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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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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MZ세대와 일자리
    MZ세대와 일자리
    송길호 기자 2021.12.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21세기 한국의 네티즌들은 한 해 국방예산만으로 천 조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붓는 미국을 ‘천조국’으로부른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도 천조국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에 대한민국의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고 2030년이면 2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적어도 30년 이상 이 나라 경제를 이끌어 가야할 2030세대가 1343만명 가량 되는데 1000조원을 다 갚으려면 한 명당 7500만원, 2000조원을 갚으려면 1억5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 50대 이상 세대는 이 빚에 큰 부담이 없다. 아직까지는 여력이 충분한 공적연금과 충분한 재정으로 노후를 꾸려가면 되기 때문이다. 30년 후 은퇴할 지금의 MZ세대들에게 이 문제는 시한폭탄과 다름없다. 인구감소세(20년 출산율 0.84)로 인해 출생 시기별 인구분포는 격감하므로 (60세 110만, 40세 65만, 20세 27만) 허리를 휘게 하는 세대별 부양의무도 결국 온전히 MZ 세대의 몫이다. (이래서 연금개혁이 시급한 것이다). 청년들이 노년기에 접어들면 더 이상 자신들을 부양할 젊은이들은 없고 갚아야 할 빚만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이야 더 말할 나위 없고 여기에 군인, 교직원, 공무원 연금은 국가 세금이 얼마나 더 들어갈까 논란이다. 이 암울한 전망 앞에서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천천히 침몰하거나 열심히 일해서 갚거나. 그래도 희망을 갖고 내일을 준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해답은 일자리밖에 없다. 한 명이라도 더 일을 해야 하고 1원이라도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야 한다. 기후변화, 젠더갈등 같은 문제들이 물론 중요하지만 생존의 문제에 있어 일자리 문제만큼 무겁지는 않다.상황이 이렇게 급박한데도 정치권에선 여전히 일자리 문제가 그저 그런 여러 가지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지는 것 같이 보인다. 오히려 누가 더 화끈하게 현금을 나누어주는지 경쟁하는 것 같은 형국이다. 필자는 일전에 정부가 국민들에게 1억씩 나누어주면 좋겠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나이 든 사람 입장에선 이왕이면 왕창 주면 좋겠지만 결국은 젊은이들의 빚이 될 테니 1억씩 주는 나라보다 1억씩 벌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힘쓰자는 취지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글이었지만 이제는 우려가 앞선다. (1억 이야기도 심심찮게 정치권에서 나온다.) 우리 국민들이 조금씩 그냥 나누어주는 현금성 복지에 둔감해 지는 듯 해서다. 많은 사람들이 빚더미에 올라설 나라 걱정에 몸둘바를 몰라하는데 어쩐지 청년층에선 이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더 놀랍다. 앞으로 30년을 책임져야 할 2030세대가 정치권을 향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더 내실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산을 더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쓰라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랏돈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가기 마련이다. 대장동 특혜개발 이익 1조원이 민간개발업자에게 주어졌다. 백만 성남시민 한 명 당 백만원 가량 손해를 입은 것이나 다름 없다. 대장동과 일자리 문제는 일견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목소리 내고 감시하는데 게을러지면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 들어가야 할 돈이 줄줄 새나간다는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침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이들의 선택은 곧장 그들의 중년과 노후를 결정지을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할 것이다. 그러나 그 안을 꼼꼼히 들여다보자. 또 세금일자리 인지, 적게 일하고 돈 더 많이 받게 하는 요술 일자리 정책은 없다. 세계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이 달릴 수 있게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하지 않은 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심지 않고 거두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그런면에서 이번 일자리 대선공약에 장미빛 청사진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실행력이 확보되지 않는 찔러보는 이야기인가? 형용사가 난무하는 슈가보이인가? 실행 가능한 미래의 꿈인가? 역대 대통령 누구나 일자리 이야기를 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무엇을 했는가도 돌아봐야 한다. 길을 잃으면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최소한의 약속이란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전 부처, 전 지자체의 그 많은 일자리 예산은 과연 제대로 집행 되는가? 그 예산 쓰고 일자리는 얼마나 만들어졌나? 이 또한 실기 할 수 없는 우선순위다. 과연 일자리는 대통령이 만드는가, 기업이 만드는가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생각한다면 이 또한 백일몽이다.이제는 일자리 부총리라도 만들어야 한다. 슈퍼 파워를 갖게 해서라도 청년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결국 효율적 집행 컨트롤타워로서의 수미일관적이고 균형적 행정력이 절실하다.또한 정책의 우선순위와 효과적 실행력을 봐야 한다. 코로나 방역에 55조원을 썼다는데 5000억을 안써서 중증환자 1000명을 위한 병상확보를 실기했다니 결국 정책 집행 과정의 중요성은 100점과 0점 사이이다.일자리에 관련된 규제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 일몰 시간을 정해서라도 리셋이 절실하다. 재정의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면 1년이면 충분한 시간이다. 새롭게 모델링해야한다. 노동, 교육. 사회적 합의는 생존적 진화로 선택해야한다. 결국 일자리는 시대적 해결과제이며 제도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과 병행해야 한다. 부분의 최적이 전체의 최적이 아니듯. 세계는 일자리 전쟁의 시대이며 그 파급은 지구적이다. 우리 경제와 MZ세대에겐 내일의 생존이다. 좋은 일자리를 많아지게 하는 것은 환경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과 기업주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내일을 살아내야 하는 젊은이들이 일하고 세금내고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하는 길이다. 청년들이 부디 이 길을 잘 개척해 나가길 소망한다. 누구나 행복해져야 한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디지털 K-노동법으로의 진화, 시급하다
    디지털 K-노동법으로의 진화, 시급하다
