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부

김영환

기자

시계 앞자리 뒷자리 시간전
“엄마 백원만” 100원 동전의 첫 등장[그해 오늘]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히잡 시위’ 여파…월드컵 미국vs이란 전 앞두고 긴장 고조
동그라미별표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딴소리]축구가 인권에 앞서선 안된다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韓 캐릭터의 시작과 끝…‘뽀로로’ 오신 날[그해 오늘]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남욱 “이재명 설득하려 ‘대장동 일당’에 김만배 영입”

더보기

그해 오늘 +더보기

  • “엄마 백원만” 100원 동전의 첫 등장[그해 오늘]
    “엄마 백원만” 100원 동전의 첫 등장
    김영환 기자 2022.11.3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962년 박정희 정권은 기습적인 긴급통화조치를 단행했다. 화폐단위를 ‘환’화에서 ‘원’화로 바꾸면서 1953년 이전의 ‘원’화가 부활했다. 단 1953년 이전의 ‘원’화는 지금처럼 한글이 없었고 한자로만 표기됐다.1970년 발행된 100원 주화(위)와 1983년 발행된 100원 주화(사진=한국은행)1960년대 들어 고도성장을 한 한국경제는 70년대 들어 고액 화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100원이 기존의 지폐에서 동전으로 바뀌게 됐다. 1970년 11월30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100원짜리 동전이 탄생한 날이다.100원은 백동으로 만들어지는데 소재는 구리 75%, 니켈 25%의 합금이다. 지름은 24mm, 두께는 1.75mm, 무게는 5.42g으로 동전의 테두리에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톱니가 새겨져 있는데 100원의 경우 톱니 개수는 110개다.동전의 앞 면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주조돼 있고 100원을 뜻하는 ‘백원’이라는 글이 쓰여있다. 동전 중 유일하게 인물이 들어가 있다. 뒷면에는 100원을 뜻하는 아라비아 숫자 ‘100’과 제조 연도, ‘한국은행’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100원 동전은 1983년 1월15일 한차례 문양을 변경한다. 동전별로 모양이 상이한 것을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진 500원짜리와 유사하게 디자인해 통일하기 위한 조치였다. 일종의 ‘패밀리룩’인 셈이다.한국에서 2종류의 100원짜리가 통용되는 배경이다. 100원의 디자인만 바뀌였을 뿐, 합금의 비율이나 무게, 크기 등은 그대로 유지했다. 현재도 500원과 10원짜리를 제외한 동전의 디자인은 83년 1월15일 발표된 것이다.지난 2020년에는 100원짜리 도안이 다시금 변경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100원에 디자인된 이순신 장군의 그림을 그린 월전 장우성 화백이 친일인명사전에 기재되면서다. 문화재청이 이순신 표준영정을 해제하면 100원 주화 도안도 변경될 공산이 크다.도안 변경이 확정되면 수집가들에게 있어 100원의 가치가 달라진다. 조폐공사는 매년 현행주화세트(민트)를 판매하는데, 동전 도안이 바뀌면 당해 민트는 마지막 현용주화를 담은 세트가 된다. 한정판 민트세트를 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같은 논리로 100원짜리의 발행 년도에 따라 가치가 나뉜다. 최초 발행 년도인 1970년과 가장 발행량이 적은 1981년,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를 맞았던 1998년 100원 주화들이 희귀성을 인정받고 있다. 1970년에는 150만개, 1981년에는 10만개, 1998년에는 500만8000개만이 발행됐다. 가장 발행량이 많았던 2003년 5억8500만개가 쏟아져나왔으니 1981년 동전이 얼마나 희귀한지 가늠할 수 있다. 참고로 1976년에는 100원짜리가 아예 발행되지 않았다.최근 들어 신용카드 및 각종 포인트 등의 등장으로 지폐는 물론, 동전이 화폐로서의 지위를 잃고 있다. 발행량도 급감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100원 주화는 단 10만개만 발행됐고, 2022년에도 40만개 발행에 그쳤다.
  • '윤창호법 4년'…여론과 위헌의 줄타기[그해 오늘]
    '윤창호법 4년'…여론과 위헌의 줄타기
    전재욱 기자 2022.11.29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휴가를 나온 군인 윤창호씨가 2018년 9월26일 새벽 2시25분께 음주운전 차에 치였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가해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81% 만취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윤씨는 뇌사 상태에 빠져 그해 11월9일 숨을 거뒀다.앞날이 유망한 청년의 허망한 죽음에 공분이 일었다. 사건이 알려지자 음주운전자를 강하게 처벌하라는 여론이 힘을 받아 일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은 40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그러자 국회가 움직여 법을 고쳤다. 법 개정은 ‘처벌 수위 강화’와 ‘재범 억제’ 등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됐다.2018년 10월21일 당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왼쪽 네 번째)이 윤창호씨 지인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우선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1을 고쳤다. 음주운전 상해 형량을 종전 ‘10년 이하 징역 또는 최소 500만 원 이상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최소 1000만 원 이상 벌금’으로 고쳤다. 음주운전 사망 형량은 종전 ‘1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높아졌다.나머지 하나 재범 억제를 위해 가중처벌이 세졌다. 도로교통법을 고쳐서 음주 운전·측정 거부가 뭐든 두 차례 적발되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항(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을 마련했다. 이밖에 같은 법을 고쳐서 △음주운전 기준 하향 △운전면허 결격기간 연장 △면허취소 조건 강화 등이 뒤따랐다.여야는 이견 없이 해당 내용으로 법을 고치는 데 합의했다. 윤창호 법은 2018년 11월29일 특가법 부분이, 2018년 12월6일 도로교통법 부분이 각각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법원도 2020년 4월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양형 기준을 새로이 내놓았다.