세금을 때려 투자나 근로 유인을 떨어뜨리면 경제는 작동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생산요소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건 성장을 저해하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정부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의 부자감세 프레임에 막혀 있군요.“중요한 건 과세 자체가 아니라 세금의 귀착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있습니다. 법인세는 과연 누구의 부담으로 돌아갈까요. 법인은 실체가 없지요. 결국 자연인 누군가가 부담해야 합니다. 국내외 무수한 연구결과를 보면 법인세 부담의 귀착지는 자본 보다는 노동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예컨대 법인세를 인상하면 기업으로선 재원 마련을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야 되요. 반면 법인세를 인하하면 노동자들이 이득을 보지요. 그러니 법인세 인하를 부자감세라고 하는 건 정말 넌센스예요”▶법인세를 인상해도 힘 있는 노조가 있는 대기업들은 피해를 덜 보겠군요. “그 부문이 가장 고질적인 문제예요. 법인세가 인상되면 노조의 힘이 큰 대기업들은 비용을 해당 근로자들이 아닌 하청기업,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떠넘기게 됩니다.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진 이유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어요. 노동시장의 분절적 이중구조지요. 법인세 인상은 결국 중하층 근로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동일 노동의 몫에서 대기업이 많이 가져가고 중소기업이 덜 가져가는 구조 아닌가요. 소득세도 마찬가지예요. 열심히 일해 번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매기면 어떻게든 세금회피의 유인이 있어요. 고소득자는 정보도 많고 조세회피처도 널려 있고. 돈은 빠져나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소득재분배를 위한 형평성은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복지지출을 통해 이뤄지는 게 효과적입니다. 경제학계에선 이미 끝난 논쟁입니다”◇속절없이 흘러가는 개혁 골든타임 ▶한국경제가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때 경제사의 흐름이 바뀌면서 케인지언이 나오고 다시 신고전학파가 나왔잖아요. 지금은 그 정도 수준으로 경제학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예요. 경제 이론을 새로 써야 할 정도로 중요한 포인트에 도달했어요. 지금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들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에요. 인구문제, 과학기술발전, 여기에 각종 사회시스템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어요. 특히 지정학(geopolitical)이 정치뿐 아니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시기가 됐어요. 경제학자로서 40년 동안 공부했지만 이렇게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경제현상이 좌우된 걸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큰 불확실성(uncertainty)에 직면한 적이 없어요. 매우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요. 시대 흐름을 읽는 사람, 시대 흐름을 읽는 국가만이 살아남아요”▶정치 리더십의 역할이 역시 중요하겠군요. 정부가 위기의 실상을 알리고 긴장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경제주체들도 심리적으로 덜 불안할텐데요. “레고랜드 사태처럼 마이크로 한 부분에서 사고가 터져 일이 크게 벌어지는거예요. 디테일을 챙기고 정보를 모으고 시장과 계속 소통해야 돼요. 경상 수지가 적자가 날 것 같으면 해외 여행에 대한 규제를 좀 조절한다든지….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유연하게 결정하고 미세조정 잘하고 위기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내부에서 너무 정부를 흔들고 너무 걱정된다는 말은 자제하는 게 전략상 좋습니다. 우선 위기관리기구부터 필히 만들어 비상대응시스템을 가동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해요. 지금처럼 대외 불균형이 올때는 박정희 대통령시절 (매달 진행한) 수출진흥 확대회의처럼 정부가 직접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이명박정부시절 서별관회의처럼 워룸(war room·위기상황실)이라도 만들어 매일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겨울이 오고 있잖아요. 국민들에게는 지금 어려우니 최선을 다해 겨울을 짧게 만들어드리겠다고 소통하는 일이 중요해요. 못 알아들을 국민이 아니에요. 2030세대들에게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기성세대들도 조금씩 양보하고 참고 견디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요.”▶정교하게 국민과 소통하며 미시적인 부분 잘 챙기면서 경제시스템을 개선해야 된다는 얘기군요. “가장 뼈 아픈 부문이 경제규모 10위의 대국이 됐는데 금융업이 경제수준을 여전히 못 따라가는 거예요. 관치금융이 여전히 하늘을 찔러요. 문재인정부시절 특히 심했지요. 박근혜정부시절 금융부문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금융심화도(GDP대비 금융 부가가치)가 7% 정도였는데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0%까지 올리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10년이 다된 지금 7%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금융산업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얘기예요. 당장의 위기 못지 않게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산업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문제예요. 금융부문 등이 이를 선도해야 하는데 규제때문에 막혀 있어요” ▶정부도 국가 대개조 수준의 구조 개혁을 천명하고 있습니다만 미흡해 보입니다.“국민만 보고 간다고 하는데 아직 결연한 의지가 보이지 않아요. 연금개혁부터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닌지 우려돼요. 정권초부터 밀어붙여야 하는데…. 물론 정략적으로 행동하는 거대 야당에 발목이 단단히 잡혀 있어요. 하지만 대통령 의지도 강해 보이진 않아요. 그러니 시장에선 또 이익단체들에 밀리겠구나라는 생각들이 확산하고 있어요. 어차피 단임 정부잖아요.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한번 해보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지금과 같은 격변기는 위기이면서도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점프 안 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외환위기 직전 금융개혁 노동개혁이 야당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어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볼 때 한국은 경제기적을 이뤘다고 해서 괜찮은 나라인 줄 알았는데 저 정도 개혁 하나 못하나라면서 신인도가 확 떨어졌어요. 지금도 똑같아요. 경제 시스템이 전환되는 상황에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무성하지만 아직 진전이 없어요. 그러니 저 나라는 희망없네라고 볼 수 있고 투자를 거둬들이는 것 아니겠어요. 개혁을 제때 못 하면 대외신뢰도가 확 떨어져요. 외환위기 때처럼 빠르게 위기의 터널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어요. 개혁을 해야 신인도가 올라가고 투자자들이 돌아옵니다”▶그래서 외환위기를 ‘위장된 축복’이라고 했던가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 경제와 기업의 체질이 이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잖아요. 당면한 구조개혁을 제2의 ‘위장된 축복’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려 있어요. 위기상황이 오히려 개혁을 할 타이밍이에요. 지난 정권 탓 하자면 끝도 없어요. 이제 정권 받았으니 책임감 있게 끌고 나갔으면 해요. 그리고 판단은 역사에 맡기면 돼요”이 명예회장은…△1956년 서울 출생 △경기여고,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미네소타대 경제학 박사 △하나금융연구소 금융조사팀장 △한국경제연구원 재정금융연구센터소장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정책처 초대 경제분석실장 △한국여성경제학회 회장 △통계청장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한국경제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한국여성경제학회·한국경제연구학회 명예회장, 지속가능경제사회개발원 이사장,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韓 핵무장, 국민 불안만 더 키운다”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다음은 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韓 핵무장, 국민 불안만 더 키운다”-석달 만에 다시 반등...힘빠진 물가 정점론-‘이태원 참사 책임져야’...여권서도 이상민·윤희근 경질론 확산-골라태우지 못하게...택시 도착지 미표시 법제화-[사설]‘무사안일’ 만연 공직기강, 사명감 높일 처방 절실하다-[사설]위기의 한국 수출, 정부부터 위기 실체 바로 알아야△이태원 참사-野 “지위고하 막론하고 책임 물을 것”...역풍 우려한 與 ‘문책모드’ 전환-주최없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국가 배상책임 두고 법조계 엇갈린 반응△이태원 참사-10년 전 ‘오원춘 악몽’ 잊었나...부실대응 ‘국민비상벨 112’ 대수술한다-서울경찰청 등 8곳 압수수색...특수본 수사 속도-성수대교 붕괴...‘다리점검 소홀’ 시장 경질·총리 사의세월호 침몰...‘초동조치 실패’ 목포해경 정장 징역3년△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核은 심리무기...어떤 공격에도 굴복 않겠단 각오 있어야 北 도발 억제”-6·25 직후부터 욕심...6자회담 중에도 비밀 개발, 7차 核실험 앞둬-北 속초 앞바다 미사일 도발...軍 F-15K로 北 공해상 타격-‘北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軍 대응기조, 보유억제→사용저지로 전환△계속되는 고물가-물가는 꺾일 기세 없는데...2년 만에 줄어든 수출, 7개월째 지속된 적자 -‘전기·가스·수도’ ‘가공식품’이 물가 상승 주도-요지부동 고물가와 경기둔화 우려 사이...깊어진 한은의 고민△종합-“혈세로 투자손실까지 메워주나”...투자형 청년도약계좌 비판 목소리-野 ‘김진태 방지법’ 만든다...“문제 지자체 지방채 발행 제한”-한독의 제넥신 인수...‘독이 든 성배’였나-대기업 계열사 간 ‘빚보증’ 줄었다△제9회 이데일리 문화대상-몸짓·선율로...시대의 아픔 위로한 공연예술-“문화예술,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야”-“힘든 시간 견딘 모든 예술가에 영광을”-“선택받아 고맙고 기뻐”...“우리 물결에 함께 흔들려주세요”-“천국노래자랑 외치실 선생님, 그립습니다”△경제-“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최대 1%p 수준이 적정”-국가보조금 부정수금 3년간 1144억...기재부 “환수율 70%까지 높일 것”-“일감 강제배정 노동자가 더 오래 일하고 덜 번다”-“韓, 탄소 배출량 줄이기 위해 원전사업 적극 발전시켜야”△정치-국가애도기간 중 北 도발...尹 “NLL 침범,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 격앙-이태원 ‘사망자’냐 ‘희생자’냐...정치권 때아닌 용어 논란-국회, 이제서야 ‘재난안전법’ 손질-“대형참사 재발방지 중요...전 정권 탓 옳지 않아”△금융-카뱅 깜짝실적냈지만...생존 고민 깊어지는 인뱅-집값 6억·소득 1억 이하로...문턱 낮추는 안심전환대출-“여기저기서 받은 대출, 뭐부터 갚아야 하나”...다중채무자 ‘출구 전략’-KB금융, 웨이브릿지와 디지털사업 협력△글로벌-‘바이든플레이션’ 역풍...美 중간선거 판세 공화당으로 기우나-이스라엘 총선, 우파 승리...네타냐후 돌아온다-‘이란, 사우디 공격 임박’ 첩보...美 “대응 준비...사우디 안 버릴 것”-“美 식품기업, 인플레 핑계로 이익잔치”...펩시 등 순익 20%↑-아마존 시총, 1조달러 아래로 ‘와르르’△송길호 논설위원의 파워인터뷰-“구조적 전환, 복합위기 韓경제...개혁 미루다 더 큰 위기 자초”△산업-‘철강’ 너머를 꿈꾸는 포스코...‘친환경 이차전지 소재 기업’ 변신 박차-동원산업, 동원그룹 새 지주사로...김남정 부회장 ‘2세 승계’ 마무리-우기홍 “엔진결함 A330 6대 퇴역...24대 정밀점검”-KG스틸, ‘종잇장’처럼 얇은 석도강판 개발-현대重그룹, 사장단 인사...김형관 부사장 등 사장 승진△ICT-“골라태우기 막으려다 택시잡기만 힘들어질 수도”-위메이드, 660억 투자 유치...“디지털 이코노미 플랫폼 투자”-3분기 실적 미흡했지만...카겜 “신작·업데이트로 반등”-코스닥 오른 큐알티 “공모자금으로 ‘개발 인력’ 증원할 것”△과학카페-화재 걱정없는 전고체 배터리...“전기차엔 2030년 이후에나 활용 가능”-노벨상 수상자의 우주팽창론...“10년 연구 끝에 오류 찾았죠”△증권-부진 털어내는 반도체주 vs 파죽의 상승세 배터리주...코스피 ‘왕좌의 게임’-카뱅 깜짝 실적...카카오 프렌즈株 모처럼 웃었다-美 FOMC 앞두고 2300선 공방 치열...외인, 일단은 코스피 샀다△증권-IPO시장 한파 속...수요예측과 따로 노는 주가-“먹거리 찾자”...로보어드바이저에 꽂힌 운용사들-‘4분기째 적자’ SKIET, 주가 되레 반등...왜-자산 팔고 감원까지...여의도 증권가 ‘구조조정 한파’ 우려△부동산-거래절벽에 고금리 지속...내년 전국 집값 2.5% 더 떨어진다-“‘先규제완화·後주택공급’ 연착륙 방안 모색해야”-원희룡 “돈벌이만 진심...안전시늉 항공사 용납 않을 것”△피플-‘양팔 없는 호르니스트’ 클리저 “장애는 약점의 하나”-11월 과기인상에 서울대 고승환 교수 “장기 모사칩 연구”-현대차그룹, 중남미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이기재 양천구청장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위촉-금융산업공익재단 신임 이사장에 박준식-국립 정동극장 대표에 정성숙 동국대 교수-한국GM 마케팅 책임자에 정정윤 전무△오피니언-[이근면의 사람이야기]파괴적 혁신, 상생의 혁신-[생생확대경]IT기업 내년 키워드는 생존-[e갤러리]박춘화 ‘산책’△전국-KTX 세종역 신설 놓고...‘충청권 메가시티’ 공조 흔들-검단에 인구 뺏긴 김포시...시청·교육청 확대 물거품-6군단 해체에도 부지 반환 않는 국방부, 포천시민들 원성-김포 ‘이태원 참사’ 예방...‘지옥철’ 골드라인 점검△사회-‘주최자 없는 행사’도 연내 안전 매뉴얼 마련...정부·지자체 ‘뒷북행정’-“출동한 우리가 무슨 죄...차라리 경찰 안할래”-여진 23차례...불안한 괴산-수능 2주 앞으로...“수험생·가족 외부접촉 자제”-‘박사방’ 조주빈...“국민참여재판 원한다”