    송길호 기자 2021.11.04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넷플릭스에서 투자를 받아 우리나라에서 엮고 찍은 ‘국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94개국에서 ‘오늘의 톱10’ 1위를 차지했다. ‘한국적 문화’가 글로벌에서 인정 받았다는 것도 큰 이슈지만 제작비 대비 41배의 투자효율을 거둔 넷플릭스 최고의 ‘가성비 콘텐츠’라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이다. 휴대폰, TV 등 한국의 제품에서 시작해 K-컬쳐로, 그리고 K-방역에서 이제는 K-군것질, K-게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K-열풍의 확장세는 그야말로 위풍당당하다. 이제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치맥’, ‘대박’, ‘콩글리시’ 등의 한국어(?)가 등재되는 시대다. 바야흐로 K-시리즈가 세계를 석권하고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시대에 K-노조에는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한류 선진화의 여파에 걸맞게 한국의 ‘짐’이 아닌 한국의 ‘날개’가 될 때 아닌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글로벌에서 대한민국의 노사관계를 이야기 할 때 ‘노동개혁’ 문제는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경제포럼(WEF)에 의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중 대한민국 노동시장 유연성은 34위, 노사협력 분야는 36위로 최하위 수준이고 노동생산성은 30위로 역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파업이 모든 장점을 상쇄해 한국에 투자가 어렵다”거나 “노사관계만 개선되도 투자를 늘리겠다”는 등 외국인 투자를 늘리려면 ‘노동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아니나다를까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노사분규로 인한 노동손실일수는 41.8일로 일본의 0.2일과 비교하면 209배에 달하고 최근 5년간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 손실 피해가 4조를 넘겼다. 노사분규로 인한 손실 대비 노조가입율은 현저히 낮다. 노조원들이 파업을 주도하며 비노조원의 일할 기회조차 파괴하는 것이다. 갑질하는 꼰대가 따로 없다. 사실 이들도 처음에는 노동시장의 환경을 개선 시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점점 변질되어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고 권력화라는 괴물이 집단 속에 자라났다. 어그러진 대형노조는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해 기득권을 휘두른다. 이 제로섬게임의 결과로, 다수의 비노조원은 수탈 대상으로 내몰리고있다. 파업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기 때문에 생산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판매와 수출에 타격을 받아 협력업체들이 폐업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부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가 10월부터 가동했지만 이를 비웃듯 비조합원 굴착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민노총이 부산지역 GS건설현장을 점거한다고 한다. 노조로 인해 오히려 노동시장이 파괴되는 이 상황이 계속 된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까?정부와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스스로의 몫을 내려놓고 양보하여 만들어가는 팬데믹 극복을 위한 코로나시국에 대통령과 총리까지 나서서 만류한 10.20 집회를 민노총은 불법으로 강행했다. 우리사회 공동체의 일원인 노조가 아닌, 국민을 타도할 적으로 보는 시각에, 도대체 어디까지 국민이 인내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책임 있는 정부당국의 지속적이고 효과 있는 국민 위주의 노동정책이 아쉽기도하다.날이 갈수록 격해지는 대형노조의 불법행위와 부당한 기득권 남용 등 ‘강성노조의 활약상’을 그저 손 놓고 두고 볼 수 만은 없다. 우리도 이제 기업과 노동시장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K-문화 붐에 걸맞는 디지털 노동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특히 디지털 노동자, 프리랜서로 대변되는 긱경제, 국경이 없는 노동시장의 시대에 유연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조합이 아닌 기득권을 남용하고, 비노조원에게 불이익을 남발하는 사태가 이대로 유지된다면 기업의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되고, 청년의 일자리가 소멸되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조법인데 제조업 중심의 기득권 노조만 혜택을 누리고 똑같이 보호받아야 할 다른 노동자는 편파적 시각으로 인한 결과적 차별로 사각지대에 머무는 기형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일할 권리를 빼앗기는 비노조원도, 강경 파업에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기업도 일자리에 절망하는 청년들도 엄연한 국민이다. 이들을 보호해야 함은 물론 우리 아이들 시대의 일자리를 위해서도 바꿔야한다. 유연성도 높이고,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이롭고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을 위해서 4차 산업을 대비한 생존형 노동법 생태계가 필요하다.2021년 적용되는 노동법은 1953년에 만들어졌다. 70년전의 모델로 오늘과 내일을 그릴 수는 없다. 정규직 기득권에 대한 과보호로 인해 기업들이 채용을 기피하게 됐고 이것이 고용률, 경제성장 저하로 이어지고있다. 팬데믹 이후 더 이상 사무실 자리가 필요 없는 노동자들의 급증은 고용 형태와 기술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직업군의 소멸과 생성’, 즉 노동의 진화 현상이 나타났다. 디지털노동자들에겐 현재 70년 전에 만들어진 노동법이 근로 생태계를 보호해주기에는 역부족을 넘어 언어도단이다. 필요할 때만 사람을 고용하는 비정규직에서 한걸음 나아간 노동형태로, 근로기준법상 명시된 규정도, 근로계약서 작성도 해고 절차를 지킬 필요도 없다. 결국 시간단위, 초 단위로 사람을 쓰고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플랫폼 노동의 본질인 것을 직시하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보호 받을 수 있는 개선방안의 도입도 절실하다. 4차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로 대변되는 대전환의 시대에서 세계적 기업 질서와 노동 질서의 변화는 이제 필연적이다. 경제적 생존을 위해서는 노동법도 디지털 K-노동법으로 진화해야 한다. 다른 발전과 같이 동시 발전을 이루어야 「NEXT 시대」가 준비된다. 팬데믹 이후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시급한 과제다. 대선후보들도 또한 이 문제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지금’에 포획되서는 안된다. 한단계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은가. 오늘과 내일의 국민 모두의 바람 아니겠는가? 노동법의 진화는 개악일까? 개혁일까? 우리 스스로가 세계의 눈으로 판단해야 할 때이다. 급하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찐 '일자리 뉴딜' 대통령을 뽑자
    찐 '일자리 뉴딜' 대통령을 뽑자