음주운전 엄벌주의가 도입되자 얼마큼 효과가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이 따져보니,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윤창호 법 시행 1년 전보다 시행 1년 차에 24.9%, 2년 차에 19.8% 각각 줄었다. 숙취가 남은 운전자들이 아침 출근길에 대리운전을 부르는 사회 현상도 나타났다.제도를 시행해보니 부작용도 들려왔다. 수십 년 전에 음주운전을 하거나 음주측정을 거부한 이조차도 지금 재범하게 되면 최소 징역 2년 이상에 처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음주운전·측정거부에 따른 결과가 훈방인지, 형사처벌인지를 따지지도 않고 지금에서야 무조건 엄벌하는 것도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붙었다.이런 이유를 들어 헌재는 작년 11월과 올해 5월, 8월 세 차례에 걸쳐서 가중처벌 조항이 담긴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에 위헌을 결정했다. 과잉입법이라는 의미다. 입법이 민의를 담아내는 것은 맞지만,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너무 앞선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붙었다. 애초 특가법상 음주운전 사망의 최소 형량을 정할 당시, 원안은 5년 이상 징역이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줄어든 게 최소한 3년 이상 징역이었다.뒤늦은 논쟁은 뒤로한 채, 헌재 결정으로 윤창호 법 재심 재판이 늘었다. 가중처벌 조항으로 처벌받은 이들이었다. 이로써 법원은 재판할 여력을 여기에 쏟아야 하고, 재판 당사자는 재판받을 기회가 분산할 수밖에 없다. 어느 모로 보나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법시행 이후 반짝 그쳤을 뿐, 줄어들지 않았다. 2020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전년보다 약 10% 늘어난 1만7200여건이다.‘윤창호 가해자’는 윤창호 법 적용을 받지 않았다. 법률이 개정되기 전에 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부산지법은 2019년 2월 윤씨의 가해자 박모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정한 해당 사건 양형 기준(징역 1년~4년6월)을 웃돈 판결이었다. 여론은 처벌이 수위가 약하다는 쪽으로 쏠렸다. 판결은 항소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 '사형은 합헌' 첫결정..헌재는 변했을까[그해 오늘]
    '사형은 합헌' 첫결정..헌재는 변했을까
    전재욱 기자 2022.11.28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1993년 5월. 다섯 살 난 유치원 여아의 혀가 잘린 사건이 발생했다. 20대 남성이 여아를 성폭행하려다가 여의찮자 저지른 범행이었다. 수사해보니 범인은 구치소에 있었다. 열살 초등생 여아를 성폭행하려다가 실패하자 살해한 뒤 주검을 불에 태우고 자수한 정모씨였다. 그의 나이 21살이었다.자수한 정씨는 재판을 받으면서 태도를 바꿨다. 자신이 자수한 이유는 구속된 형을 석방하고 자신에게 5년 미만 징역형을 선고받도록 해준다는 경찰의 회유 탓이라고 했다. 수사기관에서 한 자백도 이걸 믿고 한 거짓말이라고 했다.1심은 그의 태도 변화를 믿지 않고 그해 10월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반성하지 않으며 ▲강간치상 등 전과가 있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김 점을 두루 고려해 “사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도 마찬가지로 사형을 선고했다.헌재 휘장.(사진=헌재)궁지에 몰린 정씨는 1995년 1월 헌법재판소로 갔다.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한 근거인 형법 41조와 250조에 헌법 소원을 냈다. 형법 41조는 형의 종류 가운데 하나로 사형을 인정하고, 250조는 살인죄는 사형에 처한다고 정한다. 사형제는 형법상 근거가 없으니 자신에게 선고된 사형 선고도 무효라는 게 정씨 주장이었다.헌법재판소는 1996년11월28일 형법 41조와 250조에 각각 합헌을 결정했다. 정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한 판단이었다.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이 합헌이라고, 나머지 2명은 위헌이라고 각각 의견을 냈다.헌재는 “생명권은 헌법의 기본권이지만 모든 규범을 초월해 영구히 타당한 권리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생명 또는 이에 못지않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불가피하게 적용하는 사형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형이 다른 형벌보다 위압감이 커서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범죄에 대한 응보 욕구가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이라고 봤다.다만 “위헌과 합헌 논의를 떠나 사형 존치 여부는 진지하게 계속 논의해야 한다”며 “시대 상황이 바뀌어 사형으로 범죄 예방 필요성이 없게 되거나, 국민 법감정이 그렇게 인식을 하면 사형은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헌재가 사형제에 대한 판단을 내놓은 것은 1988년 기관이 설립하고 처음이었다. 그간 여러 사형수가 헌법소원을 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모두 각하했다. 이런 이유에서 헌재는 정씨의 헌법소원에 대한 답을 내놓고자 머리를 싸매고 고심했다. 기본권 수호의 최후 보루 기관으로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수준이었다.헌재의 노력이 무색할 만큼 정씨 형사 사건은 물 흐르듯이 흘러갔다. 대법원은 1994년 12월 정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정씨의 진술은 인정했지만, 증거와 증언이 객관적인 사실과 어긋나는 게 흠이었다. 이로써 정씨는 일부 혐의가 무죄가 날 여지가 있고, 그러면 형량이 줄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씨는 헌법소원을 냈던 것이다.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는 1995년 5월 혀 절단은 무죄로, 초등생 살인 및 사체유기죄는 유죄로 각각 인정하고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정씨의 파기환송심 재판장은 당시 이강국 서울고법부장이다. 이 고법부장은 훗날(2007년) 헌법재판소장에 임명됐다. 헌재는 2010년 2월 사형제 위헌 여부에 대한 역대 두 번째 판단을 내놓았다.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다시금 사형제를 합헌이라고 유지했는데, 당시 이 소장은 ‘합헌 의견’을 냈다.현재 헌재는 사형제가 합헌인지를 심리하는 세 번째 심리에 착수한 상태다.