- 정덕구 "안보·경제 시계제로, 정치 바로서야 위기 넘어설 수 있다" [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때처럼 지금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으며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며 “위기의 블랙홀인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데일리 송길호 논설위원 겸 에디터]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세번째 대관식이 오는 16∼22일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열린다. 덩샤오핑(鄧小平)이후 연성화된 집단지도체제를 이어오던 중국이 자국 특색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마오쩌둥(毛澤東)식 1인 영도체제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경제엔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확산 속에 실물경제의 둔화, 금융시장 불안과 자산가격 폭락, 최후의 보루격인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며 외환위기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내외 정세가 요동치며 안보와 경제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흔들리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고난도의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 전략적 선택을 모색해야할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채협상 수석대표로 위기 극복의 선봉에 섰고 산업자원부 장관과 17대 국회의원을 거쳐 16년째 중국 전문 싱크탱크 니어재단을 이끌고 있는 정덕구 이사장으로부터 해법을 들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시진핑 체제이후 강화된 중국의 대국주의는 (사드사태에서 보듯) 한국을 테스트케이스로 삼고 있다”며 “국익에 근거한 원칙있는 외교로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과 공존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경분리를 바탕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되 중국에게 꼭 필요한 10개 이상의 고도 핵심 기술을 개발, 범접할 수 없는 기술력으로 그들의 필수국가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이사장은 경제위기론에 대해선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때 급격한 자본이동을 막을 금리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내균형에 집중하다 위기대응에 실패한 외환위기때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대외균형에 초점을 맞춰 경상수지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특히 “국가 리더십이 흔들릴때 위기는 더욱 증폭된다”며 “위기의 블랙홀인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때처럼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리더십을 회복하고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서 벗어나 위기극복에 한몸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 1인 영도체제로 전환하는 中, 어디로 갈까▶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됩니다. 의미와 관전 포인트는. “덩샤오핑은 정경분리(정치는 사회주의, 경제는 자본주의)를 통해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했어요.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는 이런 연성화된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집권 10년이 되면 물러났지요. 시진핑체제 들어 정경분리가 흔들리면서 이 같은 권력분점의 원칙이 무너졌어요. 여기에 미국과의 충돌로 공산당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독자적인 생존권을 확보하는게 절실해졌지요. 시진핑 1인 영도체제는 최소 10년은 더 갈거에요. 시진핑은 그동안 정적들을 제거해나가면서 끊임없이 세대교체라는 무기를 썼지요. 이번 당대회에서 어떤 사람들이 중용되는지 보면 향후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겠지요.” ▶1인 영도체제로 전환하는 중국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시진핑은 자신이 추구하는 중국의 미래를 완성하려고 할거에요. 한마디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화 민족주의, 과학기술 중국몽, 디지털 공산주의 등… 이런 목표들이 중국몽(中國夢)이라는 형태로 설정돼 있는데 지난 5년동안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당규도 바꾸고 각종 통치기반을 조성하면서 정지 작업들을 많이 했어요. 가장 큰 정책상의 변화는 (성장을 우선시하는)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에서 (분배를 중심으로 한) 공동 부유(共同富裕)로 전환하는 거지요.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거에요. 6억명에 달하는 절대 빈곤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선도적인 국가가 될 수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격화되는 미중충돌과 다가오는 경기침체 등을 감안하면 험로가 예상됩니다. 자칫 집권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어요.”▶마오쩌둥식 회귀군요.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중하게 되면 경제의 활력은 떨어질텐데요. “반쯤 회귀하는 거지요. 가난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부강한 중화민족주의를 실현한다는거에요. 그러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매우 폐쇄적이거나 축소지향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변화는 (‘중국제조2025’에서 볼 수 있듯) 탈허향실(脫虛向實·허세를 탈피해서 실질을 숭상한다)이에요. 제조업중심의 실물경제를 강화하는 전략이지요. 경제가 발전할 수록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커지는데 중국은 산업의 확장보다는 제조업 중심의 축소형으로 가고 있어요. 미국은 제조업이 약하기 때문에 제조업으로 미국을 누르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요. 그래서 과학기술의 선진화를 통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하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새로운 생존 방정식을 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요.”▶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식 글로벌밸류체인(GVC)이 깨지고 있는데 이런 목표가 가능할까요. “지금까지는 세계화를 전제로 중국식 GVC가 형성돼 있었어요. 그런데 탈 세계화로 중국 중심의 GVC가 깨지는 건 불가피해요. 미국이 그 약한 고리를 때리고 있지요. IPEF, 칩4등은 중국의 핵심 공급망을 깨는거지요. 중요한 핵심 틈새 원천 기술의 고리를 끊어버리면 독자생존력이 약한 중국은 고사될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에요. 실제 중국은 핵심 부품 소재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공급망이 무너지면 과학기술 중흥을 이룰 수 없어요.”▶실제 중국 경제에 위기론이 팽배합니다. “중국의 잠재성장률을 6%정도로 보면 최근 투자 위축이나 노동생산성 저하로 1%포인트 정도 떨어졌다고 봐요. 그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3~4년 이상 걸릴거에요. 실제성장률과의 디플레 갭이 2∼ 3%포인트 존재하지요. 이 갭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간단치 않아요. 현실적으로 코로나 봉쇄를 풀고 이후에 생존 자원의 생산에 필요한 모든 물자들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더라도 세계경제침체, 미국의 압박 등으로 국내 소비나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지요. 앞으로 중국 경제는 4∼ 5%의 중저성장 체제로 갈 겁니다. 그런데 이런 중저성장으로는 6억 명에 달하는 빈곤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특히 앞으로 세계경제는 2∼ 3년 동안 극심한 침체에 빠질텐데 그 기간 중국 경제가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중국식 사회주의…전략적 선택은 ▶중국식 사회주의로의 회귀는 한국에겐 새로운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경제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상호 의존적이에요. 어떤 면에서 보면 중국식 사회주의로의 회귀는 한국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도 있어요. 한국의 양극화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따른 원인이 절반, 나머지 절반은 중국 때문이었지요. 우리의 저부가가치 노동력을 중국이 다 뺏아가면서 중소기업과 중산층이 무너진 거예요. 중국과의 거래는 우리에게 많은 부를 가져다주었지만 중하층 계층에겐 타격을 준 셈입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 중심의 GVC가 깨지는 건 우리로선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외교적 대응도 달라져야겠군요. “중국은 기본적으로 주변국을 얕잡아보는 대국주의(소국은 대국이 만든 질서의 순응해야 한다)· 복속주의(작은 나라는 복속해야 된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중국은 지금 다른 나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국을 테스트 케이스로 삼고 있는 거에요. 중국이라는 나라는 가시 많이 달린 장미꽃과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 후반기와 문재인 대통령 전반기는 장미꽃의 향기만 봤어요. 그렇게 접근하다 가시에 찔린 거예요. 절대 서두르지 말라는 게 교훈이지요.” ▶이를 북핵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겠군요. “한국이 중국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막아달라는 건 과잉기대에요. 중국은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 우리를 장악하려고 합니다. 중국은 절대로 한국을 위해 북한을 압박하지 않을 거에요. 중국의 국익은 아직도 북한이 방파제 역할을 해 주는거에요. 중국은 두 개의 한국을 공평하게 대우한다고 하지만 속지 말아야 합니다. 70%이상의 무게추는 북한에 가 있어요. 북한은 동맹국이고 한국은 경제적 의존성 때문에 관계를 맺고 있을뿐이에요.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선 중국을 활용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는 다소 만만하게 보일 수 있지요. 그런데 북한이 현실적으로(de facto) 핵 보유국이 되면 남북한 간에는 핵 균형이 필요합니다. 독자적인 전술핵을 갖든 미군 핵함정을 정박시키든 간접 보유를 할 수밖에 없어요. 핵 균형이 없으면 평화는 없어요. 지금처럼 어정쩡한 스탠스로는 거대 중국이나 북한의 극악스러움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물론 미국은 일본 등 동북아지역의 핵도미노를 우려해 이를 반대할 겁니다. 앞으로 대협상이 기다리고 있는 셈입니다.”▶우리 사회에선 지나치게 중국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것 같아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태 그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이후 일말의 공포심이 생겼어요. 그들의 농간에 준비없이 질질 끌려다니며 굴욕만 당한거에요.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미국과 더 밀착하면서 중국에 대해 겁 먹지 말고 할 말 다 해야 합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우리는 3불 (사드 추가 배치 없음,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은 없다’고 선언하니 기정사실화됐잖아요. 원칙 있는 외교지요. 국익에 근거해 원칙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분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야해요.”▶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공급망, IPEF나 칩4 와 달리 안보동맹 성격의 쿼드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철저하게 정경 분리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쿼드 부분 중에 과학 기술이나 전염병 대책 등 비정치적 부문에 대해서는 적극 동참하되 대중국 압박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해선 의사 결정을 상당히 유보해야 합니다. 쿼드나 쿼드플러스는 상당 기간 한국이 동맹 체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문이 열려야 합니다. 미국도 이런 부분을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중국과 공존의 틀은 어떻게 짜야합니까. “우리나라는 지정학 지경학적 리스크가 큰 나라에요. 이를 헷징할 수 있는 길은 첫째 한미 동맹, 둘째 고도 기술이에요. 우리는 중국에 꼭 필요한 10개 이상의 핵심 원천 틈새기술을 확보해야 해요. 이를 통해 중국의 필수 국가가 돼야 합니다. 중국은 자기들의 생존에 꼭 필요한 나라라고 하면 못 건드립니다. 그동안 한중간엔 갈등은 있었어도 특유의 보완적 생존 관계 , 보완적 산업 관계를 형성했어요. 중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하지만 이젠 시진핑 체제하에선 그런 기대와 가능성이 완전히 불식됐어요. 정체성의 대립이 생기면서 이질적인 나라가 돼 버렸어요. 중국 사람들이 어느 정도 먹고 살게 되고 민족주의로 넘어가며 우월감을 뽐내면서 약소 국가를 폄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중국이 전 세계에 약속했던 정경분리 원칙이 깨지면서 중국 투자에 대한 리스크도 엄청나게 커졌죠. 우리는 이 과정에서 중국 의존을 최소화하며 보완적 생존 관계, 보완적 산업관계를 유지해야 해요.” ◇복합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돌파구는▶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매크로한 관점에서 보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사태는 오지 않을 것 같아요. 무역수지는 6개월째 마이너스이고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섰지만 아직 위기 국면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릅니다. 신용등급도 괜찮고 국채에 대한 수요도 계속 있고…. 지금 외환시장 불안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미국 연준의 정책실패의 결과에요. 집단 히스테리에 따른 거시경제의 불안정이라고 할까요. 다만 남미를 중심으로 신흥국 전체가 큰 파동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신흥국 시장에 묶여 있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이 무너지면 위기의 전염이 우려되요. 이 때문에 정책대응은 위기에 상응하는 프레임으로 대처해야 겠지요.”그는 위기대응은 모니터링(monitoring), 얼리워닝(early warning), 세이프가드(safeguard) 3단계로 진행된다며 지금은 타이트 모니터링(tight monitoring)단계라고 진단했다. ▶위기의 징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바로미터는 무역수지 적자와 이에 연결되는 경상수지 적자가 얼마나 장기화될 것이냐에 달려있지요. 경상수지 적자가 본격화하면 단기자본 유출이 현실화되면서 위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IMF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최소 2∼3년 수축기에 진입하고 물가압박은 내년 상반기중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해도 공급망 문제로 당분간 지속될거에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로선 전체 무역규모가 축소되면서 적자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겁니다. 이를 얼마나 최소화하며 경상수지를 흑자로 반전시키느냐가 관건이지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때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을 금리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대내균형보다 대외균형에 더 초점을 맞춰야 된다는거군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팀은 대내 균형에 집중했어요. 동아시아에서 큰 폭풍이 몰려오는데도 금리나 환율을 거의 고정시켰지요. 수문을 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그냥 댐이 무너진 셈입니다. 경상수지를 탄탄히 관리하지 못해 외환위기를 맞았어요. 대외균형과 대내균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대외균형과 대내균형은 국가지급 능력이 우선이냐 국내 가계나 기업 부문의 지급 능력이 우선이냐의 차이지요. 