    송길호 기자 2021.10.07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일자리 문제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가 짜증이다. 희망 고문도 지쳤다. 일자리문제는 마치 출구 없는 미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한 미로라도 출구는 반드시 있다. 다만 왔던 길만 쳐다본다면 절대 나갈 수 없다. 해결의 실마리는? 특히 이제 처음 고용시장에 발을 들이는 청년들의 실업률 문제는 처절하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청년(15~29세)실업률은 평균 9.3% 정도이나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한다. 구직 단념 청년도 작년에 21만9000명에 달했는데 이는 2015년에 비해 18.3%나 늘어난 수치다.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이 아예 구직자체를 단념해 버리는 것이다. 실업률 통계에는 이런 자발적 실업자들은 반영되지 않는다. 실감 실업률은 이태백을 넘어 전백수를 향해가고 있다. 일자리를 못 얻으니 결혼과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하물며 여기서 좋은 일자리를 찾는 다면? 글쎄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박탈감을 해결해주어야 나와 이웃과 사회와 국가의 내일이 있게 된다. 출범 당시 ‘일자리 대통령’을 천명하며 일자리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 정부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까지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 상황판을 챙겼으나 성적표는 초라하다.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 대통령도 틈나는 대로 일자리 문제를 강조하는 등 역량을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단기 세금 일자리 양산에 그쳐 지탄받았다. 내년에도 31조3000억원에 달하는 일자리 예산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렇게 많은 돈과 인력과 시간을 쏟았는데도 성과가 미미하다면 현 시점에서 정부의 일자리 문제 해법과 접근방식을 복기해 봐야 한다.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도 못하면서 기존의 대안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새롭게 취업시장에 들어와야 할 청년들의 희망의 싹을 자르는 것과 다름없다.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요인은 일자리 만들기가 아닌 ‘찾는 데’에 정부 역량을 엉뚱하게 투입한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고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는 명료한 원칙은 안배운 듯 하다. 이윤창출에 도움이 되면 사람을 뽑고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사람을 뽑을 수 없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도입 등 고용에 드는 비용이 대폭 상승함에 따라 기업은 신규 채용을 꺼리게 되었고 설상가상 한계생활자들의 일자리마저 증발했다. 이러다보니 재정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택을 강요 받게 된 것이다. 절대빈곤에 처해 있는 노인들의 상황을 조금 낫게 하고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나 주당 35시간 이상 일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에 정착하는 20대, 30대의 수는 늘지 않았다.방향성을 수정하고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벗어난 항로로 항해를 지속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목적지에서 멀어진다. 기업이 직원을 뽑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채용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찾아 하나씩 해소해 고용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기업의 고용 부담을 정부가 낮춰주려 하면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경제 주체들 간의 견해 차가 나타날 것이다. 특히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정부 내에서 부처 간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관료주의의 특성 상 필연적인 것이다. 정부 내의 통일된 정책 조율과 경제 주체 간의 갈등 조정을 위해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역량을 가진 일자리부총리가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부서에서 가장 뛰어난 공무원들이 일자리 부총리를 보좌하며 오직 일자리 문제에만 집중해 산업과 노동을 포괄하는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와 동시에 부처 간 업무분장도 일자리 문제 해결에 걸맞게 손봐야 한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일자리문제를 담당하고 있지만 역할도 부족할 뿐더러 기존에 있는 일자리에 구직자를 매칭시켜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노동중시정책이야 말로 고용상황을 개선해주지 않는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게 우선이고 고용을 위한 일자리에는 팔을 걷어붙이지 못한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심판이 아니다. 늘 편파적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소리를 즐기는 듯 하다는 것이 기업의 볼멘 소리 이다. 과연 고용노동부의 미래는? 산업 현장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수출확대, 주력산업의 발전과 연동된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펴게 해줘야 한다. 산업고용부가 오히려 걸맞다. 산업의 발전과 방향에 따른 기업의 투자와 활동을 지원하고 세계적 경쟁국과의 산업내 비교 우위를 찾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규제해제, 유예와 집중적 관심이 필요하다. 일본과의 마찰 시 ‘소부장’정책과 같이 민관연이 합심하여 추진한 결과가 그 예이기도 하다. 소부장 전쟁은 내 몫 찾기보다, 파업 보다, 국가적 이익과 자존심이 선행된 사례이기도 하다. 미래산업 추진에 따른 일자리 예측, 준비, 고용의 선순환사이클이 꼭 필요하다. 미래인력양성준비와 그에 따른 인력재교육, 산업재배치가 필연이다. 누가 일자리를 만드는가? 세금인가? 기업인가? 질 좋은 일자리는 누가 키워가는가? 정부인가?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인가? 선택은 노동의 미래인가, 산업의 미래인가? 결국 동전의 양면 아닌가? 마차가 말을 끌 수는 없다.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극적인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다가오는 대선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기업의 고용확대를 가로막는 고용시장의 각종 장벽과 규제를 하나씩 정리하고 본격적인 일자리 뉴딜을 시행할 사람을 다음 대통령으로 뽑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기업에 각종 규제와 법적 제제로 고용환경을 악화시키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펴서는 답이 없다. 세금일자리를 떠나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모험하는 길을 열어주는 찐 ‘일자리 뉴딜’을 이야기하는 후보를 찾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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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의 IT세상]어르신을 위한 디지털 기술
    어르신을 위한 디지털 기술
    송길호 기자 2021.11.25