딴소리 +더보기

  • [딴소리]축구가 인권에 앞서선 안된다
    축구가 인권에 앞서선 안된다
    김영환 기자 2022.11.27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프랑스의 변호사 겸 축구 행정가 쥘 리메는 국제축구연맹(FIFA) 3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월드컵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초창기 FIFA 월드컵의 우승컵인 ‘쥘 리메 컵’이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해 3월 아이슬란드와의 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J조 1차전 경기에 앞서 카타르의 이주노동자 인권 신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1928년 쥘 리메가 국제적인 축구 대회를 개최하고자 이를 추진한 데서부터 FIFA 월드컵의 역사가 시작된다. 지금이야 세계 각국이 서로 월드컵을 개최하려 하고,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당시만 해도 찬밥 신세였다.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우루과이가 개최 의사를 드러냈다. 축구 실력도 괜찮은데 마침 우루과이 독립 100주년을 기념할 만한 대회로 월드컵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유럽 대륙에서 남미 끝자락에 위치한 우루과이를 가려면 대서양을 건너가야 했다.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유럽 상당수 국가들이 월드컵에 불참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쥘 리메는 사비를 털어 각국 정부를 설득해 첫 월드컵의 개최를 성공시켰다.2. 쥘 리메에 대한 평가는 시각에 따라 다소 다르다. 그는 아직까지도 FIFA 회장으로 가장 오래 재임한 인물이다. 전세계 최고의 단일 종목 스포츠 대회가 된 월드컵을 만들고 자리잡는 데 공을 세웠으니 추앙 받아야 마땅했으나 그러지 못했다.첫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쥘 리메는 이념이나 사상보다는 축구를 가장 중심적 가치로 뒀다. 그것도 일부 대륙에 치우친 국제 축구 대회가 아닌 전세계가 참여하는 대회를 목표로 했다. 한국이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헝가리에 0:9로 대패한 뒤 실력이 떨어지는 대륙의 참가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지금은 한국이 무너졌다고 해도, 수십 년 뒤엔 어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두둔했다고 한다.쥘 리메는 1956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됐으나 수상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1938년 FIFA 월드컵에서 나치식 경례로 논란을 빚었던 영향으로 알려졌다. 쥘 리메는 2004년에서야 FIFA 공로 훈장을 수여받았다.3. 특히 1934년 두 번째 월드컵은 여전히 최악의 대회로 남아있다. 개최지 이탈리아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자신의 선전장으로 월드컵을 이용해 먹은 때문에 쥘 리메는 파시스트로도 오해를 받아야 했다.무솔리니는 경기에 배정된 심판을 따로 만난 정황이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8강전을 맡았던 스위스 주심은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스위스 축구협회로부터 정직을 받았다. 무솔리니는 자국 선수들에게는 우승에 실패하면 사형이라고 협박도 일삼았다.2회 월드컵은 초대 대회와는 다르게 중계에도 신경을 썼다. 라디오 중계를 통해 9개국이 월드컵 경기를 청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리는 바는 달랐다. 무솔리니는 전파에 파시즘 선전을 집어넣었던 것이다.이탈리아 국민에 대한 통제도 뒤따랐다. 당시 무솔리니가 만든 응원구호가 ‘이탈리아를 위해 죽어라’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솔리니가 파시즘 선전을 위해 월드컵을 정치적 무대로 만든 흑역사다.이 역사를 떠올리면 FIFA가 왜 그토록 스포츠와 정치를 떨어뜨려 놓으려고 했는지 일견 이해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경기장 밖에서 이 같은 FIFA의 결정이 끊임없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4. 월드컵으로 FIFA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 그러나 막상 대회를 개최한 개최국은 적자에 직면한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총 14차례 대회 중 개최국이 수익을 낸 경우는 러시아 월드컵뿐이었다.지난 2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에서 독일 선수들이 무지개 완장을 금지한 FIFA에 항의하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사진 촬영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번 대회 유치를 위해 약 300조원을 쏟아부은 카타르의 적자는 자명해보인다. 반대로 FIFA는 다시 수입 최대치를 경신했다.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해 FIFA의 수익은 1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카타르는 이번 대회 개최를 위해 사막 한복판에 축구장 7개를 만들면서 공항,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도 힘을 기울였다. 인구 32만명의 카타르는 건설을 위해 전세계 각국에서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였는데 폭염으로 이들 중 1만500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사망자의 70%는 원인조차 모른다.이역만리 외국의 공사현장에서 사망한 외로운 넋을 기리기 위해 몇몇 유럽 국가 주장들이 착용하려던 무지개 완장에 FIFA는 ‘옐로우 카드’를 주겠다며 막아섰다. 성 정체성이나 인종, 문화, 국적 등에 따른 차별에 반대하겠다는 목소리에조차 재갈을 물리겠다는 건, 정치의 뒤에 숨어 돈잔치나 벌이겠다는 FIFA다.