거의 완전 개방된 비교환성 통화국인 우리나라로선 지금과 같은 대외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선 대외균형에 좀 더 비중을 둬야합니다. 설령 국내에서 부채 문제가 불거져 가계파산이나 기업 연쇄부도가 이어져도 대응여력이 없는 게 아니에요. 통화와 재정을 많이 풀었기 때문에 대내 부문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어요.” ▶한미 금리격차는 어느 선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경상수지 등 대외요인에 문제 없다면) 1%포인트까지는 견딜 수 있어요. 외환위기 당시 생각해보면 그 정도를 넘어서면 자본 계정에서 이탈이 시작되요. 그 기간을 너무 길게 가져가면 안 돼요. 자본 계정에서 자본 이동이 촉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되요. 경상에서 적자가 되면 자본에서 메꿔줘야 하는데 여기서 빠져나가면 위기가 오는겁니다. 1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격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이 11월 연준 이사회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한번 더 이어가도 연말 또는 내년초까진 1%포인트 정도 유지되니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 이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앞으로 1년 정도 잘 버텨야 된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 불안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어요. 다만 격류가 흐르는 강물에 수중보와 같은 역할은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디폴트 리스크에 대한 간접 보증 역할을 하는거에요. (지난 5월) 바이드 대통령 방한때 요구했어야 했어요. 바이든으로서도 국내 기업들이 대대적인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니 보따리를 풀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정책 외교의 실패지요. 다행히 그 이후 엘런 재무장관 방한때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등 실무적으로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좀 서둘렀어야해요.”▶통화스와프는 시장의 신뢰와 연결되지요. “1997년 외환위기는 동아시아 위기라는 외풍에다 내부 거시경제 정책의 실패해서 온 거예요. 특히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해 줄 것으로 믿고 별다른 방비를 하지 않다가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데 대한 실망으로 한순간에 무너졌지요.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오지 않을 위기도 오게 마련입니다. 특히 정치적 고려에 의해 정책이 휩쓸리거나 거시정책이 시장흐름에 역행할때 불신을 초래합니다. 그러면 이유없는 투매가 일어날 수 있어요. 정책당국의 행동이 신뢰를 잃지 않도록 시장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경제의 펀더멘탈에는 문제가 없나요. “외환위기 당시 펀더멘탈 문제는 과잉 투자 그래서 빚의 문제였고 금융의 문제로 전이됐어요. 지금은 투자 감소에요. 과잉투자상황에선 위기 극복 후 금방 회복될 수 있지요. 하지만 투자가 적으면 경제의 동력이 떨어지는거에요. 무엇보다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제로성장으로 갈 수 있어요. 일본형 축소 불균형 시대로 간다는거지요. 이를 벗어나려면 엄청난 노동생산성과 자본의 효율이 필요한데 투자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어요.” ▶외환위기때처럼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요. “지금은 정치가 블랙홀이에요. 장수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 불안감이 덜어지는데 지금은 안에서 싸우고 있으니 불안감이 더 증폭되지요. 위기 불감증에 빠진 정치권은 정신 차려야되요. 정치와 정책은 연결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회에서 통과 안 되면 소용없어요. ‘정치-정책 프로세스’가 잘 가동되고 창조적 파괴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릴때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정치판을 보면 누가 투자 하겠어요.”▶정책 난맥상도 심합니다. “아직 새 정부로서 인적 체제나 정책 체제가 확립이 안 된 것 같아요. 정책을 착착 밀고 나갈 수 있을 만큼 인적 구성이 아직 덜 돼 있고 정책 프레임도 상호 간에 체계가 약해요. 무엇보다 야당이 결사항전하고 있으니 이를 방어하는데 급급한 것 같아요. 이럴때일수록 특단의 노력을 해야되요. 대통령은 정쟁에서 빠져나와야 되요. 선거에 관계없이 주요 국가 백년대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치고 나갔으면 합니다. 신뢰를 얻는 길입니다. 지금 총선이 1년도 더 넘게 남았는데 (연금개혁 등) 각종 구조개혁을 시작도 안 한다면 말이 되겠어요. 일단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국가관이 투철한 최고의 전문가들로 팀을 짜서 개혁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담대하게 뚜벅뚜벅 전진하다 보면 진실의 순간이 올 거에요.” ▶결국 정치 리더십이 관건이군요. “국가 리더십이 흔들릴 때 위기가 더 증폭되요. 대통령 임기 초에 외환위기가 왔으면 신뢰의 위기로까지 확산되진 않았을거에요. 그런데 대통령 선거 한복판에서 그런 위기가 터지니 수습 능력이 없었던 거에요. 위험을 궁극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는데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니 경제 전체가 무너진 겁니다. 지금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면 정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위기가 터져나오는 건 화산이 폭발하는 것과 같아 지표면의 가장 약한 곳을 뚫고 나오는 거에요. 경제체질이 약한 곳이 문제인데 적기에 시행 조치를 하면 위기를 막을 수 있지요. 하지만 대통령의 리더십이 약화되면 적기 시행조치를 취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대통령이 빨리 리더십을 회복하고 야당도 더 이상 무책임하게 발목잡는 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치가 잘 리드해야 합니다. 국가 리더십이 확실히 작동해야 합니다.”정 이사장은…△1948년 충남 당진 출생 △배재고, 고려대 상학과 △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10회 △IMF 외채협상 수석대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서울대, 중국 베이징대, 런민대 초빙교수 △17대 국회의원 △중국사회과학원(CASS)정책고문 △니어(NEAR)재단 이사장
- 진대제 "반도체 10년 후면 기술적 한계, 패키징시장서 활로 찾아야" [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미래전략과 관련, “앞으로 10년이면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며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대기업들이 패키징 등 후(後)공정분야에 적극 진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송길호 이데일리 논설위원 겸 에디터]미중 패권 경쟁 속에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한국 미국 일본 대만)의 출범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을 배제한 생산체제의 블록화로 반도체 시장의 생태계는 전략적 변곡점에 다가서고 있다. ‘산업의 쌀’ 반도체는 이미 경제적 부가가치의 영역을 넘어 외교 안보 차원의 핵심 전략물자로 의미가 확대된 상태. 지금 전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다. 반도체 산업의 전환기, 한국 반도체는 어떻게 대응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까. 메모리분야에서 30년간 누려온 아성을 계속 지키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 반도체 첨단공정의 기술력이 거의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향후 이를 돌파할 전략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는 없을까. 정부의 반도체 지원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삼성전자시절 세계 최초로 16메가·64메가·256메가 디램(DRAM)을 차례로 개발한 주역으로 오늘날 삼성 반도체 신화의 밑거름을 이룬 ‘미스터 반도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으로부터 그 해법을 들었다.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스카이레이크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서울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 반도체 시장은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위기가 아닌 지정학적 갈등, 그에 따른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구조적 위기”라며 “칩4 출범에 따른 파장은 내년초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탈 리밋(기술력의 근본적 한계)은 앞으로 10년”이라며 “메모리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되 대기업들은 패키징 등 후(後)공정분야에 적극 진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인력양성과 관련해선 “단순히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는 식의 단편적 접근에서 벗어나 기초과학 분야를 튼튼히 다지고 이공계 기술인력 전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특히 고급인력은 정부가 첨단 국가프로젝트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직접 판을 짜주면 전문기술 습득을 통해 자연스럽게 육성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구조적 위기 ▶반도체 산업 위기론이 팽배합니다. 예년에 비해 불황과 호황 사이클이 짧아졌다는 분석도 있구요. “반도체시장은 20∼ 30년 전만해도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4년주기로 있었어요. 올림픽 열리는 해는 호황, 월드컵때는 불황 이런 식이었죠. 호황때 공장을 여러 회사에서 동시에 짓게 되면 공급과잉으로 값이 크게 떨어져요. 생산능력에 비해 5%과잉이면 20%정도 하락하죠. 반대로 공급이 5%부족일때 값은 20%올라갑니다. 공장 짓는 사이클에 따라 공급 과잉과 부족이 반복된거지요. 이를 ‘실리콘 사이클’이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런 흐름이 없어졌어요. 메모리는 삼성, 파운드리는 TSMC 등 분야별로 독과점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니 다른 기업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리 없지요. 그래서 이후 반도체 사이클은 뚜렷하지 않게 됐어요.”▶반도체 경기는 매크로 경제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군요. “분명히 구별해야 해요.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반도체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인지 지정학적 문제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인지. 매크로 상황에 영향을 받아 불황이 오는 건 크게 걱정할 게 없어요. 수급조절하고 경쟁력 올리면서 대응하면 되요. 그러다가 경기 사이클이 좋아지면 해소되지요. 진짜 위기는 내가 잘 만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때 오는거에요. 전략적 위기지요. 미중 갈등 속에 2015년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 반도체 패권과 맞물려 우리나라는 지금 그 사이에 끼어 있어요. 진짜 위기, 전략적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겁니다.”▶실제 칩4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공급망재편이 본격화되고 있지요. “미국이 블록을 형성해 중국 배제전략을 펼치겠다는 건데 반도체는 분명 미국이 우위에 있으니 이 전략은 상당히 먹힐 겁니다. 파장은 내년초부터 눈에 띄게 나타날 거에요. 지금은 중국이 반도체 재료 등을 일정부문 확보하고 있어 문제 없겠지만 내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이 연임된 이후엔 IT업계, 전자회사 등에서 실상이 드러날거에요. 지금 반도체 공급망 문제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처럼 중국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품귀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요. 세계 전자제품의 3분의 2가량을 중국에서 만들잖아요.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서방에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더니 러시아 천연가스가 끊기면서 유럽에 비상이 걸린 것과 마찬가지지요.”▶우리로선 전략적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군요. 단순히 미국 편에 선다고 끝날 게 아니라 중국에 대한 대처가 고민입니다. 홍콩 포함 중국에 대한 반도체수출이 60%이상되고 공급망도 촘촘히 엮여 있는데 중국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잖아요. “제조측면에선 당연히 칩4에 들어가야해요. 장비나 원자재에 대한 미국 의존도가 높잖아요. 문제는 파는 건데…눈치를 잘 봐서 팔아야죠. 중국시장이 고립된다고 해서 예전 코콤 규제 때처럼 메모리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진 못할 겁니다. 당시에도 기업들은 홍콩 등 우회로를 찾아 팔건 다 팔았어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는 러시아 미사일을 보니 서양의 반도체가 모두 들어있었다는 것 아니에요. 이런 문제는 굳이 공식화할 필요 없어요. 미국이 수출을 제한해도 기업으로선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있으니. 정부의 통제 밖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메모리 공장도 있어서 그쪽 생산분은 중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잖아요?” 코콤(COCOM·대공산권전략물자 수출통제위원회)은 냉전시절 서방권이 공산권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기구였다. 소련 붕괴후에도 90년대말까지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첨단제품은 중국에 팔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자국에서 보조금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설비투자를 할 수 없도록 가드레일 조항을 두고 있잖아요. 설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텐데 계속 투자할 수도 없고.“둘중에 하나 택하면 되요. 반도체의 경우 미국 보조금을 받으면 좋겠지만 꼭 받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중국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과 보조금을 받는 것의 유불리를 따져 봐야지요.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투자유치를 위해 어떻게든 보조금을 주려고 할거에요. 시간이 지나면 절묘한 타협점을 찾게 될 거에요. 그동안 인내가 필요하고 전략적 모호성도 필요합니다”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계속 압박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겁니까 “정치적인 요인이 크죠. 