    [김지현 IT칼럼니스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의 메시지는 혼란의 시기에 연륜과 경험으로 쌓은 노인의 지식이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로 사회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미래 전망도 쉽지 않을 뿐더러 과거의 경험과 지식이 오히려 미래를 대비하고 혁신하는데 발목을 잡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전통산업 즉 디지털 이전의 산업에서 경험과 지식을 쌓은 장년층과 노년층이 디지털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층에게 조언을 하기가 민망하다. 기업 내부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디지털 간극으로 인한 세대간 갈등은 기술 변화의 속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는 50대 이상에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코로나19는 장년층, 노년층에도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디지털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마트나 동네 슈퍼마켓을 갈 수 없으니 식당에 모일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쇼핑을 하고 배달을 시켜 먹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매번 매장에 방문할 때마다 수기로 연락처를 표기하는 것보다 QR코드 인증이 편하고 안전하다보니 모바일 인증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경험 속에서 디지털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사실 디지털 기술은 학습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경험하며 깨닫는 통찰이 더 값지다. 그러려면 디지털이 쉬워야 한다. 청년층에는 그렇게 쉬운 디지털이 왜 노년층에는 어려운 것일까? 사람의 문제인가? 기술의 문제인가? 기술의 문제다. 기술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하고 쉬워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도구이지 목적이어선 안된다. 그러려면 디지털을 도구로서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쉬워야 한다.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메타버스 등의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모두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을까?그러려면 이들 기술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편리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기술의 진화는 누구나 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이 보다 편리한 컴퓨팅, 인터넷 사용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70대 노모에게 3년 전 스마트 스피커를 선물해드렸다. 스마트폰 화면이 너무 작아 타이핑도 힘들고 버튼 크기도 작아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어려워져 힘들어하셨던 노모에게 이 스피커는 효자 상품이 되었다. 언제든 스피커에게 말하듯이 날씨를 묻고, 뉴스를 확인하고, 음악을 틀어준다. ‘아리아, 60년대 가요 들려줘’, ‘아리아, 오늘 날씨 알려줘’, ‘아리아, 아들에게 전화걸어줘’ 이렇게 음성만으로 스마트폰에서 하던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어머니는 스마트 스피커로 AI를 알고 이 기술이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편리함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몸소 체험하고 있으시다.그래서, 최근에는 구글 네스트 허브라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해드렸다. 어머니는 식탁 위에 구글 네스트 허브를 올려두고 스마트폰보다 더 자주 이용하신다고 주변 친구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하신다. 굳이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지 않아도 내 스마트폰에서 촬영한 사진 중 가족 사진은 자동으로 어머님 댁의 네스트 허브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또, 네스트 허브를 이용해 내 집에 있는 식탁 위의 네스트에 연결해서 통화를 할 수도 있다. 어머니는 그렇게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사물 인터네 기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다.SKT는 누구(NUGU)라는 스마트 스피커를 이용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독거 노인 대상으로 2020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일종의 사회안전망으로서 AI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전문요양기관과 사회적 기업과 제휴를 맺어 치매나 노인성 질병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노인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설치해서 24시간 어르신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1:1 맞춤형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AI는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고 이런 기술은 우리의 노년을 더욱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이때 주로 이용되는 기술이 사물 인터넷이다. 문, 수도꼭지, 변기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서 집안에 거주하는 노인분의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하고 신체 상태와 건강을 체크해 병원이나 복지단체에 주기적으로 전송함으로써 건강의 이상이나 문제를 측정해 관리해주는 방식이다. 즉,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평소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건강 관리를 평소에 해줌으로써 병원에 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다.최근 각광받는 메타버스도 궁극적으로는 컴퓨팅, 인터넷 사용을 더욱 편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실제 PC에서 웹을 사용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화되었다. 즉, PC를 이용하지 못하던 유아와 노인층까지 스마트폰은 애용하고 있다. 그처럼 메타버스는 기존의 웹이나 앱을 이용할 수 없던 사람들에게 더 편하게 인터넷,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그저 안경같은 HMD만 쓰면 쉽게 인터넷에 연결되어 손짓과 음성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니 그냥 안경처럼 더 나아가 렌즈만 쓰면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ICT의 발전은 우리 사회와 산업 전반에 보편적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사회 곳곳, 모든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혁신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불평등은 세대에서 나오고 있다. 디지털을 너무 잘 알고 디지털 속에서 사는 10대와 디지털을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20~30대, 디지털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만 해서 가끔 이용하는 40~50대가 서로 다른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인식의 격차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60대 이상은 아예 디지털 기술과는 결별한 상태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세대격차를 뛰어 넘어야 한다. 디지털 불평등은 세대 갈등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디지털 속에서 사는 20대와 디지털로 일하는 40대를 60대 노인층이 어떻게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겠는가. 이제 노인도 ICT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적극적으로 디지털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 [김지현의 IT세상]일상에 스며든 '메타휴먼'
    일상에 스며든 '메타휴먼'