  • [딴소리]빈 살만
    빈 살만
    김영환 기자 2022.11.2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지난 2003년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첼시FC를 인수했던 이는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러시아 최대의 정유기업이자 세계 4대 정유 기업이었던 시브네프티의 회장이 팀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축구팬들은 설레었다. 러시아에서 약 10위 정도의 재벌이었고, 전세계에서도 100위권의 부호가 팀에 얼마나 투자를 할지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그가 첼시FC를 인수한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첼시FC는 유럽 축구 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명문 클럽으로 거듭났다.뒤를 이어 EPL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사람은 맨체스터 시티FC(맨시티)의 만수르다. 만수르는 한국에서도 ‘부호’를 상징하는 대명사처럼 쓰였을 만큼 세계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에 속한다.로만은 한 때 220억 달러까지 재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 거론된 재산은 112억 달러(15조원) 가량이다. 만수르의 개인 재산은 390억 달러(52조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그가 관리하는 가문의 재산은 1000조원께로 추정된다.2. 이번엔 빈 살만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가자 지난해 10월 같은 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FC를 인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뉴캐슬의 서포터들은 홈경기장으로 몰려와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그의 이름은 무함마드이고 빈 살만은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빈 살만으로 더욱 알려졌다. 부호의 대명사 만수르보다 10배 더 재산이 많다고 한다. 뭐든 다 할 수 있다, 별명이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인 남자다. 로만과 만수르를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EPL도 ‘돈’으로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졸부’라는 인식으로 기존 축구팬들은 오일 머니의 유입을 꺼려했지만 맨시티는 이제 세계 정상급 클럽의 하나가 됐다.2조 달러, 우리 돈으로 2800조원을 갖고 있는 비공식 세계 최고 갑부 빈 살만의 팀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축구팬들의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3. 최근 방한한 빈 살만이 환대를 받는 것 역시 우리 경제에 빈 살만이 미칠 영향을 긍정해서일 것이다. 왕세자이지만 고령의 국왕을 생각하면 빈 살만은 사우디의 사실상 최대 권력이다.그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네옴시티’, 지구 역사상 최대 도시 프로젝트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이 사막 위에 지었던 피라미드, 빈 살만이 네옴시티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이 도시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을 추구한다. 오일로 막대한 부를 벌여들였지만 이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한-사우디 ‘수소동맹’과 같은 친환경 용어는 그래서 등장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한국의 기술력이 수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사우디는 과거에도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었다. 1970~1980년대 우리 건설 노동자들이 중동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왔다. 사우디 왕가 역시 당시 한국 기업의 기술력에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도 들린다.4. 로만의 입지는 의외의 곳에서 흔들렸다. 지난 2월 24일에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감행했는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로만이 제재 대상이 됐다. 결국 로만은 지난 5월 첼시FC의 지분을 팔고 영향력을 잃었다.만수르와 빈 살만은 입장이 매우 다르다. 그들은 구단주 이전에 ‘부총리’, ‘총리’라는 직함을 달고 있었다. 정치적으로 로만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그러나 부와 권력을 모두 쥔 이면에는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도 많다. 빈 살만은 손자병법과 윈스턴 처칠의 저작을 즐겨 읽는다. 결국 본인보다 27살이 많은 사촌형을 권좌에서 몰아내고 왕세자에 책봉됐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할아버지가 내세운 유지였던 ‘형제세습’도 없던 일이 됐다.왕족 숙청도 감행했으니 더한 권력도 휘둘렀다. 2017년에는 레바논 총리를 납치해 사임을 협박하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을 저질렀다. 2018년에 발생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도 의심받고 있다. 여성 운전을 허용하고 여성 참정권을 허용하는 등 개혁 행보 이면에는 필경 경계해야할 면모도 있는 것이다.
  • ‘공군 1호기’…무임탑승? 내돈내산! [딴소리]
    ‘공군 1호기’…무임탑승? 내돈내산!