미중 갈등이 패권 전쟁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잖아요. 지금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우는 건 중국과 분명히 선을 긋고 다른 동맹국들에게 같이 협력하자고 하는건데 칩4는 중국고립을 위한 일종의 상징적인 조치에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고 있겠고.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체면이 있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내달 시진핑의 3연임이 확정되면 달라질거에요. 바이든도 시진핑도 약간씩 유화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요.”▶이 같은 구조적 위협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까요. “블록간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여러 갈등상황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되죠. 삼성은 1등기업이기 때문에 그 파고를 가장 크게 맞을수도 있어요.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 일본 NEC가 세계 1등에서 그대로 주저앉았잖아요. 삼성으로선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해야만 안전합니다. 중국이 코너에 몰려 몇년간 주춤할때 오히려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해야 합니다.”◇後공정 분야를 미래의 먹거리로 ▶실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위탁생산)분야에서 1등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어요. 대만 TSMC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데. 여기에 인텔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 같군요. “인텔이 파운드리를 하면 TSMC만큼 잘할 겁니다. 빠르게 따라잡을 거에요. 기반이 워낙 탄탄한데다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지요. TSMC가 1등이니 시장을 가장 많이 빼앗길거고 삼성은 특유의 제조능력으로 지금 할 수 있는 몫은 할겁니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가 매출 1000억 달러 정도 하겠다고 하던데 이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3분의 1까지 끌어올리겠다는거에요. 첨단 공정과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건데 인텔이면 해낼 수 있습니다. 필요 인재와 자금력도 확보할 수 있으니 자신감도 있어요. 반면 삼성이 TSMC를 물리치고 1등으로 도약하기엔 역부족이지 않을까요? 휴대폰, 컴퓨터, 가전산업 등 유사 분야의 고객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모두 합쳐 반도체 종합 1위 기업은 될 수 있겠지요.” 인텔은 지난해 2월 전설의 CEO 앤디 그로브(1979∼2005년) 시절 CTO를 역임했던 팻 겔싱어를 다시 영입해 재도약에 나섰다. 진 회장은 지난 5월 팻 겔싱어의 방한때 그의 요청으로 만났다. 1990년대 삼성 메모리사업부장과 인텔 CTO였던 두 사람은 이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산업은 정말 격변기에 돌입하는군요. “(겔싱어에게) 지금 3㎚(나노미터)기술을 상용화한다고 하는데 반도체 기술이 언제까지 연장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어요. 10년은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반도체는 펀더멘탈 리밋에 접근한지 꽤 오래됐습니다. 반도체는 극도로 미세한 ㎚ 크기 선폭의 해상도로 생산을 합니다. 실리콘 원자 간격이 0.35nm인데 3nm선폭은 실리콘 원자를 10개 모아둔 공간이지요. 전자는 이 실리콘의 다이아몬드 격자구조의 벽과 충돌하면서 일정 속도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 선폭이 너무 작으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어 연산 기능이 안 돼요. 또한 이 크기의 정밀도를 요하는 노광, 에칭, 증착 등 제조공정을 위한 장비와 소재들의 값이 천문학적으로 뛰어올라 투자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지요. 그러면 더 이상 혁신이 어려워지고 가격경쟁만 치열하게 일어날테니 반도체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현상이 앞으로 10년 후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겔싱어가 얘기했고 상당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으로선 재앙이자 도전입니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합니까.“그래서 패키징과 같은 후(後)공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전(前)공정만큼 혁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력소모를 줄이고 반도체 칩의 속도와 성능을 올리기 위한 첨단기술은 전공정 만큼 후공정에도 필요합니다. 전공정 제조기술을 패키징에 적용하는 날이 다가옵니다. 반도체 칩을 3차원으로 여러개 쌓아 올리고 칩 사이에 전기공급을 연결하고 칩 간 네트워킹이 원활해지면 칩 패키지 하나로 컴퓨터나 자율주행 자동차를 움직이는 세상이 오게 될거에요.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와 파운드리 뿐 아니라 패키징 기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파운드리+패키징’ 복합전략을 구사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요. 현재 패키징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 정도로 팹리스나 파운드리와 거의 비슷해요. 대만과 중국이 80%가까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톱10에 들어가는 패키징 전문회사 하나 없습니다. 후공정에 과감히 투자해야 10년 후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하지만 지금 (국회에 상정된) 반도체특별법에도 패키징 육성 방안은 없습니다.”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은 제조공정에 따라 설계(Fabless+Chipless) → 제조(Foundry) → 조립(Packaging) →검사(Testing) 단계로 이뤄진다. 설계와 제조단계를 전공정, 조립과 검사 단계를 후공정이라고 한다. 설계는 미국, 제조는 대만이 선두. 대만은 미어텍 등 팹리스가 맡긴 설계에 따라 TSMC 등 파운드리 회사가 전공정을 맡고, 협력사인 ASE 등이 후공정을 담당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문제점이군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후공정 분야에 관심이 없다는 점은 환기해야 할 부분이군요.“삼성이 파운드리 분야에 투자를 더한다고 하니 후공정쪽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따로 나와야 해요. 일반 중소기업들은 어려워요. 10년은 내다보고 최소 1조원은 투자해야 하니. 아예 이 분야의 1조원 짜리 회사를 M&A해도 되요. 돈을 많이 주고라도 미래를 봐야죠. 윤석열정부 인수위원회에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달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분야입니다.”▶시스템 반도체 내에서도 인공지능 반도체가 유망하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설계능력에 한계가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 비메모리분야 설계 인력 다 합쳐도 엔비디아나 퀄컴보다 적어요. 삼성전자 비메모리 설계 인력이 만 명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 엔비디아 한 회사만 6만명이에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 다 합쳐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규모는 6332억 달러. 이중 메모리분야(1665억 달러)가 26%,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4333억달러(68.4%) 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WSTS).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를 기반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51%, 메모리분야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은 25%, 파운드리 분야 선두 대만은 15%를 차지하고 있다.(IC Insights)기업별로는 2021년 기준 삼성전자가 매출 831억 달러로 인텔(756억 달러), TSMC(566억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정부, 첨단 프로젝트 만들어 고급인력 양성▶반도체 산업은 인력의 산학 연계가 미흡하고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린다고 하는데. “반도체 과를 만들면 반도체 인력이 만들어집니까? 반도체 기술은 상당히 복합적이에요. 수학, 물리, 금속, 전자·전기, 화학, 재료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있는 분야입니다. 반도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만약 반도체 인력이라고 특정한다면 전자 전산학과를 전공한 설계인력을 말하는 걸 겁니다. 그러나 반도체는 자율주행차나 5G통신 같은 시스템의 특정 기능을 실행하는 부품입니다. 시스템 전체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설계 전반을 이끌 수 있는 상위 개념의 리더가 있어야 해요. 그 역할을 누가 할까요? 반도체 과를 만들어 인력을 육성해도 절반은 인공지능 등 다른 소프트웨어 분야에 빼앗길거에요. 요즘은 반도체분야 보다 소프트웨어 전문인력들의 대우가 훨씬 좋아요. 모두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 발상입니다.” ▶반도체 학과를 많이 만들어 인력을 양성한다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라는거군요. 종합적인 시각으로 기초과학을 융성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정원 조정을 통해 이공계 인력 전체를 늘려야 해요. 학과 정원 틀어 막아놓고 필요 인력을 어떻게 양성합니까. 이해관계가 있는 교수들을 설득해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해요. 반도체 학과에서 1년에 1000명이나 배출할 수 있나요. 삼성반도체 종사가가 10만명 됩니다. 삼성전자 한 회사에 필요한 반도체 인력 공급도 어려워요. 특히 고급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요. 해외에서 데려오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실리콘밸리 임금수준이 우리나라의 3∼5배 정도되요. 벤처로 대박을 꿈꾸는 인재들을 한국으로 유치하는 게 녹록지 않아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연간 650명 수준으로 필요인력(1500명 정도)의 43%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급인력은 어떻게 확보해야 합니까. “특출한 고급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선 해당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주도해 첨단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여러 학교나 연구소, 기업의 인력을 참여시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몇천억원 내놓고 자율주행 자동차용 반도체 칩 개발을 특별과제로 선정해 공동연구를 유도한 후 지적자산을 공유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속에서 전문기술이 습득되고 자연스럽게 고급인력이 육성되는거지요. 이스라엘의 경우 군대에서 보안 소프트웨어(SW)를 이런 식으로 개발해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정부는 왜 안하는 겁니까. 나중에 프로젝트가 잘못되면 책임문제에 걸려서 그럴까요.“상상력 부족이에요. 자신도 없을테고. 장관이 1년이면 떠날텐데 그런 중장기 프로젝트는 엄두도 안 나겠지요. 그러니 대통령 과제로 직접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대통령이 임기중 자율주행 자동차 레벨 4(완전자동화단계)를 만들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추진력이 생기겠지요. 반도체 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거에요. 80년대 중반 정부에서 1메가·4메가 디램 개발을 위해 당시로선 큰 돈인 4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태동시킬 마중물 역할을 하는거에요. 정부가 나서서 판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붐업하는 길입니다.”진 회장은…△1952년 경남 의령 출생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메사추세츠 주립대 전자공학과 석사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IBM왓슨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사장·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스카이레이크 에퀴티 파트너스 회장 △KAIST 석좌교수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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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다음은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JY “내달 손정의 만나 ARM 인수 제안 들을 것”-유망 투자처도 돈이 안 모인다-지방 부동산 규제, 세종 빼고 다 풀었다 △종합-“연준, 韓만 추가 통화스와프 체결 안할 것”-“强달러 계속…‘인플레 잡기’가 급선무”-푸틴의 야욕…2차 대전 이후 첫 軍동원령 전격 발동△국토부, 규제지역 2차 해제 -부동산 거래 절벽에 규제 지역에 대폭 줄였지만…수도권 빠져 효과 제한적-대출·청약기준 완화…지방 미분양 해소될까-세종·인천서 15억원 넘는 집 살 때 주담대 가능해진다 △종합-중견 운용사 ‘유동성 낙수효과’ 실종에…돈줄 마른 스타트업마저 위태-추경호 “한미 통화스와프, 섣부른 언급은 부적절”-금감원 ‘文정부 5조 규모 태양광 대출’ 전수조사 착수△흔들리는 수출 코리아-반도체·휴대폰 수출 고꾸라지는데…고환율에 기업 비용까지 치솟아-“수출기업 750곳 물류비 120억 신속 지원 대출 수출 부진, 근본 대응책 마련할 것”△정치-이준석 ‘성접대 의혹’ 불송치 처분…李측 “윤리위 징계 가처분 신청 검토”-“이재명 대표 사법처리 후 대책, 누구나 생각할 것”△송길호 논설위원의 파워인터뷰-“반도체 10년 후면 기술적 한계, 패키징시장서 활로 찾아야”△경제-통화 약세 방어할 실탄 확보하나 안전자산 美국채 던지는 한중일-국민연금, 한은서 달러 빌려 해외투자 하나△금융-코로나대출 만기연장 3년 더 원리금 상환 유예는 1년 더 -‘서민 급전 창구’ 2금융사 자금 조달 비상△글로벌-푸틴, 유엔 총회 맞아 보란 듯 ‘강공’…美 “나약함 드러낸 것”-獨, 러 공급 중단에 가스기업 국유화 △산업-JY 승부수…반도체 두뇌 설계 1위 ARM 품고 위기 돌파-거대 LNG탱크 옆 수소복합단지 ‘탈탄소 큰 그림’ 그리는 SK가스△ICT -“답정너 플랫폼 규제 우려 커…기업 주도 방식으로 추진해야”-애플에 한국 소비자는 여전히 ‘호갱’인가△제약·바이오-프레스티지바이오 “차별화된 CDMO 서비스 자신있다”-“직원이 주인 되니 고성장 회사로 변신”△과학카페-소행성에 꽝!…탐사선 충돌시켜 지구 지킨다-“글로벌 과학기술 패권경쟁 치열 과학의전당 설립 더 미루면 늦는다”△증권-악재 뚫고 달린다…외인 올라탄 배터리·자동차-손병두 “상장 中企 회계지원센터 설치할 것”△이데일리 문화대상-긴 ‘코로나 터널’ 지나 일상 회복 성큼…더 뜨거워진 무대, 더 커진 관객 함성△부동산-“고품질 임대주택 위해 ‘표준형 건축비’ 올려달라”-‘모아주택’도 세입자 보상대책 마련된다△피플-“미래에도 통할 인재상…만족 않고 도전하는 ‘헝그리 정신’”-에미상 댄스 화제? 오영수 “분위기 감화돼 좀 흔들었다”△오피니언-P2E, 신기루인가 신세계인가-건설현장 재해 ‘비극의 사슬’ 끊을 때 △전국-“넥타이 풀고, 청바지 입고…38개 읍면동 현장 누빈다”-‘아들 살해’ 자백한 70대 여성 무죄 확정…피고인 허위진술에 진범 놓친 검·경△사회 -“징역 9년 받아 인생 망가져”…전주환, 피해자 탓했다-‘김건희 수사’ 검토만 두 달째인데…김진욱 공수처장은 영국 출장 왜?