    송길호 기자 2021.10.28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진짜 인간인가 의심조차 느낄 수 없을만큼 사람같은 디지털 오브젝트가 TV에 아나운서로, 인스타그램에 셀럽으로, 유투브에 가수로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처음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라 생각하고 박수를 보내다 컴퓨터가 만든 가상의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 흥미를 가지며 열광한다. 그렇게 진짜 사람이 아닌 가공된 컴퓨터 그래픽이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게 컴퓨터가 창조한 인간을 인공인간, AI휴먼, 메타휴먼이라고 부른다.사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된 인간은 20년도 훌쩍 지난 1998년에 사이버 가수라 불리던 아담 그리고 류시아, 사이다 등이 최초다. 실제 노래는 사람이 부르고 얼굴만 3D 그래픽으로 만들어 TV 등에 출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열악한 기술로 현실감이 전혀 없었지만 당시에는 화제가 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여러 매체에 출연하며 인터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려면 매번 영상을 편집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너무 감당이 안되어 반짝 인기를 끈 이후 사그러들었다.20년이 지난 지금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그냥 진화한 수준이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해서 얼굴이나 음성은 물론 표정과 동작이 사람과 거의 흡사할 정도로 발전했다. 심지어 가상의 공간이 아닌 현실을 배경으로 영상이나 사진이 제작되기 때문에 마치 현실 속에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기 충분하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으로 제작 비용도 적게 들어 어디든 출연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AI와 3D 엔진의 기술적 발전은 실존하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몰래 얼굴과 목소리를 도용해서 가짜 영상을 만들어 악용하는 딥페이크라 불리는 사회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일명 AI휴먼, 메타휴먼이라 불리는 기술로 진화해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탄생시켰다. 20년 전의 아담과는 질적으로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진짜같은 인공 인간이 탄생한 셈이다.릴 미켈라라는 인스타그램에서 3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모델 겸 뮤지션으로 광고 게시물 하나당 1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핫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2020년 수입만 130억원으로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만든 이마라는 버추얼 모델은 이케아의 하라주쿠 매장에서 3일간 먹고 자면서 제품 홍보를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로커스라는 회사가 만든 로지라는 가상 인간이 2020년 8월부터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했는데 초기에 메타휴먼으로 밝히지 않아 진짜 사람으로 오해를 하기도 했다. 이후에 신한라이프를 포함해 국내의 주요 기업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SNS와 유투브, TV 방송 등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는 이들 메타인간은 온라인에만 있지 않고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 우리처럼 먹고, 마시고, 노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더 진짜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심지어 이들의 목소리도 AI가 창조한 음성으로 유일무이하다. 사람처럼 늙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고 24시간 활동할 수 있는 영원불멸의 존재인 셈이다.그런 메타휴먼은 철저하게 짜여진 기획에 의해 SNS 활동을 하며 팬과의 교감을 나눈다. 물론 댓글도 남기고 팬미팅도 하며 인터뷰도 한다. 그런데, 어떻게 메타휴먼이 댓글을 달고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을까? 2021년초 이루다라는 챗봇이 등장해 인공지능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었다. 대화를 나누는데 전혀 기계같지 않고 사람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AI 기술은 얼굴이나 목소리를 넘어 대화도 가능할만큼 진화했다.하지만, 그런 AI의 제멋대로 말할 수 있는 기술력을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적용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AI를 믿고 인터뷰에 응하고 댓글을 달게 할 수는 없다. 대개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철저한 매니지먼트 하에 운영된다. 댓글이나 인터뷰는 AI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즉, 겉만 컴퓨터 기술이 창조한 포장이고 속은 사람이다. 사진이나 영상도 사람을 촬영 후에 얼굴 부분만 AI로 메타휴먼으로 변환해서 현실감을 높이기도 한다. 인터뷰도 사람이 하고 음성이나 얼굴만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메타휴먼의 것으로 변형한다. AI에 의해 메타휴먼이 100% 조작되도록 하지는 않는다. 철저한 사람의 개입에 의해 메타휴먼이 운영되는 것이다.기업 광고 시장에서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2가지다. 첫째는 MZ세대들의 환호를 받는 셀럽이기 때문이며, 둘째는 인간과 달리 통제와 관리가 쉬어 브랜드 평판에 문제가 생길만한 문제의 소지를 애초에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메타휴먼은 철저하게 기획 하에 움직인다.그런데, 메타휴먼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메타버스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 들며 활동하는 메타휴먼에게 최적의 공간은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오프라인과 같은 입체적, 현실적인 공간을 가지고 온라인같은 자유도가 높은 제3의 세계이다. 이 메타버스야 말로 메타휴먼에게는 집과 같은 편안하고 완벽하게 어울리는 세계인 셈이다. 메타버스는 이들 메타휴먼에게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무대인 셈이다.현실 세계에 메타휴먼은 존재할 수가 없다. 사진이나 영상은 합성해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온라인은 메타휴먼이 활동하기에는 답답하다. 사각형의 디스플레이에 갇혀 있어야 하는데다 실시간 즉 라이브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 메타버스는 무한한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유형하며 노래도 부르고, 수다도 떨고, 춤도 출 수 있다. 향후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사람과 메타휴먼이 어울어져 살아가게 될 것이다.이때, 우리는 메타휴먼의 아이덴터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메타휴먼과 형성한 나와의 관계로 만들어진 아이덴터티는 내 마음 속에서만 있는 것일까? 메타휴먼에 내재화될 수 있는 것일까? 그런 메타휴먼의 아이덴터티는 누구와도 무관하게 고유한 하나인 것일까? 메타휴먼은 하나지만 사람마다 다 다른 아이덴터티를 가지게 될까. 메타버스 세상 속의 메타휴먼은 지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보다 더 다양한 관계를 수 많은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형성해가며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게 될 것이다.