    김영환 기자 2022.11.12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는 2022년 1월부터 보잉 747-8B5(747-8i) 기종을 쓰고 있다. 소유자는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의 비행기를 대통령실이 장기간 ‘빌려’ 쓰는 형태다. 공군 1호기 탑승 좌석 수는 총 233석(전용석 2, 비즈니스 42, 이코노미 169)이다. 대통령 수행원들은 주로 비즈니스석을 쓰고 이코노미는 취재진에 배분된다. 공군 1호기(사진=이데일리DB)공군 1호기 탑승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언론사가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언론사가 자비를 부담한다. ‘회돈회산’(회사가 돈을 주고 회사가 산 것)이다. 지난 9월 5박7일 일정의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해외 순방은 2699만원의 계산서가 청구됐다.더욱이 공군 1호기는 비즈니스 클래스에 준하는 비용을 받는다. 전술했듯 취재진이 사용하는 좌석은 이코노미 수준이다. 기내 서비스는 비즈니스 클래스가 제공되지만 비용 대비 좌석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대통령실은 순방지에서 손꼽히는 시설의 숙소를 섭외한다. 통신시설이 필요한 미디어센터를 마련하는 데도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든다. 모두 언론사에서 갹출해 부담한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비용을 더 걷고 1년 단위로 남는 차액에 대해서는 환급한다.2. 지난 9일 밤 지인들과 저녁자리를 갖다가 팀원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다. 대통령실에서 동남아 순방 기간 동안 MBC 출입기자에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대해 탑승을 불허하겠다는 통보를 했다는 것이었다.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출국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공군 1호기인 전용기를 이용한다. 대통령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의 정치 행위를 취재하는 출입기자단도 이 비행기에 동승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다. 대통령이 탑승 전 어떤 색깔의 넥타이를 맸는지조차 취재 대상이다.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11~16일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 두 곳을 차례로 방문한다.3. “장관님, 이렇게 답변하실 거면 세금을 받지 마세요.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일하시는 거잖아요.”문재인 정부의 초대이자 우리나라 정부 39대 통일부 장관이었던 조명균 전 장관 당시 통일부를 출입했다. 당시 출입기자 중 한 명은 늘 날카로운 질문으로 조 전 장관을 당혹케했다. 조 전 장관은 “세금을 받지 말라”는 다소 공격적인 언사에도 언론과의 간담회가 있을 때마다 대개 첫 질문자로 해당 기자를 지목했다. 기자가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고,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고위공직자로서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을 존중한 것이다.세금으로 일하는 고정급적 연봉제 적용대상 공무원 중 가장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은 당연히도 대통령이다. 2022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봉은 2억4455만7000원이다. 더 엄중하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4. 대통령 전용기를 탄다는 것은 일종의 특혜다. 가장 피부에 와닿는 장점은 출입국 관리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수행원들이 길게 늘어서 출입국 심사를 받는 동안 대통령이 이를 기다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광경이다. 취재 편의를 위한 특혜라 할 수 있다.달리 말하자면 이번 순방기간 동안 민항기를 선택한 언론사들은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프놈펜에서 발리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이들 취재진은 경유를 통해 빠듯한 일정을 맞춰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 자체를 불허한 것이 아니고 전용기 탑승만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언론사 타이틀 달았다고 받는 당연한 좌석은 아닌 것”이라고 했다.국민이 낸 세금으로 빌려 쓰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특정 언론을 배제하겠다는 데서 권력을 바라보는 윤석열 정부의 인식이 느껴진다. 공군 1호기도, 윤 대통령이 구성한 정부도 2022년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임대해 쓰고 있는 것이다. 일방적 탑승 배제는 권력 오남용이다.엄연히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출입기자단 제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논의에서 벗어나므로 제도 자체를 존중함)이 있는데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를 결정한 것이 그 근거다. 취재 윤리를 벗어난 보도 행태가 발생한다면 이미 대통령실과 출입기자단은 해당 언론사에 적절한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윤 대통령은 이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서는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달라”고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수많은 외신이 쏟아내고 있는 비판은 어떤 ‘중요한 국익’이 걸렸는지 묻고 싶다.