- 전광우 "국민연금 개혁 ‘모수개혁·기금운용혁신’ 두 바퀴로 가야” [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이데일리 송길호 논설위원 겸 에디터]공적연금 정상화와 금융혁신을 위한 윤석열정부의 구조개혁이 첫 발을 내디뎠다. 정부는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의 통합을 추진하고, 내년 10월까지 관련 법안 등 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연금개혁 로드맵을 제시했다. 민간주도의 금융규제혁신위원회 출범을 통해 금산분리 등 해묵은 금융규제 혁파에도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연금개혁과 관련, “현 정부에서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내려면 직역연금과의 통합보다는 일단 국민연금 개혁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모수개혁과 기금운용혁신 투 트랙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산넘어 산이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자체도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공적연금 전반을 연계해 통합하는 일은 난제 중의 난제다. 선명한 비전과 전략 없이 구호만으로 금융혁신이 이뤄질리도 만무하다.절체절명의 과제인 연금개혁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선진금융으로 나아가기 위한 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어떤 실행전략을 마련해야 할까. 초대 금융위원장과 최장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으로부터 그 해법을 들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의 세계경제연구원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 이사장은 연금개혁의 큰 틀을 다시 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은 이해관계자가 너무 다르고 시스템의 차이도 크다”며 “현 정부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려면 일단 국민연금 자체개혁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 기금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게 되면 제도개혁을 촉진시킬 수 있다”며 “제도개혁(모수개혁)과 기금운용혁신 투트랙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전 이사장은 한국금융의 비전에 대해선 “민간이든 공공이든 파이를 나누는데만 관심을 두지 말고 어떻게 파이를 키우느냐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판을 만들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 중심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금개혁...尹정부 플랜B 가동해야 ▶정부가 국민연금 등 4대 공적연금 개혁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할까요. “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절의 경험상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을 연계해 접근하는 일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너무 다르고 시스템의 차이도 크기 때문이지요. 예컨대 국민연금 수급자들은 월평균 50만∼60만원 받는데 공무원연금은 200만원이상 받어요. 반면 공무원연금 보험료는 국민연금의 2배에 달하지요. 물론 형평성을 고려해 각 연금을 유기적으로 통합한다는 접근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프로세스는 훨씬 복잡하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 정부 임기내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내려면 플랜B차원에서 그 타깃을 가장 시급한 국민연금에 집중해야 합니다.”2018년 진행된 제4차 재정추계 결과 국민연금은 2042년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57년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현재 9%인 보험료율과 43%인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 급여의 비중)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국민들은 보험료를 더 내야 할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지만 막상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연금개혁이라고 하면 ‘더 내고 덜 받는다’는 쪽으로 프레임이 형성돼 있어요. 반면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디자인 하기 나름이에요. 보험료를 점진적으로 올려도 지금받는 금액보다 좀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시켜야 해요.”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험료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 수준인 15%로 올려야 해요.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일단 12∼13%선으로 올리고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금운용 혁신을 통해 재정을 확충해야 합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보험료수준, 기대수명, 경제성장률, 금리 등 기금고갈시기를 결정하는 여러 변수중 기금운용수익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지금 국민연금 기금규모가 1000조원에 달하는데 수익률을 1%포인트만 올려도 10조원의 수익을 낼 수 있잖아요. 기금운용혁신을 통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면 그만큼 보험료 인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제도개혁과 기금운용혁신 두 수레바퀴로 나아가야 합니다.“▶그동안 기금운용혁신에 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연금개혁을 주도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 제도사이드에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어요. 금융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지요. 그러니 연금개혁을 하자고 하면 기금고갈 시점은 언제이고 그래서 보험료를 얼마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어느 수준으로 낮출지에 대한 논의만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운용성과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동안 기금운용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준(5∼6%)에 그친 건 이 때문이지요.” 올 상반기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8%까지 곤두박질쳤다. 손실액만 76조 7000억 원. 2년 반 가까이 연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규모다. ▶기금운용혁신을 위한 핵심과제는.“자율성과 전문성 두가지가 중요합니다만 지금은 다소 미흡합니다. 지배구조가 정부입김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지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복지부장관이 맡고 있잖아요.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에서 독립시켜 별도의 기금운용공사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 지금 시스템보다는 훨씬 더 독립적이고 전문가 중심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전문성 측면에서도 기금운용본부가 서울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경쟁력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기는커녕 기존 직원들이 이탈하는 상황 아닌가요.” 그는 부연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을 방문하면 꼭 이런 얘기를 합니다. ‘어떻게 이런 먼 곳에서 기금운용을 하는가’라고. 특히 기금운용 관계자들이 국정감사에 불려갔다고 하면 도저히 이해를 못합니다. 실제 기금운용본부 간부들은 1년의 절반을 감사받느라 아무 일도 못합니다. 기금운용본부내 준법감시인으로부터 공단내 감사, 복지부 차원의 감사,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감사까지 중복감사가 심각합니다.”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기금운용위원회만이라도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사실 공단 이사장 시절 기금운용본부만은 서울에 남겨두려고 했어요. 국회와도 공감대를 이뤘구요. 국내외 금융인사들과의 밀접한 소통을 위해서지요. 그런데 이후 정치적 요인에 의해 전주 이전이 결정됐어요. 기금운용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특정 지역민이 아닌 전체 국민을 위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2017년 국민연금 본사의 전주 이전 이후 기금 운용본부에서 빠져나간 전문인력만 130여명에 달한다. 지금도 정원의 20%가량 부족한 상태다. ▶기금의 포트폴리오는 어떤 방향으로 재편해야 할까요. “선진국 연기금일 수록 대체투자 비중이 높아요. 주식이나 채권투자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벤치마킹대상이 있습니다. 캐나다 연기금(CPPIB)은 지난 10년 연평균 수익률이 10.8%로 국민연금 거의 2배수준입니다. 자산운용규모는 국민연금의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인력은 몇배나 되지요. 가치있는 리스크테이킹을 하는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잘 짜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의 경험담. “2009년 공단 이사장으로 처음 갔을때 포트폴리오의 90%가 채권이었어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상태였으니 수익이 날리 없었지요. 글로벌시각에서 본격적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국민연금 운용실적은 올 상반기까지 마이너스(-8%)지만 그래도 해외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는 플러스(+7.3%)를 내고 있어요. 주요 선진국의 우량자산중 가격이 많이 떨어진 걸 선별해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금운용 혁신은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도 연계되겠군요.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어 전세계 두번째에 해당합니다.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접점이 많을 수밖에 없지요. 국민연금이 해외에서 앵커투자자로 나서면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따라 국제 투자커뮤니티에도 동참할 수 있습니다. 기금운용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단순히 연금재정 측면 뿐 아니라 국내 금융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지요. 국민연금이 지렛대가 되어 금융산업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금융혁신…공공·민간 함께 파이 키워야 ▶한국 금융산업은 여전히 답보상태입니다. “지난 몇년간 한국에서 주요 해외 금융회사들이 많이 떠났어요. 외국 금융인사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해요. 규제환경이 복잡해지고, 사법· 노동· 세제 등 다양한 이슈가 더욱 부각됐다고 하지요. 특히 조삼모개식 정책으로 규제와 감독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자의적인 집행도 많다고들 합니다. ▶선진금융회사들이 돌아오게 하려면. “윔블던 효과(자국기업보다 외국계 기업의 활동이 더 활발한 현상)라고 있지요.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판을 제대로 만들면 외국 선진 금융회사들이 국내에서 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허브 전략의 일환이구요. 민간이든 공공이든 파이를 나누는데만 관심을 두지 말고 어떻게 키우느냐는 쪽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아래 산은의 부산이전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에만 매달리다간 금융산업 발전은 요원합니다.”▶금융허브, 금융중심지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군요. “서울 부산 모두 경쟁력 있는 금융 중심지로 만들려는 노력을 재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령 이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해도 적어도 그 과정에서 금융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거에요 규제개혁측면에서 그렇고 금융산업 발전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될 수 있지요. 지금 아시아 지역의 금융허브들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어요. 홍콩이 기반을 잃으면서 싱가포르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어요. 지금 기회를 살려야 합니다.” ▶노무현정부의 동북아금융허브는 구호에 그쳤고 이명박정부의 금융중심지 전략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이명박정부시절 초 금융산업선진화를 위해 금융중심지를 만들자는 방안은 국정과제로도 선정됐어요. 하지만 감독체계개편 등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금융위기라는 태풍을 만났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런 상황이 걱정됩니다. 당장 불을 끄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지요. 개혁의 방향은 민간부문이 더 뛰도록 하자는건데 위기 극복을 위해선 오히려 정부가 더 조여야 하는 상황이 됐지요. 위급상황을 극복하려다보니 개혁어젠다는 힘이 실릴 수 없었지요.”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선 어떻게. “군집효과(Cluster effect)를 일으켜야 해요. 맨하튼, 런던, 홍콩 등 금융중심지는 군집효과를 활용합니다. 여의도, 청라, 송도 등에 하나의 큰 서클을 만들고 규제혁신을 통해 디지털을 탑재한 혁신이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주거 언어 교육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의 경험담. “80년대말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시절 중국 자본시장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상해를 국제금융허브로 만드는 방안이 과제로 떨어졌어요.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 허황되게만 들렸지요. 그 상황에서 프로젝트 결론은 규제개선, 생활환경 조성도 물론 필요하지만 가장 화급한 과제는 능통한 영어실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라는 것이어요. 금융분야는 특히 국제거래상 영어가 중요해요. 그래야 소통이 되고 외국 금융회사들이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금융중심지 조성은 규제 개혁과도 밀접히 연관되겠군요. “금융의 디지털화가 다각도로 이뤄진 상태에서 금융혁신의 큰 그림은 전통금융과 새로운 디지털금융과의 시너지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에요. 금산분리의 부분적 완화가 논의되고 있는 것도 대기업의 은행 소유 지분을 늘려주자는 기존 은산분리 차원이 아닌 은행 등 전통 금융회사들이 디지털계통의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디지털화를 진전시킨다는 차원이지요. 전통금융과 빅테크 기업간 규제 불균형을 극복하는 게 궁극적으로 양측이 윈윈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금융위원장이 ‘금융의 BTS’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금융의 BTS를 육성하기 위해선 균형(Balance), 신뢰(Trust),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3요소가 필요합니다. 