  • [김지현의 IT세상]공룡이 되어버린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공룡이 되어버린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송길호 기자 2021.09.23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유통, 제조, 금융 등 거대 산업 영역에서 전통적으로 시장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해온 이른바 대기업들의 위세가 이전같지 않다.바로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 지배력을 기반으로 파죽지세로 사업 확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언론사보다 더 막강한 미디어 파워를 가지고 콘텐츠 시장을 주름잡고 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쿠팡보다 더 많은 거래액으로 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페이를 기반으로 대출, 보험 등의 금융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커머스에 이르기까지 10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SK(국내 144개)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아마존, 구글, 애플, MS는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 순위 1위부터 4위에 오를 만큼 기업가치가 높다. 이들의 비즈니스만 해도 인터넷 서비스, 온라인 마케팅 수준을 넘어 거의 문어발식으로 확장,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만 봐도 온라인 커머스는 이제 옛말이고 오프라인 유통까지 진출했고, 아마존을 먹여 살리는 핵심 캐시카우는 AWS 즉 클라우드 사업에서 나온다. 심지어 풀필먼트와 콘텐츠,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있고 이같은 사업 영역 확장은 기존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그렇게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보한 빅테크 기업들이 기득권을 기반으로 타산업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부작용도 발생한다. 그렇다보니 시장의 공정 경쟁과 사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빅테크 기업 대상의 규제에 발동이 걸리고 있다. 기존 대기업 규제와 다른 점은 그 대상이 내수기업을 넘어 해외의 빅테크 기업도 포함한다는 점이다. 또 자칫 이 같은 규제가 전통산업에서의 혁신 기회를 박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렇게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제동이 전 세계 정부들에 의해 시작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31일 국회는 앱스토어 내 인앱 결제를 강제화하고 애플, 구글의 앱마켓 운영 정책을 규제하는 구글 갑질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에서는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규제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간의 첨예한 대립과 기준안에 대한 견해 차로 인해 실제 법률안 확정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 최초로 인앱결제 관련 규제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후 빅테크 기업 대상의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흐름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글로벌 기업이 아닌 자국내 플랫폼 독점적 지위력을 갖춘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 대상의 규제도 잇따를 전망이다.이같은 규제의 대상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첫째. 조세회피다.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은 전통 산업 영역과 달리 각 국가별 규제 정책을 패스해 경영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조세회피가 쉽다. 온라인 특성 상 공장의 위치나 생산, 유통 과정의 지역별 과세 정책의 틀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법망을 피해가며 세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절세와 탈세의 줄타기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애플스토어,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조세회피나 로컬 서비스 사업자들 대상의 과도한 수수료에 대한 제재와 견제가 유럽 등에서부터 구체화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EU)중심으로 소위 구글세라 불리는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지난 5년간 이뤄지면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 대책이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있다.둘째. 공정과 CR(경쟁라운드)이다. 플랫폼 독점을 무기로 사업 확장을 하게되면 경쟁 우위 전략을 추진하기 쉽다. 사실 기존 대기업의 성장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특정 영역에서의 독점적 기득권을 기반으로 타 산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성장 전략을 추구해왔다. 특히 기존의 밸류체인을 와해하며 혁신 과정에서 비효율이 제거되고 불필요한 중간 거간꾼들을 없애는 것은 건강한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플랫폼 지배력이 독점적으로 커지게 되면서 자칫 소상공인의 설자리가 사라지거나 이 플랫폼에 노동자로 살아가는 공급자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우버, 배달의민족, 카카오T 등에 운전기사로, 배달기사로 용역을 공급하는 노동자들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처우 개선과 노동시간, 차별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 입점된 인터넷 기업 대상으로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정책도 국내외 앱 개발사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도 그런 문제다.셋째. 개인정보다. 빅테크 기업은 사용자와의 접점(채널)을 통해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 대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구글은 지메일과 검색을 통해, 페이스북은 SNS를 통해, 네이버는 포탈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수 천만명 아니 수 억, 수십 억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들로 인해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 사용자들에 대한 다양한 개인정보를 얻게 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고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정보 독과점을 통해 광고나 유통 등의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수집한 개인정보가 이들 기업의 사업을 위해 혹은 정부의 요청 등에 의해 남용, 오용되면 심각한 ‘빅브라더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개인 데이터 수집과 사용의 범위에 대한 철저한 방침과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2012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내의 개인정보들을 외부의 앱에서 수집하고 악용할 수 있음을 알고도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고,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정치 컨설팅업체는 페이스북 이용자 8000만명의 데이터를 불법 수집해 정치 광고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빅테크 기업을 둘러싼 개인정보 규제를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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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제 해결, 기업의 새로운 과제
    편집국 기자 2020.10.22
    코로나 이후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 정보통신(IT)기술, 배송시스템, 심지어 교육영역 등 수많은 영역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도 그에 맞춰 미래의 사업전략을 세운다. 그런데 세부영역의 변화에 집중하다 보면 거대한 외부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다. 근본적인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리서치사의 발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87%는 기업을 평가할 때 비재무적인 요인을 고려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매출과 순이익 등 재무적인 요인으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대다수는 기업윤리에 훨씬 더 관심을 보였고, 부패 비리와 같이 사회윤리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도 이와 같은 성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소비자 중 80%는 소비할 때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990년대 기업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자, 기업들은 기업 이윤의 일부를 자선활동이나 기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업의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적인 요구사항은 점차 확대되었고 단순한 사회 참여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기업의 이미지제고나 마케팅 활동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 활동 전반에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한 가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요구의 점진적인 발전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태 변화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공유되는 정보를 통해서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떤 부정적인 사안 때문에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 정보가 수동적으로 도달되는 범위 내에서 파급력을 일으켰다면 현재의 고객들은 정보를 스스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작년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도 우리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 스스로 캠페인 로고를 디자인하고, 불매 제품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해서 공유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확산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젊은 층일수록 고학력층일수록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미래의 소비자의 주역이다. 