오너의 취향 +더보기

  • 느리게 구르는 구자열의 자전거[오너의 취향]
    느리게 구르는 구자열의 자전거
    전재욱 기자 2022.11.2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기업인 구자열(한국무역협회장·LS의장)의 자전거 페달은 빠르게 굴러 왔다. 쉬지 않고, 곧게 갔고, 그래서 앞에 있었다. 자전거께나 탄다는 ‘말벅지’도 그의 등을 보고 달리기가 일쑤다. ‘몬주익의 마라톤 영웅’ 황영조 선수의 이른바 ‘항복 선언’은 유명한 일화다. 신체 능력이라면 세계 으뜸가는 황 씨였지만 2010년께 구 회장을 따라 라이딩을 나섰다가 결국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겸 LS의장(앞줄 오른쪽 헬멧을 든 이)이 지난 9월 지인과 라이딩을 떠나기 앞서 환히 웃고 있다. 맨 왼쪽 가수 김창완씨를 비롯한 일행도 싱글벙글이다. 앞줄 가운데 뒷모습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대한자전거연맹)“자전거 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기부터 수십 년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경기 안양시 LS타워까지 어림잡아 하루 왕복 50km 이상이다. 날이 궂지 않으면 이걸 매일 했다. 맘잡고 달리면 서울에서 부산을 하루 만에 가는데, 평균 속력이 시간당 30km 안팎이다. 아마추어(20km대) 수준을 초월한 경지다. 2002년 독일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해 7박8일 동안 650km를 완주한 것은 의지만으로 된 게 아니다.대한자전거연맹 회장 자리는 2009년부터 의지만으로 맡고 있다. 저변이 척박한 자전거 종목에서 구자열은 키다리 아저씨다. 경륜법의 흠을 고쳐 자전거 인재 육성에 물꼬를 틀도록 역할을 한 것이 컸다. BMX와 MTB 불모지 한국이었지만, 이제 국제대회에서 메달 소식이 들려온다.이런 그에게 자전거는 기업이었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잡고 전진해야 한다.” 경영 철학이었다. 구자열이 달리면 회사가 따라왔다. 그래서 빨리 갔고, 앞서 갔다. 지난 1월 LS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올해 칠순의 라이더는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겸 LS의장이 지난 9월 일행과 유니폼을 입고 떠난 라이딩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오른쪽 네 번째 흰 팔토시를 한 구 회장이 브이(V)자를 그리고 있다. 뒷줄 왼쪽 여섯 번째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대한자전거연맹)자유인이 되고서 주법(走法)이 바뀌었다. 차종 로드바이크의 재질을 크롬에서 크로몰리로 바꾼 것이 시작이다. 쉽게 말하면 속도를 줄이고, 승차감을 끌어올린 것이다. 스포츠카에서 클래식 세단으로의 환승이랄까. 자연히 호흡도 달라졌다. 어지간하면 브레이크를 잡고, 풍경을 눈에 담고자 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결승선을 향해 전력으로 페달을 밟던 이전의 그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오늘은 유니폼 입으셨네요?”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가장 큰 변화는 복장이다. 라이딩은 혼자 하는 운동이지만, 같이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무리는 유니폼을 입고서 한몸이 된다. 유니폼은 룰이다. 한창때 구자열이 유니폼 입기를 피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촌음을 다투는 일정을 소화하려면, 자기가 계획해서 운동하는 것이 편했다.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언제든지 그만 가는 경우도 불가피했다. 유니폼을 입고 이렇게 행동하면 룰을 깨야 하고, 이로써 나머지 일행의 호흡이 뒤틀린다. 이걸 경계하려고 유니폼을 꺼렸다. 몸이 가벼워지고서 이런 부담을 덜었다.자전거인 구자열의 종아리.(사진=대한자전거연맹)지난 9월 라이딩은 자유인 구자열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여정이었다. 지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2008~2011년)가 방한하자 오랜 친구 가수 김창완씨 등과 함께 만든 자리였다. 그날 일행은 같은 옷을 맞춰 입었다. 정처는 정해뒀지만, 무엇하랴. 목적지보다 중요한 것은 도착지였다. 강변 카페에 들러 수 시간 수다를 떨었고, 오가며 마주하는 생면부지와 구김 없이 인사했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여유롭게 피는 들풀의 향이 난다”고 했다.페달을 천천히 밟으니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고, 주변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자전거는 빨리 가는 데 필요한 수단이 아니었다. 자전거 그 자체였다. 느리게 가도 뭐라고 할 이 하나 없는데, 우리는 빨리 가려고 무던히 애가 단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는 잘 몰랐던 것들이다. 어떤 스님의 말마따나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었다. 구자열의 페달은 느릿하게 굴러간다.
  • ‘音의 경영학’…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 김승연[오너의 취향]
    ‘音의 경영학’…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 김승연
    김영환 기자 2022.11.16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1988년 2월 예술의전당 시설 가운데 음악당과 서예관이 1차 개관했다. 음악당은 변변한 공연장이 없던 당시 한국에서 유일하게 콘서트 전문 공연장으로 설계돼 기대를 모았다. 개관과 동시에 국내외 연주자들과 합창단, 실내악단, 관현악단들이 참가한 개관 기념 음악제가 열렸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1년 교향악축제 첫날 공연이 시작되기 전 협력업체 대표이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이듬해 이 같은 음악제를 살려나가자는 의견이 모였다. 역시 한 달여간 국내 관현악단들의 공연이 음악당에서 연달아 개최됐고 공식적으로 이 음악회를 ‘제1회 교향악축제’로 작명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됐고(最古), 가장 큰 규모인(最大)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의 시작이었다.음악회는 지방의 악단들을 한 무대로 모아 서로 실력을 겨루거나 골고루 중앙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개최 취지였다. 재능있는 독주자들을 발굴해 관현악단과 협연 기회를 마련하거나,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관현악 작품들을 초연하는 무대도 제공했다.지난 2022년 4월2일부터 24일까지 34회째를 맞아 공연을 성료했지만 위기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 2000년에는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후원을 꺼리면서 아시아 최고·최대 교향악축제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교향악축제라는 이름 앞에 ‘한화와 함께하는’이라는 인연이 시작된 계기다. 클래식 공연에 대한 후원이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단기 후원인 경우가 많은데 한화가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교향악과의 인연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있다.‘2021 교향악축제’ 공연 장면(사진=예술의전당)김 회장은 ‘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로 추대됐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도입한 종신회원제도에 후원활동 10년을 기록한 김 회장을 첫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후원 20년째인 지난 2019년에는 후원기념 명패를 제작해 음악당 로비 벽면에 설치하는 제막식도 치렀다.김 회장은 클래식 음악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별세한 배우자 서영민씨가 특히 클래식 애호가였다. 김 회장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심취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음악이 갖는 하모니의 가치는 김 회장이 생각하고 있는 공존과 상생의 키워드 ‘함께 멀리’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2011년 김 회장은 교향악축제에 협력사 임직원을 초대해 동반성장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김 회장이 직접 제안했던 행사다. 때로는 과격한 언행으로 세간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김 회장이 평생을 지켜온 ‘의리’와도 결이 유사하다.김 회장의 클래식에 대한 조예는 지난 2013년 ‘한화클래식’으로도 발전했다. 한화클래식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장이다. 