금융은 쏠림현상을 경계하고 늘 균형을 생각해야 합니다. 전통금융과 빅테크, 시장원리와 모럴해저드간 균형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시장의 신뢰,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금융의 본질이지요. 궁극적으로 금융산업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ESG경영과도 관련 있어요. 기후변화대응,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모두 지속가능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전 이사장은…△1949년 서울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 졸업(경영학박사) △미시간주립대 교수 △세계은행 수석연구위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특보 △국제금융센터 소장 △우리금융지주 총괄부회장 △포스코 이사회의장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외교부 국제금융대사 △금융위원회 위원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현)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박병원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은 필패…국민 설득이 먼저다" [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송길호 이데일리 논설위원 겸 에디터]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난맥상이다. 각종 인사논란과 설익은 정책으로 민심이반을 자초하며 초장부터 스텝이 꼬이고 있다. 각종 정책추진의 동력은 크게 약화됐고 의회를 장악한 야당의 벽에 막혀 각종 제도개혁작업도 난항이 예상된다.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지금 윤 정부는 이 파고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전 회장으로부터 해법을 들었다. 노무현정부 재정경제부 차관, 이명박정부 경제수석으로 정파에 관계없이 중용된 정통 경제관료인 그는 우리금융그룹 회장, 은행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최근엔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에 위촉되는 등 민관을 넘나들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 전 회장과의 인터뷰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4%로 폭락한 지난 5일 광화문의 한 사무실에서 4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는 시종일관 ‘국민설득’을 강조했다. 그는 “철권을 갖고 있던 전두환도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며 “이 정부는 정책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은 홍보전”이라며 “끊임없는 설득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저항의 강도를 낮추는 일이 성공적인 정책 추진의 토양”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안정을 위한 각종 정책처방도, 규제개혁도 노동개혁도 연금개혁도 국민적 이해와 지지,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경제정책…결국 홍보전▶윤석열정부의 각종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 대한 설득이 부족해요. 국민들에게 정책의 당위성을 이해시키려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의문입니다. 전두환 시대와 같은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국민 설득을 위해 총력을 다했어요. 정책은 결국 홍보전이에요.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끌려 다니게 마련입니다. 국민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돼요.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국민 5%만 늘리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국민과의 소통이 문제군요“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옳은 처방을 내릴 때에도 이 약이 어떻게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해시켜야 해요. 정책을 추진할 때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에,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납득시키는 과정을 생략하니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요. 팩트만 가르쳐주면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운동을 보세요. 달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되니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을 벌였잖아요”▶어떤 식으로 설득하면 될까요 “지금 나오는 개별 정책들이 전체 국정기조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이해시켜야 해요. 정부가 제시한 국정기조에서 이 정책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그 효과는 어떤지 설득하는 과정이 보이지 않아요. 윤석열 정부는 ‘자유를 더 주겠다’, ‘민간주도로 하겠다’, ‘보편적복지가 아닌 선별적 복지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각 부처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정책들이 이런 기조에 부합하는지 제대로 설명을 안 합니다. 예컨대 내년도 세제개편안이 이 정부가 지향하는 자유, 민간주도, 선별적 복지와 어떻게 연결돼 있고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충분히 설명을 했어야 해요. 그런 과정이 없으니 부자감세 등 야당의 프레임에 걸려 논란이 되고 있지요” ◇물가안정...경제주체 역할분담 필요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입니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지 이해시켜야 하겠군요. “각 경제주체들의 역할분담이 필요합니다. 가계는 남들도 고통분담을 하고 있다는 실상을 알아야 합니다. 인건비가 오르면 물가가 안 오를 수 없어요. 물가 오른 만큼 월급을 올리면 절대 물가 못 잡아요. 악순환의 고리지요. 사실 장사하는 사람들은 값을 올리지 못하고 폐업하기도 하고 값을 올려도 매상이 줄어 소득이 주는 형태로 이미 고통 분담을 하고 있어요. 장사는 많이 팔아야 돈을 벌지 비싸게 받는다고 돈을 버는 게 아니거든요. 월급쟁이들은 소득이 줄지는 않잖아요”▶핵심은 임금인상을 자제하자는 거군요. “물가상승의 고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임금상승을 억제하는 일이에요. 최근 정부가 대기업의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지요. 다만 경제단체에서 이를 요구한 건 번지수를 잘 못 찾은 거예요. 양대 노총에 가서 설득했어야 했지요. 취약계층 노동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의 실정은 대기업 월급쟁이들과 비교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어야 했어요. 바로 수긍을 하지는 않겠지만 투쟁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겁니다” ▶수요억제를 위해선 소비절약도 필요하겠지요.“인플레이션은 가장 확실한 강제 소비절약 수단이에요. 핵심은 해외 수입을 줄이는 일입니다. 특히 식량, 에너지, 원자재를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품을 줄이게 되면 물가안정은 물론 국제수지방어, 환율안정에도 도움이 돼요. 공급 부족으로 초래된 물가 상승에는 수요 억제가 만병통치약인 거지요.”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수입품은 에너지와 식량 비중이 가장 크지요. 식량의 경우 예를 들어 지금 쌀가격이 폭락하고 밀 가격은 뛰고 있습니다. 쌀은 공급과잉 밀은 공급부족입니다. 이럴때 굳이 밀을 먹어야 되는가라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면 됩니다. 이런 비상시국엔 단기적으로 국민들이 수입곡물을 10%만 덜 먹고 쌀로 대체해 더 먹는다면 얼마나 많은 달러가 절약되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최근 유류세 인하는 물가안정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요. “유가가 오르면 절약을 해야 하는데 유류세를 내리면 소비수요가 줄지 않아 오히려 물가를 더 부추기게 되지요. 가격을 규제하면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어려운 사람에게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이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아요. 유류세 인하는 무차별적인 혜택이기 때문입니다. 유가상승 시에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는 과거부터 잘 작동돼 왔어요. 트럭 한대 끌고 다니는 개인자영업자나 농민에게 기름을 싸게 공급해주고 있어요. 필요한 계층에는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면 되는데 일률적으로 세금을 내리니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될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우를 범하지요” ▶물가를 잡기 위한 노력과 동시에 각종 정책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출을 늘려야 할 상황입니다. 물가안정기조와는 배치되는 적극적 재정지출,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아이러니컬하게도 전 정부가 재정을 너무 방만하게 운영하면서 이 정부에서는 긴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 예산이 방만하게 편성됐다는 건 깎을 수 있는 예산도 많다는 얘기 아닌가요. 대표적으로 공기업의 방만한 지출, 공무원 정원, 예비타당성조사없이 벌여놓은 토목공사들이지요. 토목공사의 경우 이미 시작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공사기간을 늘리면 예산을 줄일 수 있어요. 게다가 코로나 피해 보상 예산 등이 내년에는 필요 없게 될 테니 총량으로 대폭 흑자 예산을 편성, 국채 상환을 통해 긴축을 하면서도 필요한 투자 예산은 충분히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국채상환과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건가요“모든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에요. 민간투자는 규제에 막혀 있으니 어느 세월에 투자가 일어날까요. 민간이 못할 투자를 정부라도 해야 됩니다. 의료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의료의 질은 우수하지만 양은 부족하다는 겁니다. 백신, 치료제, 병상 등 의료자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공공부문이 병원을 지어 민간에 위탁하면 됩니다. 사우디에서 병원을 건설해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듯이요. 바이오 의료산업의 경우 정부 지원으로 선제적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규제개혁…핵심은 가격규제 철폐 ▶거시경제운용수단이 일정부분 제약을 받는 상황에선 규제개혁과 같은 미시적 수단을 잘 써야 할 것 같은데요…역대 정부 모두 규제개혁을 공언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손톱 밑 가시든 전봇대든 모래 주머니든 행정적 규제 철폐에만 급급했기 때문이에요. 규제개혁의 핵심은 가격규제를 철폐하는 일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특히 심했지요. 문 정부는 의료비 보육료 주거비 교육비 교통비 등 국민생계비절감에 나선다고 공언했어요. 은행수수료나 통신비도 마찬가지구요. 이런 가격규제를 통해 생계비 지출을 줄여 가처분소득을 늘린다는 게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이었는데 결과는 참담했지요.”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분명한 사실은 의료비든 보육료든 모두 가계에는 부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득원이라는 사실입니다. 가격규제를 강화하면 해당 업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요. 교육을 예로 들까요. 14년째 대학등록금 동결하면서 대학교육이 초토화됐잖아요. 그러면서 반도체, 바이오 산업 인재 양성을 대학이 제대로 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격규제는 가장 암적인 규제입니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질적 향상과 고급화를 원천 봉쇄하면 결국 국민만 피해보게 마련입니다”▶경제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또다른 핵심 규제는 토지이용규제지요.“토지를 싸게 공급하는 건 투자유치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모든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규제가 토지이용 규제입니다. 토지는 자본의 일부이긴 하지만 공급이 제한 돼 있다는 결정적인 제약이 있습니다. 농지보존 임야보존 환경보존 수도권 인구집중억제 등 이념적으로 규제의 덫에 갇혀 토지이용 규제가 너무 경직돼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농림업 외에 토지의 8%밖에 못쓰고 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영국의 경우 13%를 쓰고 있어요. 투자 뿐 아니라 집값 안정에 필요한 게 땅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땅값으로는 어떻게 투자를 해도 국제경쟁력이 없어요”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는 부지 확보문제로 2년간 착공이 늦어졌지요. “토지 이용규제는 사전적으로 풀어줘야 합니다. 60, 70년대는 정부가 토지공급을 책임졌습니다. 농지·임야를 수용해 공단을 조성하고 기업에게 공장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왜 토지공급을 위해 정부가 책임지지 않습니까. 규제의 복마전인 땅을 투자 주체인 기업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 건 투자를 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습니다. 가용토지를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지자체간 투자유치 경쟁이 불붙도록 해야 합니다. 토지의 선제적 공급은 집값 안정에도 도움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면 오히려 땅값 올리는데 지자체가 방조하고 있어요. 지역별로 투자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조성하지 못하면 규제개혁 100년 한다고 해도 투자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노동개혁은 어떻게 접근해야 합니까. “노동규제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모든 노동규제는 사용자 뿐 아니라 미취업노동자를 규제하고 있어요. 최저임금규제는 그 이하의 임금에선 취직하지 못하게 하는 노동자에 대한 규제입니다.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가 320만명정도 됩니다. 최저임금 이하라도 일할 용의가 있다는 거지요. 주 52시간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자가 52시간 이상 일을 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좋은데 노동자가 그 이상 일할 자유까지 박탈해야 해야 할까요? 노동자가 원하는 자유를 노동자에게 돌려주는 것부터라도 시작했으면 좋겠어요”▶결국 선택의 자유를 넓혀주자는 게 핵심이군요. “최상위 10% 노동자의 기득권은 유지시켜주되 대신 취약계층 노동자들, 실업자와 미취업자들이 원하는 것은 풀어주자고 해야 합니다. 