능동적인 소비자는 본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가수, 배우 등 유명인들을 좋아하고 지지하던 팬덤현상은 제품이나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팬덤그룹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꼼꼼히 검토하고 판단한다. 그들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평가하고 공유한다. 어떤 기업들은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좋은 이미지를 얻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자동차 회사는 ‘클린디젤’이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디젤 엔진 자동차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클린디젤의 이미지는 한국에서도 디젤 자동차의 확산에 일조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성공은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의혹으로 신화는 무너지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으로 포장된 조작된 이미지에 분노하고 돌아서게 되었다. 반면에 시장에서 별로 확산을 하지 못하던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다시 확산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제품 전략의 성공과 실패로 본다면 위험한 접근이다. 소비자들은 본원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기업이 사명을 가지고 친환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 35억명이 연결되어 있는 SNS에 어떻게 공유될지는 메시지의 구성이나 포장이 아닌 기업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그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엉뚱하게 보이는 프로젝트에 투자를 한다. 대부분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프로젝트가 잘 되었을 때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도 될 수 있다.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는 기업의 비지니스와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연결하는가를 잘 볼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을 공기처럼 매일 사용하고 있지만, 지구의 절반은 아직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지역은 인터넷망을 설치할 경제적 여력도 없고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룬 프로젝트는 간단한 통신 장비를 탑재한 풍선을 띄워 낙후지역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15미터의 대형풍선을 만들어 20km 상공의 성층권까지 띄우면 전 세계 오지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간 정보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학교를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원격교육도 받을 수 있고, 병원이 없는 곳에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최근 케냐에서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계획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추가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창업주인 엘론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 엑스(X)가 추진하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이다. 구글 프로젝트가 풍선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라면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인공위성을 활용한다. 소형 저궤도 인공위성 1만2000개를 발사해 전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서부에 산불이 났을 때 피해지역에서 주민과 진화요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할 정도로 구체적인 진행이 있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구상으로 출발해서 결국 미래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모델이다. 과거에 수익의 일정부분을 기부하던 소극적인 활동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사회 문제와 연결해 기업의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다.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모든 기업활동을 철저히 환경문제와 연결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흥망과 달리 이 회사는 지난 50여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과 지구와 같이 가겠다는 동참의식으로 옷 한 벌을 산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묻고 있다. ‘당신 기업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이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안승찬 기자 2020.09.17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장.(사진=노진환 기자)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한여름을 넘기고 찬바람이 다시 불어오는데도 아직도 우리 일상을 옥죄고 있다. 간간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소식 등 희망이 보이기는 하나 아직도 전염병 종식은 요원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아마 한계상황에 접어든 경제주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누구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신문을 펼쳐 들면 현실의 절박함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불요불급한 정치적 공방이나 이해관계 다툼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1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미진했던 일들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것을 법안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는 의아하다. 급여를 받는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출결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법으로까지 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회사원이 회사에 출근하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국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여하튼 결의에 찬 각오로 시작했지만, 18개 상임위원회는 월 평균 두번정도 열리는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면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였을까.◇조직 커질수록, 부수적인 일자리만 더 늘어가영국의 역사학자이자 경영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1909~1993)은 영국 식민성 직원으로 일하던 당시 관찰했던 현상을 분석해 1958년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책으로 발표했다.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의 업무량과 상관없이 직원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우선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업무량이 늘어나면 업무를 재분배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조직원을 채용해 업무 부담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두번째는 업무 배증의 법칙이다. 조직의 인원이 늘어나면 내부에 지시, 통제, 감독, 보고, 회의 등 본질적인 업무와는 상관없는 부수적인 업무까지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그가 근무하던 영국의 식민성이 꼭 그랬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영국의 식민지들이 독립을 했다. 당연히 관리해야 할 식민지는 엄청나게 줄었다. 하지만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해군도 그렇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 영국의 해군력은 최강이었다. 보유한 전함은 62척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기가 찾아온 1928년 전함 보유는 20척으로 줄었다. 그런데 해군의 관리직 공무원은 오히려 5249명에서 8177명으로 증가했다. 함정은 절반 이상 줄었는데 함정을 지원해주는 공무원은 60%가까이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업무량이 많아서 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인원이 많아서 일자리가 더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맞는 일이 필요해지면서 다른 업무를 찾아 조직을 키우고, 예산도 늘리고 이렇게 업무가 확장되면 다시 사람을 늘리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접경지역에 전략적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보급로 중의 하나이므로 군이 병력을 파견해 다리를 경비하도록 했다. 처음 시작은 주간에 경비병을 배치하고, 경계근무 후 본부대로 복귀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야간 경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경비업무를 주야 교대로 수행을 했다. 경비 인원이 늘어나자 본부대로 왔다갔다 하는 비효율을 줄인다며 다리 끝에 경비병 막사를 만들었고, 식사를 보급해오는 대신에 취사병을 두고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대 경비병, 취사병 등 인원이 늘어나자 식료품과 비품보급을 위해서 보급병이 필요하게 되었고, 보급병이 배치된 후 막사 내에 전체 인원을 관리 감독할 장교급 초소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초소장이 업무를 시작한 후 인사 및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할 행정병을 배치하게 된다. 다리 하나를 두고 경비병으로 시작한 조직은 점차 커져서 작은 부대급으로 변하게 됐다. 만약 이런 부대에서 인원을 줄여야 한다면 어떤 인원을 줄여야 할까. 안타깝게도 조직은 경비병을 먼저 줄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비병의 인원비중이 전체 인원 중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런 농담 같은 일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경비병은 왜 배치했고, 부대는 왜 생겨났는가. 