합창계의 거장이자 바흐 해석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헬무트 릴링이 첫 주자로 한국을 찾아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한화클래식’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문호를 넓히는 한편,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레퍼토리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세한 해설도 곁들인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직접 관객과의 만남을 추구하고 있다.지난 10월 한화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은 김 회장의 기념사 이후 한화 측은 성료했던 ‘세계불꽃축제’와 함께 ‘한화클래식’을 사회공헌 철학의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이 있었기에 그룹의 성장이 가능했다”고 했다.지난 2019년 폐관한 금호아트홀 내부 전경(사진=금호아트홀)지난 2019년 폐관의 역사를 밟았지만 클래식 공연장 금호아트홀을 만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클래식을 사랑하는 경영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거쳐 갔을 만큼 클래식 영재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우 아내가 플루트 연주자일 만큼 평소 음악계 인사와 교류가 있어 왔다. 정 부회장 역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고 피아노 실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는 연간 2차례에 걸쳐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도 개최 중이다.이건산업 창업주인 박영주 회장도 ‘음악사랑’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올해로 33회를 맞는 ‘이건 음악회’는 기업이 주축이 돼 무료로 여는 클래식 공연 중 가장 오래된 음악회다. 지난 11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인천 아트센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료됐고 △부산 금정문화회관(16일) △통영 통영국제음악당(17일) 일정이 남았다.이건음악회가 2022년 첫 일정으로 스타트를 끊은 롯데콘서트홀은 롯데그룹이 2016년 롯데월드몰에 설치한 정통 클래식 공연장으로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클래식 공연 명소다.피아니스트 이혁.(사진=금호문화재단)재벌들의 후원 속에 클래식 인재들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롱티보(Long-Thibaud)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이혁은 두산연강재단 출신 장학생이다. 두산연강재단은 만 12세이던 2012년부터 이혁을 꾸준히 후원해왔다.두산연강재단은 두산그룹 초대회장인 ‘연강’ 박두병 회장의 호에서 따왔다. 박 회장의 이념 실천을 목표로 세워진 교육 및 문화재단으로 지난 1978년 10월 발족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오너의 취향]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
    한광범 기자 2022.11.08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가수 신해철을 중심으로 한 당시 5인조 그룹 ‘무한궤도’가 ‘그대에게’란 노래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명문대생 5명이 결합한 밴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재벌가에서도 당시 멤버 중에 효성그룹의 차남 조현문씨와 쌍용그룹 김성곤 창업자의 외손주인 조현찬씨가 참여해 큰 화제를 모았다. 재벌가 자제의 공개적 활동이 많지 않았던 시기,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리고 10여 년 후인 1999년엔 이랜드그룹의 장남 윤충근(활동명 윤태준)씨가 아이돌그룹 ‘이글파이브’ 멤버로 데뷔하기도 했다. 활동 당시엔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이후 윤씨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며 뒤늦게 재벌가 자제의 댄스그룹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공개 활동이 1년 여로 짧았던 이들과 달리 최근 MZ(밀레니얼+Z)세대 재계 2~3세는 자신의 끼를 드러내는 것에 보다 적극적이다. 과거 재벌가에서 가까이하지 않던 영역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이해진子, ‘6억뷰’ 블핑 ‘러브식 걸스’ 뮤비 출연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아들 ‘로렌’ 이승주씨는 가수와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클럽 DJ와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릴 정도로 조용한 성격인 이 GIO와 달리 쾌활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성격뿐만 아니라 외형 또한 문신에 피어싱 등 과거 재계 자제들에선 보기 어려운 개성적인 모습이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아들인 가수이자 프로듀서 ‘로렌’ 이승주.(사진=로렌 SNS)이씨는 과거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귀국 후엔 꾸준히 음악 쪽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과 교류하면서 앨범에 참여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지드래곤 노래에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거나 블랙핑크 앨범에 작사가로 참여하기도 했다.블랙핑크가 2020년 10월 발매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노래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남자친구’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6억3000만회를 넘긴 상태다. 2020년엔 직접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로 데뷔했다.네이버가 이미 전문경영진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이 GIO 역시 과거부터 꾸준히 두 자녀들을 경영에 관여시키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왔다. 이 때문에 이씨가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GIO는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분을 늘리는 대기업 총수일가와 달리 지분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정몽준 차남, 힙합동아리 멤버로 무대 서기도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남 정예선씨는 대학에서 힙합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철학을 전공한 정씨는 과거 “꿈은 랩 하는 철학과 교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고교생 시절이던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글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재벌가 자제임을 숨기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네임드 정몽주니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차남 정예선씨가 출연했던 대학 힙합동아리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갈무리)여전히 해당 동아리 유튜브 채널에선 정씨가 참여한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 정씨는 “철학자와 래퍼 둘 다가 내 정체성” 등의 가사를 랩으로 내뱉으며 스웩을 뽐낸다.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사장은 재계의 유명한 ‘게임마니아’다. 2000년대 게임업계를 휩쓸었던 스타크래프트가 조 사장이 가장 애착이 큰 게임이다.200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시들면서 공식 스폰서를 맡겠다는 기업이 없자 2010년엔 대한항공이 두 차례, 2011년엔 진에어가 한 차례 타이틀 스폰서를 맡게 했다. 특히 2010년 프로리그 당시엔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결승전이 개최되도록 하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부흥에 노력하기도 했다. 2011년엔 진에어 그린윙스라는 게임단의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해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불황이 닥친 2020년까지 게임단을 운영했다.