지역별, 연령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고 노조나 노동관서의 확인을 거쳐 52시간 이상도 일할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호봉제 폐지, 직무급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도 노동자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신입사원부터 차차 실시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20년 후면 모두 직무급제로 갈 겁니다. 현재의 노동 규제의 수혜자는 상위 10% 남짓한 사람들입니다. 다른 선택을 원하는 노동자가 분명히 있어요. 획일적으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원하는 사람부터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방식으로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박 전 회장은…△1952년 부산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행정고시 17회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재정경제부 1차관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전국은행연합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안민정책포럼 이사장,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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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다음은 1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완성형 폴더블폰의 세계 기준, 삼성이 만든다”-희망퇴직 6년째 0명 늙어가는 국책은행-총수 친족에 ‘사실혼 배우자’ 포함...범위는 ‘4촌 이내’로 축소 -규제개혁위 민간위원장에 김종석 교수 △종합-“반도체 미래, 美서 만든다”...사실상 中에 투자 금지-[궁즉답]특별사면 대상은 어떻게 정해지나요?-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노사 임협 체결△고금리시대 벼랑끝 K벤처-돈줄 마른 벤처에 ‘악마의 유혹’...고리대 장사 나선 증권사들 -美 SVB 저리대출 비결은 ‘신주인수권’-후속투자 인색한 韓...벤처들 ‘죽음의 계곳’ 못 넘고 좌절△베일 벗은 갤럭시Z폴드4·플립4-두께·무게 줄이고 카메라·배터리 성능 향상...4세대 ‘접는 폰’ 시대 활짝-숙면 돕는 ‘갤워치5’...정교한 음질 ‘갤버즈2 프로’-‘위 오픈 더 퓨처’...삼성이 그리는 폴더블폰의 비전△늙어가는 국책은행 -정부 인건비 통제에 막혀 멈춰선 희망퇴직...청년채용 확대 엄두도 못내-금융위도 원하는 희망퇴직 재개...기재부가 퇴짜-산은 시니어 노조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 2심에 쏠린 눈 △종합-이자 성실 납부한 ‘대출자 20만명’에게 빚 부담 덜어준다-제도 합리화한다며 또 대못, SM그룹 첫 적용 대상 될 듯-침수차 ‘자차 보험금’ 신속지급...수해 가계엔 긴급자금 지원-TSMC보다 법인세 더 낸 삼성...‘반도체 경쟁’서 불리△정치-달아오르는 與 당권경쟁...김기현·나경원·안철수 줄줄이 도전-‘이준석 키즈’ 박민영, 대통령실로 “쓴소리하면서 국정 뒷받침할 것”-尹대통령, 폭우 피해 사과...“국가는 무한책임 진다”-이재명 “尹정부 국유재산 매각, 소수 특권층 배불리기”△경제-혁신과정, 갈등은 숙명...조정능력 상실 경계해야-치솟는 금리에...은행 가계대출, 넉달 만에 감소세 전환-“창원을 원자력 클러스터로 육성”△Global-美 인플레 완화 조짐에도...“안심 못해”-트럼프 압수수색에 공화당 결집 차기 대선 출마선언 앞당겨지나-中소비자물가, 2년 만에 최고치에도 ‘비교적 안정’-日정무 개각...아베파 배려, 파벌 균형 맞춰 -머스크, 테슬라 주식 9조원 매각...“트위터 인수 가능성 대비”△송길호 논설위원의 파워인터뷰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은 필패...국민 설득이 먼저다”△산업-업황 불안한데 안 풀리는 노사관계...시름 깊은 현대제철-손실보전금 이의신청 17일부터 31일까지-K디스플레이 혁신기술 퍼레이드 시선집중-HMM, 상반기만 6조 흑자 ‘사상 최대’-100대 기업 女임원 ‘400’명 돌파 눈앞△ICT-5G 다음 먹거리는...“통신사 비통신 신사업 속도-‘고객 162만명 정보 유출’ 발란...개인정보보회위, 5억대 과징금-쏘카 몸값 확 낮췄더니...우리사주 청약 흥행몰이-빅테크 간편결제 3사, 오프라인 영토 확장 가시화 △제약·바이오-대웅제약 신약, 대웅 사외이사가 ‘임상 총괄’ 맡아 논란-삼성바이오, ‘혁신성장·ESG’ 글로벌 인정-”애플이 못하는 건강관리서비스로 세계 공략“-코로나19 진단키트 유한양행도 약국 공급△Auto&Life-날렵하다, 똑똑하다...클래스 다른 ‘고급 세단’-[타봤어요]날카로운 첫인상에 ‘심쿵’ 짜릿한 드라이빙 재미에 푹-11번가 “적자는 성장위한 투자 때문...흑자전환 자신”△Stock-또 5만 전자...대체株 어디 없나요-美 3연속 ‘자이언트스텝’ 우려에...공매도 타깃된 증권주들 -MSCI 이번엔 입성? 카카오페이 기대감△증권-대형 증권사, 돈 안되는 코넥스 지정자문인 이탈-DB하이텍 팹리스 분사 두고 개미 반발 심화-자금유치·새주인 맞는 기업들 유료·수익화 시동-‘소뱅아시아가 신세계에 매각된다?’...LP부터 스타트업까지 추측 난무△부동산-‘똘똘한 한 채’도 유찰...아파트 경매시장 ‘급랭’-“해외 건설사업 수주 발목잡는 중대재해법·주52시간제 풀어달라”-“천지개벽 용산, 그중에서 ‘전·원·주’ 노려라”-“집값 떨어질라”...강남·목동 아파트 침수에도 ‘쉬쉬’ △문화-‘클알못’에 손 내면 한여름 밤의 선율-[문화대상 이 작품] 연극 ‘서교동에서 죽다’-공연·체험행사로 만나보는 국내 유네스코 세계유산△피플-모든 범죄수사는 디지털 증거 추적에서 시작돼-20만회 이상 접었다 펴도 주름 안지는 광학필름 개발-신동엽문화상에 최지인·정성숙·김요섭-‘테니스 여제’ 윌리엄스, US오픈 이후 은퇴 예고 △오피니언-대학 개혁 없인 반도체 미래 없다-현안 산적 ‘산은’ 부산 이전 논할 때인가△전국-[지자체장에게 듣는다]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박원순때 백지화 ‘빗물터널’ 오세훈 1.5조 투자해 재추진-대전엑스포 이후 최대 국제행사라더니...참가자 없어 동네잔치 될판△사회-손쓸 틈 없이 허리춤까지 물 차올라...업힌 채 탈출한 노인 “살았제”-“이달 중 확진자 20만명 정점”...정부 전망치 상향-이 와중에 집회...전공노, 거리로-한동훈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청구 확대 지시-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기세익씨 별세, 김기영(행정안전부 대변인)씨 장인상 = 18일 오후 11시 30분,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21일 (02)2019-4001▲장순심씨 별세, 최동옥·최동선(성동기업 대표)·최경자·최춘자·최도자(제20대 국회의원)·최희선씨 모친상 = 18일 오전 3시50분, 여수제일병원 장례식장 VIP1호실, 발인 20일 오전 8시 (061)692-4445▲정숙자씨 별세, 배동철(전 순천 철도청)·배동기(전 화순 부군수)·배병화(프레스존 대표, 전 전남교통연수원장)·배정임(전남대 부속 중학교) 씨 모친상, 김황식(전 장성농협) 씨 장모상 = 18일 오전 7시 58분, 광주 동구 학동 금호장례식장 301호, 발인 20일 오전 (062)227-4000▲한분남씨 별세, 김익민(연합뉴스 경남취재본부 업무팀장) 씨 모친상 =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립상복공원 10호실, 발인 20일 오전 7시 30분 (055)712-0930▲신정수(전 동부그룹 이사)씨 별세, 신수정(㈜위리드 대표이사), 수미(한국트로녹스 부장), 지원, 동일(GS건설 차장), 지영 씨 부친상, 송길호(삼성생명 수석), 김근중(INJ 자산운용 대표), 강백주(머스트게임즈 대표), 김용정(미국 터프츠 대학 교수) 씨 장인상, 강승리 씨 시부상 = 17일,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 20일 오전 6시 30분, 장지 분당구 메모리얼파크 (02)3410-6990
- [만났습니다]①양승조 충남지사 "균형발전, 국가 최우선 과제로...혁신도시 시즌2 되살려야"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담= 송길호 사회부장, 정리= 박진환 기자] “차기 국가 지도자는 대한민국 인구의 50%가 집중된 수도권 과밀화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지방소멸은 지역 성장동력의 소멸이자 수도권을 제외한 전 국토의 공동화를 초래합니다”양승조 충남지사는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이데일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규제 강화와 함께 혁신도시 성공을 위한 정부의 빠른 결단이 요구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양 지사는 특히 “저출산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관련 있다”며 “차기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국가 핵심 아젠다로 삼아 모든 정부 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도지사로서 지난 4년의 성과와 관련, “행복키움수당과 임산부 119구급서비스 등 충남에서 시작한 선도모델을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했다”며 “다만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모순적인 재정분권 구조 등 아직 해야할 일들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고 말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표적인 도정 성과는.△지난해 충남도정은 대내외적인 위기와 기회 속에서 충남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환황해권 중심의 교통·물류망을 확충했다. 제2차 국가도로망 계획에 태안축과 보령·부여축을 신규 반영했고, 가로림만 국도 38호선 노선 승격, 보령해저터널 개통등의 성과가 있었다. 또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서해선-경부KTX 직결과 장항선 전 구간의 복선전철화를 이끌어냈다. 항공 분야에서는 충남 서산공항 건설사업을 현실화했다. 숙원사업으로는 올해 정부예산에 가로림만 해양정원 설계비 35억원을 반영시켰고, KBS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미디어교육센터와 인재개발원을 결합한 신개념 방송국 건립을 가시화했다. 무엇보다 30년 숙원사업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사업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렸다.- 도정을 책임지면서 아쉬운 대목이 있다면.△220만 충남도민의 염원과 공직자들의 노력이 더해져 혁신도시라는 큰 그릇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정부 결정 지연으로 공공기관 이전, 이에 따른 관련 기업 이전을 통한 인구 증가 등 혁신도시로의 완성까지는 아직 미진한 점이 아쉽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공공기관 이전 등 혁신도시 시즌2의 추진을 강력히 요구해왔고, 기관 이전에 필요한 모든 준비는 이미 마친 상황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임기 내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다음 정부에서 이와 관련한 정책이 최우선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대선공약 반영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가로림만 해상교량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해안 신관광벨트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 생각하고, 대선공약 등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계획이다.-민선7기 마지막 해인 올해 역점 분야는.△우선 환황해권 중심지 육성을 위한 숙원사업 해결에 매진할 계획이다. 환황해 관문공항의 역할을 수행할 충남 서산공항 건설과 혁신도시의 완성을 위한 이전 용지 확보, 산학연 연계 활성화 및 이주 지원 방안 모색 등 기관 이전을 위한 여건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훼손된 생태계 복원의 국가적 선도모델이 될 부남호 역간척의 국가 사업화와 서천 브라운필드 국립공원 조성을 위한 예타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 육군사관학교의 논산 이전과 국방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지연됐던 계룡 세계 군문화 엑스포, 보령 해양머드박람회 등 메가이벤트의 성공 개최를 통한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충남도 친환경 에너지 전환, 어디까지 와있나.△단기적으로는 LNG 발전소로 전환하고, 장기간으로는 태양광, 풍력과 수소 연료전지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제6차 지역에너지계획을 통해 2040년까지 태양광 9GW, 풍력 4.2GW를 보급해 화석연료 대체를 추진 중이다. 또 2040년까지 1.7G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도 구축한다. 현재 서산 대산그린에너지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이자 최대 용량인 50㎿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해 가동 중이며, 앞으로도 발전공기업과 협력해 연료전지 발전소를 여러 지역에 나눠 분산 전원을 구축할 계획이다.-인구 감소 따른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한데.△충남도는 그간 저출산 극복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 다양한 도정을 펼쳐 왔다. 특히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은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도 소개되는 등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두 아이를 낳으면 월 임대료가 전액 무료가 되는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꿈비채’는 600세대가 건립 중이며, 내년 7월 입주까지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또 올해부터 만 3~5세 표준보육료도 전액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충남에서는 0세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어린이·청소년 버스비 무료화 정책까지 더해져 출산부터 육아, 보육은 물론 결혼을 위한 주택 지원까지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완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차기 정권의 과제는.△국가균형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기 국가 지도자는 대한민국 인구의 50%가 집중된 수도권 과밀화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방소멸은 단순히 지역만의 위기가 아니다. 지역 성장동력의 소멸이자 이로 인해 수도권을 제외한 전 국토의 공동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 규제 강화와 함께 혁신도시 성공을 위한 정부의 빠른 결단이 요구된다. 저출산 극복을 국정 제1과제로 다뤄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구축돼야 한다. 지난해 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면서 이 상태로 가다간 자칫 국가의 존망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저출산 극복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으며, 이를 국가 핵심 아젠다로 삼아 국민 모두에게 이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모든 정부 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양승조 충남지사는△1959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 광풍중 △서울 중동고 △성균관대 법학과 △사법시험 37회 △제17·18·19·20대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민선7기 충남도지사
- [만났습니다]①정영애 장관 “여성경제활동율 높은 나라가 출산율 높다”