원래 목적이었던 다리를 지키는 일은 많은 일 중의 하나가 돼 버렸다.◇민생 입법 찾기 어려운 국회, 사람만 너무 많은 건 아닌지우리는 종종 일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 조직이든지 바쁘고 인원이 모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목적의 일을 하고 있는가. 또 다른 사례다. 한 기업의 임원회의에서 공장 신축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무려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단 15분만에 결론이 났다. 엄청나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다. 그 다음 안건은 직원들의 자전거 거치대를 본관 앞에 설치할지에 관한 결정이다. 비용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결정을 하는데 한 시간 이상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침묵을 지키던 임원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찬반 논쟁을 벌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위직 임원들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형 공장 신축 프로젝트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자전거 거치대는 어떤 결정이 나던 책임이 작은 안건이고, 모두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니 누구나 한마디씩 한다. 더구나 이런 사소한 일로 상대편에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하는 경향이 있다.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가 왜 저런 것을 알아야 하고 논쟁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 가는 듯하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의원 한 명당 9명의 보좌관을 계산하면 3000명의 조직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여의도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이들 3000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냉정하게 살펴볼 때이다. 파킨슨의 법칙이 말하는 것처럼 국회나 정부부처의 인원수만 늘어나는 조직은 아닌지, 과연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국민을 위한 중요한 입법은 없고, 내부적인 관리 토론 정쟁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장순원 기자 2020.08.20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역대 최장기간 54일간의 장마가 끝나고 밝은 햇빛을 잠깐이나마 즐겼다. 반면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울한 장마에서 벗어난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 들어가고 있다. 올해 2020년은 이래저래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장마가 할퀴고 간 안타까운 뉴스 사이에 사람이 아니 소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이 물에 잠기자 축사를 탈출한 소들이 지붕 위로 몸을 피한 모습이나 침수를 피해 떼 지어 도로를 달린 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뉴스를 생산한 주인공은 장마 폭우로 떠내려간 소가 전혀 다른 지방에서 발견된 경우였다. 전북 남원의 젖소는 60km 떨어진 전남 광양시 섬진강에서 발견되었고, 경남 합천의 한우는 80km나 떨어진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서 발견되었다. 소가 헤엄을 친건 지 떠내려간 건지는 모르지만 60km, 80km를 움직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소는 엄청나게 큰 덩치와 행동이 느린 동물이라 수영에 능숙하지 못하다. 다만 물에 둥둥 떠다니는 수준이다. 정작 수영에 뛰어난 동물은 따로 있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말은 소보다 엄청나게 뛰어난 수영 실력을 자랑한다. 말의 개체 수가 적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장마 홍수에도 말에 대한 뉴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예로부터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보통 저수지 같은 곳에서는 말이 소보다 훨씬 수영을 잘 한다. 말은 물에 빠지더라도 재빠르게 수영을 해서 빠져나온다. 그런 반면에 소는 덩치가 커서 물에는 잘 떠있지만 수영이 능하지 못해 느릿느릿 허우적거리며 물가로 나온다. 장마기에 홍수가 나서 급류가 생기면 소는 헤엄을 잘 못 치기 때문에 물에 둥둥 떠서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매우 위험하지만 어디 심하게 부딪혀 다치지만 않으면 발이 닿는 곳까지 떠내려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반면 말은 동물 중에 수준급인 수영 실력이 있어서 엄청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헤엄을 친다. 실제로는 말은 부피가 작아서 급류에 매우 약하다. 특히 물살이 심한 곳에서는 말은 수영을 해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고 또 급한 물살에 밀리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힘이 빠져 익사를 한다.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추었지만 결국 힘이 다해 익사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해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이다. 80km나 떠내려온 소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자 했다면 힘이 빠져 익사를 했을 것이다. 소는 거대한 물길이라는 환경을 본능적으로 읽고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우생마사의 교훈은 장마철 홍수에서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영업 직원들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라고 수없이 강조한다. 영업할 때에는 눈앞에 작은 이익이 보이고, 쉽게 답하고 싶은 유혹이 항상 있다.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는 쉽게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고객은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단 지성이라는 힘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의 교만함이 드러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교만함이 비수가 되어서 돌아올 때는 치명적이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고객이 정답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배우게 된다. 이런 진실을 안다면 영업을 하는 사람은 고객의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을 찾고 제안을 해야 한다. 그것 만이 성공하는 지름길이자 정답이 된다. 오늘 작은 잔재주를 통한 결과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배워야 큰 영업인이 된다. 영업의 베테랑들도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고 고객을 거스를 때 반드시 위기가 온다. 한 명의 고객을 속일수는 있으나, 고객이라는 전체 집단은 현명하고 본질을 꿰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을 존중하고 무서움을 아는 자가 진정한 영업의 명인이 된다. 국민들은 코로나에 지치고 장마 피해에 힘겨워 하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이라는 화두가 여전히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너무 과잉이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니 탓할 수도 없다.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정부 여당은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반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실망은 그렇게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은 지지율과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도 확연히 보인다. 엄청난 규제와 공급정책을 쏟아 냈지만, 아직도 많은 수요자들이 여전히 묻지마 구매를 하고 있다. 심지어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파트를 넘어 빌라, 다세대주택까지 사재기가 확산되는 ‘패닉바잉’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정책자들은 언론이 방향을 호도하고 과장한다고 불평을 한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국민들은 본질을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을 하고 행동한다. 영업에서 고객들이 그런 것처럼 정책의 소비자인 국민들도 결국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면 된다. 너무 원론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말이 물길을 거스르면서 체력을 소진하는 동안 소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묵묵히 내려가면서 발이 닿기를 기다렸다. 내리치는 물길을 거스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스스로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고, 결국에는 대중들이 정책을 따라 올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정책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도 쉽게 조종당하지도 않는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국면 전환용 정책과 이벤트를 늘어 놓은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조만간 땅에 발이 닿을 것이다. 사람도 말처럼 헤엄을 잘 치는 자가 익사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고전에 자기의 유능한 바를 믿다가 위험이나 재난을 초래한다는 의미로 선유자익(善游者溺)이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에서나 초보자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이미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시하고 싶어지고 자만하게 된다. 정치하는 자는 정치로 망하고, 사업하는 자는 사업으로 망한다. 당면한 과제를 신중한 자세로 보고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정책입안자들이 가지고 있는 잔재주와 경험으로 국민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구시대적인 사고이자 엄청난 오만이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국민의 집단 지성을 존중하고 그 물줄기를 진중하게 생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산업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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