디지털콘텐츠부 뉴스룸

출근길 어쩌나...지하철 파업에 전장연 시위까지

박지혜 기자 2022.11.30

“엄마 백원만” 100원 동전의 첫 등장[그해 오늘]

김영환 기자 2022.11.30

"층간소음에 화났다" 112 신고후 방화 시도한 60대 체포

강지수 기자 2022.11.29

한동훈 집주소 깐 더탐사에 尹 "어떤 고통 따르는지 보여줘야"

김화빈 기자 2022.11.29

66년 만에 되찾은 이름…형 대신 군대갔다 상납금 압박에 극단선택

이재은 기자 2022.11.29

"소름돋았다" 이강인, 종료 1분 남기고 '응원 유도'…누리꾼 감동

권혜미 기자 2022.11.29

김진애 "영화관람도 통치행위라고? 하루하루가 부끄럽다"

장영락 기자 2022.11.29

[포토]지하철 파업 D-1, 출근길 혼잡 예상

이영훈 기자 2022.11.29

바람난 부인 이혼 요구에 차 브레이크 자른 남편[사랑과전쟁]

전재욱 기자 2022.11.29

[포토]정부, 시멘트 분야부터 업무개시명령 발동

방인권 기자 2022.11.29

[포토]의원총회 참석하는 이재명 대표

노진환 기자 2022.11.29

가나전에 울고 웃은 류승룡…알고보니 두 아들도

김민정 기자 2022.11.29

초2 여학생 추행한 담임교사…"친밀감 표시" 황당 변명

한광범 기자 2022.11.29

“日에 더 많다, 독도는 우리땅인데” 젤라토 사장은 말했다[쩝쩝박사]

송혜수 기자 2022.11.19

'개냥이' 케로를 침대 밑에서 꺼내주세요[펫닥터]

최은영 기자 2022.10.08

사위가 아흔셋 장모 걷어차 사망…"술 취해 그랬다"

이선영 기자 2022.10.05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