- [대담= 송길호 사회부장, 정리= 박철근 기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전체적인 근로시간을 줄여 부모가 함께 돌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정영애(사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정 장관은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1920년대 인구정책이 출발점이었다”며 “여성을 가정 내 돌봄자로 국한하지 않고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개별과세를 하면서 여성을 경제활동주체로 자리매김토록 하면서 인구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특히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각종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 보완뿐만 아니라 사회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육아휴직 기간을 더 늘리자는 의견도 있는데 육아휴직기간만 더 늘리면 민간기업의 경우 여성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제도지만 자세히 보면 남녀차별을 강화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들의 가치관이 결혼과 출산보다는 자신의 일을 하겠다는 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정작 정책은 금전적·근무형태의 지원에 한정돼 있다. 이래서는 도저히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정 장관은 가족형태의 변화에 따른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국내 1인 가구는 작년말 기준으로 전체 가구 중 31.7%를 차지한다. 1인 세대의 경우 그 비중은 더욱 커 936만여 세대(9월말 현재)를 주민등록세대 중 처음으로 40%를 돌파하며 주류 가구원으로 부상한 상태. 그는 “1인 가구가 겪고 있는 외로움과 고립, 우울감 문제 등에 대한 대응정책이 시급하다”며 “내년부터 1인 가구 사회관계망의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자기개발 및 심리·정서 상담 등 관련 사업을 새롭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영훈 기자)다음은 정영애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나홀로 1인가구가 40%선을 넘어섰다. 지원대책을 설명해달라.△다양한 세대의 1인 가구가 존재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주거, 안전, 심리적·정서적 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1인 가구라도 다양한 세대로 존재한다. 이에 따라 생애주기별로 지원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청년 1인 가구는 ‘자기 돌봄 관계 기술과 소통·교류 모임’을, 중장년 1인 가구는 일상에서의 ‘서로 돌봄 생활 나눔 교육’을, 노년 1인 가구는 ‘심리상담과 건강한 노년 준비 교육’ 등을 예로 들 수 있다.-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저출산 문제인데.△저출산문제 해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해법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고 근로시간을 줄여 여성들의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일이다. 스웨덴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인구도 크게 늘었다. 그동안 각종 정책적 노력이 있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던 건 단순히 제도보완에만 급급해 사회 전반의 시스템 개선에는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일부 인구학자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 적응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책임한 말이다.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어들면 우리 세대가 누렸던 각종 혜택들에 대한 부담을 우리 후손들에게 떠넘기게 되는 것이다.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민간기업의 유리천장 해소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민간기업의 경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고위직에 성별 다양성 확보를 강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상장법인의 성별 임원현황을 주기적으로 조사·발표해 국민들에게 성별 격차실태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성별균형을 위한 인사 교육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내 성별 다양성이 증가할 경우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많은 연구결과들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며 홍보할 계획이다.-소위 ‘게임 셧다운제’는 현재 시대상황과 맞지 않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여가부 관련업무 중에 게임 셧다운제처럼 시대상황에 뒤처져 개선이 필요한 제도가 있다면.△오는 21일부터 스토킹처벌법을 시행한다. 이에 맞춰 스토킹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법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지원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정의례법도 단순 권고규정으로 법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 헌법 가치인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으로부터 폐지 여부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있다.-향후 여가부가 주력할 정책은.△한부모 가정, 학교밖 청소년 등 소외계층 지원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저소득 한부모가족 지원 확대를 위해 근로·사업소득의 30% 공제 기준을 지원 대상 소득에 적용했고 정책 사각지대에 있던 청소년부모 상담 지원, 1인가구 사회관계망 형성 지원을 위한 신규 추진 예산(43억원)을 확보했다. 또 성별영향평가, 성인지예산 등 성주류화 제도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추진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를 통해 정부부처 정책에 성평등 관점이 반영되고 국민들이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 -어떤 여가부 장관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아직도 여가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여가부가 좀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틀을 잡아놓고 떠나고 싶다. 임기를 마칠 때까지 양성평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켜 우리 사회 삶의 질이 좀 더 높아지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1955년 경남 양산 △진명여고 △이화여대 사회학과 △이화여대 사회학 석사 △이화여대 여성학 박사 △청와대 인사균형비서관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한국여성학회 회장 △서울사이버대 대학원장 △서울사이버대 부총장 △한국여성재단 이사
- [GAIC2020]② 美·中갈등에 코로나까지 ‘혼돈의 시대’…해외 대체투자 묘수는
-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대체투자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투자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중 경제전쟁이 갈수록 첨예화하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맞물린 투자환경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로속의 혼돈 상태다. 투자지형의 변화로 대체투자도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변화된 투자환경에 맞춰 자산배분전략을 어떻게 탄력적으로 마련하느냐에 따라 본격적인 투자성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미증유의 혼란속, 글로벌 대체투자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이데일리와 KG제로인이 공동 주최하는 제2회 글로벌 대체투자컨퍼런스(GAIC2020)가 해법을 모색한다. ‘포스트 코로나 대체투자의 재설계…지속성장을 위한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불확실성의 파고속에 이를 헤쳐나갈 지식과 지혜를 모아 대체투자의 새로운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韓·美 전직 금융수장의 만남 전체 프로그램은 기조강연과 분야별 4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총론격인 기조강연에 이어 1세션에서 한국과 미국의 주요 투자자(LP)와 운용사(GP)들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국내외 투자과정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른 ESG투자를 집중 조명한다. 2세션과 3세션에선 △PE·헤지펀드 △부동산·인프라 실물자산 등 대체자산별로 핵심이슈를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종합세션인 4세션에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과 접목, 결론을 도출한다. 하이라이트는 기조강연이다. 전직 한·미 금융수장이 강연과 대담을 통해 글로벌 대체투자의 흐름을 조망한다. 기조연사로 나서는 존 스노우 서버러스 캐피탈 회장은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3년 4개월간 재무장관(2003년 1월∼2006년 5월)을 역임한 월가의 투자구루다. 재무장관 임명 전엔 화물 운송· 교통 분야 대기업인 CSX사의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했고 장관 퇴임 이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서버러스(2019년말 현재 운용자산 45조 달러)를 이끌고 있다. 그는 미국 대선,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하락 등 각종 불확실성이 내재한 경제환경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투자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스노우회장의 강연에 이어 초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대담을 통해 강연 내용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투자표준 ESG와 대체투자의 접목 제1세션은 ‘대체투자의 새로운 지평…ESG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최근 새로운 투자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ESG’를 다룬다. ESG는 비재무적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한 투자를 의미한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른 투자가 일부 반론은 있지만 각종 위험에 대한 내성을 키우며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시대 투자환경의 변화속에서 ESG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ESG 활성화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국내외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브란트 맬로 AIF(미국 50개주 재무장관과 연기금 CIO 등이 회원으로 있는 포럼) 설립자 겸 대표와 정삼영 롱아일랜드대 교수의 공동 진행하에 뉴욕 현지에서 윤제성 뉴욕생명 CIO, 릴완 미란 매사추세츠생명 ESG투자 대표, 스콧 즈라질 LA 퇴직연금 ESG투자 대표, 해럴드 월킷 나티식스 ESG 글로벌부문 대표가 참여한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CIO, 이규홍 사학연금 CIO, 조홍래 한투운용 대표는 국내 연사로 나선다. 제2세션은 ‘PE &헤지펀드: 신용위기 고조…역발상 투자전략’이라는 주제로 사모투자와 헤지펀드의 위기관리, 유망투자분야의 발굴 등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는 코로나시대 사모투자. 산업과 소비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 반면 신용위험 고조로 위기관리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헤지펀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적절한 대응전략을 마련할 경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시장흐름의 변화에 따라 탄력적 자산배분전략은 어떻게 마련할지, 옥석가리기를 통한 질적 성장은 어떻게 구현할지 다양한 해법이 제시된다.코닌 탐 블랙록 PE부문 공동대표, 한스 위르그 바우만 스텝스톤 신용사업부문 회장, 타이 린 프로테라 아시아 대표의 발표에 이어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 김희석 하나대체투자 대표, 임유철 H&Q Korea 공동대표, 홍원호 SV인베스먼트 대표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신인석 중앙대 교수의 진행하에 패널토론을 진행한다. 지난해 5월3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GAIC)개회식 모습. 17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리는 제2회 행사는 온·오프라인을 접목한 비대면시대 맞춤형 포럼으로 형식을 재구성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부실 뇌관으로 떠오른 글로벌 부동산 투자의 향배제3세션은 ‘부동산 & 실물자산 : 옥석가리기 본격화…유망 투자기회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시장을 집중 조명한다. 그동안 버블논란에 휩싸이며 경보음이 울렸던 부동산분야는 코로나사태 이후 그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부동산을 기초로 구조화된 각종 파생상품들이 부실화되며 현금흐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이동제한으로 실사(due diligence)가 막히면서 신규투자도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위기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부동산분야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할지, 비대면시대 새로운 투자기회는 어떻게 포착할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셰인 테일러 CBRE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실물부문 대표, 마틴 밴 엘딕 JLL 아시아태평양 투자부문 대표가 글로벌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조망하고 김필규 자본시장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연구결과를 토대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투자 실태를 발표한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의 진행하에 김재동 군인공제회 CIO, 허성무 과학기술공제회 CIO,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 서정두 한투운용 전무는 연사로 참여한다. 종합세션은 이번 세미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시간이다. ‘위기의 사모펀드 기회와 위험’을 주제로 코로나사태 이후 달라진 투자환경에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문제점과 해법을 다룬다. 불완전판매, 유동성 관리 실패, 운용상의 불법과 부당행위 등으로 위기에 빠져 있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 2015년 진입규제 완화 등 금융당국이 추진한 일련의 활성화 대책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DLF사태에 이어 라임· 옵티머스 환매중단 등 각종 부실이 표면화되며 도마위에 오른 상태다. 투자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속에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어떤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지 이해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의의 장을 펼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의 진행하에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 김현전 동양생명 CIO, 김진우 신영증권 전무,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 등 금융당국· 투자자· 판매사· 운용사를 대표한 전문가들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